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전공개방제 둘러싸고 학내 갈등 재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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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성명 “광역모집 추진 때도 마찬가지” …학생들은 설명회 ‘집단 퇴장’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중앙대가 내년도 입시부터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계획에 학내 반발이 일고 았다.

중앙대는 4일 내년도 정시 입학전형부터 지원 학생들이 희망 전공을 정해 입학하도록 하는 ‘전공선택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선호도가 높은 학과의 경우 같은 단위에서 미달하는 학과의 정원 안에서 추가 모집이 가능하게 된다. 중앙대는 “수시에서 학과 유지를 위한 최소 정원 보장을 위한 학과별 모집을 병행하며, 학과 기준정원 조정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들은 합의기구를 거치지 않았고, 정책도 온전히 준비되지 않은 채 일정에 쫓겨 추진한다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학생들은 4일 대학본부가 서울 흑석동 서울캠퍼스 R&D관 대강당에서 연 전체 학생 대상 2018학년도 전공개방제도 설명회에 참여했다가 집단 퇴장했다. 이날 설명회엔 김창수 중앙대 총장을 비롯해 강태중 교학부총장, 박해철 행정부총장과 김병기 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자가 전공개방제의 취지와 개괄적 제도를 설명하고, 총학생회로부터 받은 서면 질문에 답변했다. 학생들은 보직교수 사퇴를 외치거나 질문을 통해 해명을 요구했다.

김태우 중앙대 총학생회장은 “중앙운영위원회 건의사항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며 “시행단위 각각의 신속한 설명회와 의견 수렴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민형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복수‧연계전공을 듣는 학생들이 많으나 수업 잔여석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 단과대는 2019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되면 10개월 남았는데 논의 여지가 있나”고 질의했다.

이어 사회과학대 학생 100여명은 ‘보이콧’ 선언 후 집단 퇴장했다. 보직교수들의 해명에도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본부의 민주적 의사결정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체로 퇴장했다.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5일 성명을 내고 △전공개방제 전면백지화 △학생·교수·본부 3자 공청회 추진 △학내 중요사안에 대한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김문희 사회학과 학생회장은 “설명회에서 7일 교무위원회 의결, 10일 대교협 심의 계획을 듣고 학생들이 반발했으며, 2일 안에는 전체 중앙대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18년도 제도를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총장은 2019년 내용까지 의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학생사회에 대한 기만이다”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4일 오후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계획안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교협은 ‘대학본부는 전공개방정책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번 정책 추진이 △절차적 정당성을 위반하고 △구체적 계획이 부재하며 △대학 공동체 붕괴를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교협은 2015년 학내 분쟁 당시 구성된 대학본부·교수·학생이 참여하는 학사구조 개편 대표자 회의(아래 대표자회의)가 1년 간 열리지 않았다는 데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중앙대 관계자가 4일 본지 보도에서 대표자회의를 “임시기구”라고 설명한 데 대해, 대표자회의 의장인 방효원 교협 회장은 “분쟁 이후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 추진 당시 본부는 대표자회의를 합의기구로 인정하고 수차례 열어왔다. 지금에 와서는 한 번도 열지 않고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대는 앞서 2015년 7월 열린 9차 대표자회의에서 이 협의체를 존속하기로 의결했으나, 작년 3월을 마지막으로 지금껏 열리지 않고 있다.

이어서 5일 사회과학대 교수들도 따로 성명을 내 전공개방제도 추진 무기한 연기를 요구하고 전면 거부의사를 밝혔다. 사회과학대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입학할 학생들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 지원 제도는 마련하지 않고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교육적”이라며 “시행을 먼저 결정하고 그 후에 제도 마련을 모색하겠다는 것은 2016년도에 시행한 모집단위 광역화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일”이라 우려했다.

또 “신입생 수용 상한과 이동 수용 상한에 대해 학과별 의견을 허용하겠다고 하나, 논의 방식·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계획과 협의 없이 모든 책임을 단과대에 돌린 것”이라며 “단과대 내 갈등을 부추기고 학문공동체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대학본부의 일방적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한다. 방효원 교협 회장은 “총장은 단과대 학장과 학과장을 통해 의견수렴을 했다 하나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보직교수가 아닌 평교수와 학생들도 사실을 알아야 마땅하다”며 “해당 내용을 평교수와 학생들이 동의하면 우리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우 총학생회장도 “취지 자체는 이상적이나 현실과의 괴리가 대단히 크게 느껴진다" 며 “단과대 학장, 학과장간의 논의 자리에 학생들을 참여하도록 해야 하고, 대표자회의를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6일 오후 6시 반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소집하고 대학본부가 소통 의지가 없다는 내용의 비판 성명서를 안건으로 심의할 계획이다. 교협도 5일부터 대응 방안을 내놓기 위해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대학 측은 학생들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해진 계획에 따라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에는 절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중앙대 관계자는 “중앙대 구성원들은 긍정적인 자세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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