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대학 편입학하더라도 운동부서 도태될 위험성有

재학생들 편입 논의 진행 중…운동부는 발만 동동
운동부 전체 수용하는 곳 없어, 교육부 조치 필요해

▲ 서남대 폐교 확정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편입학 모집이 진행되고 있지만 서남대 운동부 선수들은 여전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편입학을 하자니 해당 대학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고, 단체로 타 대학으로 옮기자니 이들을 모두 수용하려는 대학이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훈련 중인 서남대 야구부 선수들의 모습. (사진= 이선우 감독)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서남대 폐교가 확정되고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편입학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의 조치에 따라 일반 재학생들은 한숨 돌렸지만 서남대 축구‧야구 등 운동부 소속 학생들은 여전히 궁지에 몰려있다. 개인적으로 편입학을 하자니 해당 대학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고, 단체로 옮기자니 이들을 모두 수용하려는 대학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서남대 및 서남학원에 폐쇄 명령을 내려 전북‧충남 지역 소재 대학들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편입학을 실시했다. 서남대 운동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기대‧선문대‧세한대‧원광대‧칼빈대 등이 서남대 축구부를, 세한대가 야구부를 대상으로 편입학생 모집전형을 실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운동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편입학 계획을 내놨다고 지적한다. 서남대 운동부를 위해 할당된 편입학 모집인원이 적을뿐만 아니라 이미 각 대학에서는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이 정해져있어 편입학을 하더라도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한 대학 야구부 관계자는 “체계 없이 운동선수들을 편입시키는 것은 결국 후보 선수만 늘리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편입학하는 것에는 여러 부담이 따른다. 지도자가 교체돼 적응 기간이 상당히 소요될 뿐만 아니라 훈련 환경 변화로 선수 생활에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운동부 관계자들은 팀 전체가 이동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서남대 운동부는 전국 단위 대학으로 단체이동을 허용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운동부가 없는 타 대학에서 이들을 수용한다면 팀을 옮겨 새로 운동부를 창단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한영대(구 한영신학대학교)에서 축구부를 재창단 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막판에 취소됐다. 

김기남 서남대 축구부 감독은 “D 대학에서 서남대 축구부 선수들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영대에서 축구부를 창단하겠다기에 선수들을 데려갈 생각이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결정을 번복하니 참담할 뿐”이라고 전했다.

서남대 야구부 역시 신입생 포함 32명이 함께 옮겨갈 곳을 찾지 못해 표류 중이다. 이선우 서남대 야구부 감독은 “야구부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은 여러 대학에 접촉해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계자들은 교육부가 말뿐인 대안을 내놨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김연수 서남대 교수(생활체육과)는 “서남대 교수 및 운동부 감독들이 발품 팔아 이들을 수용할 곳을 찾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각 대학에 관련해 공문만 보냈을 뿐 실질적으로 아무런 대안을 마련해주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선우 감독은 “교육부가 운동부를 수용하는 대학에 체육과 및 체육 특기자 정원을 늘려주는 등 마땅한 조치를 취해야만 대학들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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