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7.12.16 토 13:17
칼럼·기고수요논단
[수요논단] 고등직업교육문제 공공성으로 풀어라이형민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수성대학교 기획부총장)
한국대학신문  |  news@unn.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1.29  19:07:31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기사URL
   
▲ 이형민 교수

문재인 정부는 공공성의 위기를 염려한 시민들이 촛불로 전 정부를 타도하고 새로이 만든 정부라는 판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은밀한 관계가 국정에 반영됐다는 것이 공공성의 주요한 공개성과 공익성에 너무도 반하였다는 참을 수 없는 분노의 표출이었다. 그래서 현 정부 정책 수립의 곳곳을 보면 공공성을 개념적 슬로건으로 하고 각종 정책화로 표방되고 있다. 이른바 적폐 청산 작업도 그것을 하기 위한 기초 작업 혹은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본다.

그런데 항상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사회 개혁 혹은 혁신은 단골 메뉴처럼 부르짖지만 실상은 공염불로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게 되는 사유를 분석해보면 우선 고질적인 이데올로기, 그것으로 오랫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이익집단 그리고 그들과 리그를 형성해온 내부 관료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역학관계를 구성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도 공약으로 고등직업교육기관의 역할과 기능 촉진의 차원에서 전문대학 중심으로 고등직업교육기관 통합, 수업연한 다양화,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치 육성,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 역할 강화 등을 내세웠지만 정권 출범 후 이런 저런 이유로 모두 유야무야 됐다. 분명 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직무능력 표준화를 위해서는 직업에 따라 다양한 학제가 필요한데도 그건 그대로 두고 직업교육의 한 방법인 NCS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무리수를 두니 삐걱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인구에 회자되기로는 밑도 끝도 없이 정권 실세 중의 누가 부정적으로 말했기 때문에 안된다는 식이었다. 그걸 염원하던 전문대학인들도 공론화를 위한 공개적 토론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접는 식이었다. 분명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 수용을 하고 실행을 하고자 했을텐데 반대 세력과 일부 인사들로 인해 전문대학의 숙원이 물거품이 되었던 것이다.

그간 난항을 거듭하던 대학구조개혁을 이름을 바꾸어서 이제 시행할 모양이다. 이참에 나무에 해당하는 각 대학만 개혁할 것이 아니라 숲에 해당하는 고등직업교육의 틀 자체도 개혁이라는 차원에서 리오리엔테이션 했으면 한다. 이미 고등직업교육혁신운동본부에서는 고등교육을 학문중심대학과 직업교육대학으로 투트랙화 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4차 산업시대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수업연한이 다양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줄기차게 했다.

그런데 해당 부처에서는 꿈쩍도 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그 저변에는 알게 모르게 한국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고등교육 수업연한의 4년화, 산업기술명장대학원 개설 등은 일반대학 고유의 것이라는 데서 벗어나지 못한 님비적 세력의 거센 저항 때문이다. 재학 연한을 4년으로 하는 것은 일반대학이고, 대학원은 일반대학에만 둔다는 고정관념이 빚어낸 것이다.

그때 정부가 수업연한 자율화를 거부했던 이유는 일반대학 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발전 대계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문제를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보다 일반대학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핑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학벌 제일주의에서 능력중심주의라는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으로의 재입학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전문대학의 일부 학과를 마구잡이로 카피하는 일반대학과의 협의를 대학정책 결정의 절대적 주요 절차로 인식하는 것이 개탄스럽다.

공공성을 구현하는 방법이 수없이 많겠지만 과거 권위주의 시대 혹은 정치적 연유로 만들어진 각종 규제를 해제함으로써 국민 다수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지난 정부 때도 탈규제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형식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전문대학 관련 법규도 처음 제정될 때와는 달리 세월이 지난 지금은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많다. 매년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와 졸업생 수가 약 100만 명에 이르고,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낙인이론이나 한국형 카스트제도론에서 주장하는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 그리고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해서 향후 젊은 세대들이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전문대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결정자들이 미래를 고려하는 시간할인율(time discount rate)을 적용되길 바란다.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의 산실인 전문대학 교육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인재양성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정책 입안자들이 숙고해주기를 바란다. 지금이라도 고등직업교육의 수업연한 다양화 정책을 공익적 차원에서 재검토하고 공론화 하면서 일반대학과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공공성으로 접근하면 해결되리라고 본다.

<한국대학신문>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한국대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 본 기사
1
[정시특집/] 반영비율 필수 확인…강점살린 전략 중요
2
서남대 교직원 200명, 집단 사직서 제출
3
[단독] 원광대, "서남의대 재학생 조건없이 편입학 받겠다"
4
서남대 폐교 명령에 교수협 "법적 조치할 것"
5
한파 속으로 뛰어든 서남대 교직원들
6
[단독] 서강대, ‘학과 통폐합’ 추진에 학생들 반발
7
[정시특집] 교차지원 가능한 대학을 잡아라
8
한파에도 ‘2018 정시박람회’…입시 정보 찾는 발길 이어져
9
[정시특집/C2] 비싼 등록금? 국가장학금·학자금 정리
10
[정시특집] 2018 정시모집 비율 축소? 그래도 정시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등록번호 : (주간)서울 다 - 05879(1988.08.31) | 회장 : 이인원 | 발행인 : 홍남석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이정환
대표전화 : 02)2223-5000 | 편집국 : 02)2223-5030 | 구독문의 : 02)2223-5050
대학 광고 : 02)2223-5050 | 기업 광고 : 02)2223-5042 | Fax : 02)2223-5004
주소 :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 9길 47 한신 IT타워 2차 14층 (가산동) ㈜한국대학신문
Copyright 1999-2011 ㈜한국대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unn.net
Family sit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