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평의원회 심의 과정 물리적 충돌도…학생들 법적대응 예고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경성대가 30일 보도된 바처럼 한문학전공·교육학과·정치외교학전공·무용학과 등 4개 학과 및 전공을 폐지했다. 그러나 무용학과 등 재학생들은 이를 심의한 평의원회가 지난 28일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성대는 대학평의원회가 지난 23일 한 차례 회의를 열고 4개 학과 및 전공의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학칙개정안 원안대로 심의를 종결했으나, 폐지를 반대하는 학생과 동문,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각 학과 대표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회의를 다시 한번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8일 오후 2시 경성대 29호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대학평의원회는 장소를 제2누리생활관으로 변경했고, 폐과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동문 등이 몰리면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회의 일정은 연기되는 듯 보였으나 제3의 장소에서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이날 저녁 부산 해운대 근처 호텔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3개 학과 대표들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으나, 결국 4개 학과와 전공을 폐지한다는 원안을 통과시켰다. 송수건 총장이 해당 안에 서명하면서 29일부로 학칙 개정이 확정 공고됐다.

경성대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한 대학구조개혁 압박이 높아지면서 학사구조개편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2011년부터 학과평가제를 실시해 매년 10개 항목의 지표를 종합한 평가에서 하위 15% 범위에 속한 학과에 대해서는 적절한 자구책을 주문하고, 2년 연속 위험군에 속한 학과의 정원조정 권한을 본부가 행사하도록 했다고도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인문예술계열이 상경계열이나 공학계열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취업률’과 ‘중도탈락률’, ‘연구비수혜실적’, ‘연구실적’ 지표를 평가할 때 타 학과와 비교한 성적에 70% 가중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폐과 조치가 사전 합의되고 공지된 원칙을 근간으로 시행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무용학과 동문회측은 올해 신입생들이 폐과 계획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입학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됐다고 반박했다. 재학생들 역시 법원에 구조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성대는 해당전공으로 끝까지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마지막 한 사람의 재학생에 대해서도 교과과정을 열어 졸업할 수 있게 조치하고, 전공 변경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보건계열과 사범계열을 제외한 모든 학과로의 초월적 전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성대 무용학과 폐지는 2012년 동아대 무용학과 폐지, 신라대 무용학과의 전공 전환에 이어 부산지역 무용 문화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학생들과 동문, 예술계의 반대가 커지면서 3월 한달간 기자회견과 비판성명, 온라인상 손글씨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권융 기획부총장은 “그간 해당학과의 인재양성에 매진해온 교수님들과 더 이상 후배를 받을 수 없게 된 재학생 및 동문, 그리고 학부모님들께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학 본부도 이것이 정말 피할 수 없는 길인지 오랫동안 깊이 고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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