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격차 해소· 구조개혁평가 계획 발표 마쳐…교육계 "어차피 바뀔 텐데…"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교육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전에 교육격차 해소,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 등 굵직한 정책들을 내놓은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교육부는 지난 8일 경제사회 양극화로 인한 교육격차 해소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9일에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미 헌법재판소 최종 판결이 3월 13일 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했기 때문에, 더 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현 정부 정책을 모두 일단락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에 따라 조기 대선은 확정됐다.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5월 두 번째 주, 9일이 유력한 선거일로 점쳐지고 있다. 3월 말 또는 4월 초면 각 정당은 대선주자 경선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다만 차기 대통령을 선출한 뒤에도 인수위원회 활동기간이 매우 짧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 정부 정책 중 쟁점사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관되리라는 기대감도 있다. 물론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교육행정 전문가는 “정권교체 시기에는 대부분 5년간 기조와 반대되는 방향의 정책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육부의 이번 발표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했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공약의 파급력을 낮추기 위해 힘을 빼고, 또 다음 정부에서 무사히 공직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속내도 숨겨져 있다는 게 이 전문가의 해석이다.
교육부는 앞서 6일 출입기자들과의 정책 토론회 자리에서 교육격차 줄이기 대책을 실현하기 위해 유보통합은 조 단위, 꿈사다리장학제도는 많으면 수천억원까지도 필요할 수 있지만 예산당국과의 면밀한 논의가 선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내놓은 유보통합은 어마어마한 예산을 필요로 하고, 실현되기 어렵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공약을 보더라도 초ㆍ중등교육은 지방으로 이관, 고등교육은 위원회가 주요정책을 수립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현 정부에서 정책을 내더라도 엎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제일 잘 아는 것이 바로 관료들”이라고 꼬집었다.
대학구조개혁 정책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야당에서 대학구조개혁법에 ‘부실대학 먹튀법’이라며 반대해왔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서 확정한 구조개혁 정책을 이어가겠느냐는 의견이다.
이영 차관은 9일 브리핑에서 차기정부도 확정된 구조개혁 정책에 공감하고 큰 틀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차관은 "2주기 구조개혁이 대학 자율적인 혁신 노력을 강조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모색하고, 지역과 대학의 상생, 폐교보다는 통폐합을 유도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아마 새로운 생각을 가진 분들이 정권을 잡더라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생각이 달랐다. 한 고등교육 전문가는 “구조개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다만 현 대학구조개혁 정책이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결국 대학 수나 정원 등 양적 감소가 관건”이라면서 “1주기 때 구조개혁평가 보다는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줄였기 때문에 2주기 때도 대학에 괜히 부담을 주는 형태는 재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른 대학 보직교수는 “대학이든 대선주자든 교육부가 존치하더라도 기능을 지원부처로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 않나. 어떤 정책을 내놓든 원점에서 검토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핵심 공약이었던 국가장학금 정책도 차기 정부에서 손볼 가능성이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소득분위별로 장학금을 일괄 차등지원하는 방식보다 낮은 소득분위에 국가장학금을 집중하고 학자금 및 생활비 대출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발전TF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담아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준식 부총리는 10일 실국장회의를 열고 교육부와 소속 기관 전 직원은 현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업무에 정진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