부족한 연구 기금을 충당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없을까. 이같은 질문에 미국고등교육공공센 터(NCPPH)가 가 발행하는 간행물인 <크로스토크> 최근호는 그 방법으로 UC버클리의 사 례를 들었다. 기존의 방법에 비해 다소 파격적인 버클리의 모델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잡지는 기업체의 민간 기금을 비즈니스식으로 받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소개했다.

<크로스토크>는 버클리가 스위스의 노바티스라는 기업과 체결한 연구 계약을 제시했다. 이 연구 계약에는 유전공학으로 유명한 버클리의 식물*미생물학과의 거의 모든 교수들이 참여했다. 31명의 교수 중 29명의 교수가 집단으로 계약을 맺고 연구 기금을 보조받는 방식으로 기존에 개인적으로 기업의 지원금을 받고 연구를 진행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개인 차 원이 아니라 학과 더 나아가 대학 차원에서 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계약으로 교수들은 향후 5년에 걸쳐 전체적으로 2천5백만 달러를 지원 받아 연구비 충당은 물론 대학원 프로그램, 세미나, 전국학술회의 참여 등에 쓰게된다.

연구 기금을 받기 때문에 많은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계약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 다. 교수들은 자신이 연구한 성과물에 대한 출판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데다 연구 분야를 직접 선택할 수도 있다.

반면 노바티스사는 이 연구 기금으로 진행된 연구 활동에서 나오는 결과물에 대해 3분의 1의 권리를 갖는 것 외에는 별다른 요구 사항이 없는 편이다.

버클리와 노바티스사가 맺은 것과 같은 유사한 계약이 미국의 다른 유명한 대학에서도 추진 되고 있는 것으로 이 잡지는 보도했다. 그런데도 이와 같은 계약이 지금까지 없었던 데는 학문의 자유라는 대학 본연의 가치와 관련이 많다. 대학 차원에서 반강제적*집단적으로 이 뤄지는 계약 과정에 개별 교수의 권한이 약화될 수 밖에 없고 대학이 너무 상업화한다는 우 려가 그것이다. 이번 버클리와 노바티스사의 계약에 2명의 교수가 반대한 것은 이를 잘 보 여준다. 그들은 "중요한 것은 연구가 아니라 대학의 이미지"라며 "너무 싼 값에 대학의 로고를 팔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큰 힘을 얻기 힘들 것 같다. 우선 이번 계약에서 보듯이 대다수 교수들 이 찬성한데다 학문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발등 의 불인 연구 기금 부족을 해소할 만한 다른 대안도 없기 때문이다. 대학 차원에서 이뤄지 는 민간 기업과의 연구 제휴는 이 때문에라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재영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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