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총학생회와 비공개 만남 갖고 협조 요청, 강행 의사 밝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 “등록금 문제는 후순위, 기숙사 등 산적한 학내 문제들 먼저 논의돼야”
서울시·시립대 “아직 검토 중, 확인해줄만한 단계 아냐”
시립대 학생들 빠른 시일 내 학생총회 열고 관련 내용 논의 예정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상등록금을 실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은 박 시장이 지난 6월 27일 캠퍼스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사진=서울시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상등록금을 실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생들은 학생총회를 열고 관련 내용과 향후 행동에 대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복수의 서울시립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시장은 10일 오후 시장실에서 서울시립대 총학생회(회장 신호인)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며 무상등록금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지난 6일과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시행한지 4년이다. 이제 온전한 대학 무상교육을 고민하고 있다”며 무상등록금 시행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서울시장은 서울시립대 운영위원장을 겸한다. 사립대로 치면 이사장의 위치다.

이에 신호인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SNS 댓글과 서울시립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학생들은 등록금보다 주거 공간, 교육시설 투자, 일부 시민의 무분별한 캠퍼스 이용 등의 문제를 더 고민하고 있다”며 소통을 제안했다. 10일 이뤄진 비공개 면담은 언론 등을 통해 논란이 확산되자 박 시장이 총학생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립대 학생들은 면담자리에서 무상등록금에 대한 신중한 입장과 함께 기숙사 증축, 교육환경 개선 등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반응은 학생들의 기대와는 조금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후 신 학생회장은 학생회 간부들에게 면담 결과를 알리며 “(박 시장이 학생들의) 여러 우려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학생들이 전액 무상등록금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문제점들을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 당장 내년 시행은 학우들 입장이 분분하고 반대를 표하는 입장도 많다고 전했는데 (박 시장은) 무상등록금은 청년세대의 권리인데 학교가 발전하는 것을 왜 싫어하냐며 사실상 내년 시행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입장을 비쳤다”고 전했다.

신 학생회장은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무상등록금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니즈가 있을 때 공급해줘야 좋은 것이지, 원하지 않는데 주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더 많은 사안이 있는데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심도 있게 이야기하려는 모습을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다음달 8일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무상등록금과 관련해 서울시립대와 서울시는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말씀하신지 며칠 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자료 수집 단계라 가능성이든 뭐든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도 “서로 조금 오해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무상등록금은 실무적, 재원적 문제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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