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동문서부터 암 판정 받은 만학도까지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독특한 사연을 가진 이색 전문대학 입학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자동차 특성화 대학인 아주자동차대학에는 셋째인 김현수 씨(자동차개발전공1)가 올해 입학하면서 삼형제가 재학하게 됐다. 지난해 삼형제 중 첫째인 김범수 씨(자동차개발전공2)와 둘째 김윤수 씨(자동차개발전공2)가 입학했다. 이들의 입학에는 특장차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의 권유가 컸다.

삼형제는 졸업 후 계획도 이미 세워뒀다. 둘째 김윤수 씨는 “입학한 대학의 자동차 개발 전공을 졸업한 선배들이 대기업과 외국계 자동차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업해서 일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자동차 특성화 대학에서 현장실무 교육을 받아 우리도 그 꿈을 이루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갑용 교수(자동차개발전공)는 “가족이 자동차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 우리 대학 진학을 많이 권한다”며 “그동안 형제나 남매 입학은 많이 있었지만 삼형제가 입학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 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개발전공에 재학 중인 삼형제.

반대로 세자매가 같은 과 동문이 돼 화제인 곳도 있다. 동부산대학 치위생과다. 첫째인 장아영 씨(11학번)와 둘째 장지운 씨(13학번)는 졸업 후 경주의 한 병원에서 치위생사로 함께 재직 중이다. 이번에 입학하는 셋째인 장보명 씨(치위생과1)는 “3년간 경주에서 부산으로 기차로 통학하며 성실히 공부한 언니들을 본받고 싶다”며 “졸업 후 기회가 된다면 세 자매가 함께 같은 병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반대학을 다니다가 U턴 입학한 경우도 있었다. 주인공은 경인여자대학에 입학한 도현정 씨(간호학과1).

그는 “일반대학 3학년을 수료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갖고 있던 간호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유턴 입학을 했다”며 “꿈을 이뤄보라는 부모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암대학에 입학한 지영은 씨(친환경원예계열1)는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를 졸업하고 이후 네팔에서 4년 간 생활하면서 최빈민국가인 네팔 사람들을 보며 농학을 전공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영은 씨는 “NGO 기아대책본부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농업에 대한 실질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특성화 전문대학으로 이 대학을 추천했다”며 “수확량 개선 및 종자 개량에 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 한림성심대학에 입학한 만학도 김영숙 씨.

올해 64세인 김영숙 씨(영상콘텐츠과1)도 지난 2일 한림성심대학에 입학했다. 38세에 암 판정을 받고 딸과 함께 일상을 남기기 위해 시작한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다.

김영숙 씨는 “손주뻘 되는 동기들과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걱정도 되지만 남편과 딸의 응원에 힘입어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며 “사진을 통한 꾸준한 봉사활동과 다문화가정 돌잔치, 독거노인 영정사진 촬영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보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이번 이색 입학생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막연한 학벌을 좇아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꿈을 실현하고 사회에서 떳떳한 전문직업인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진학을 앞둔 자녀들에게 부모가 실질적인 꿈과 사회에 필요한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전공을 갖춘 전문대학을 추천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전문대학은 맞춤형 실무교육과 평생직업교육 중심 교육기관으로 더욱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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