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서 전문대학의 교육
[대학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서 전문대학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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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서울예술대학교 교수(예술창작기초학부)
▲ 이승건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현재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도 인류가 겪지 못했던 기술문명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사람과 사물 그리고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서로 연결하여 소통시키는 지능형 기술의 보급으로 인해 현대인의 삶의 모습 상당 부분이 디지털 기술문화에로 급속히 편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우리는 서슴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를 디지털(digital) 시대라고 부른다.

삶의 한 영역을 차지하는 예술 분야에서도 현대의 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예술들이 왕성하게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예술계는 이와 같은 디지털 예술의 팽창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특히 어느 하나의 예술 양식이 다른 예술적 양식에 대해 지배권을 행사(한때 예술계가 그랬던 것과 같은)하지도 않고, 그러하기 때문에 개별 예술에 대해 각각의 독특한 성격을 인정하며 서로가 공존하는 예술의 현대적 토양을 굳건히 형성시키고 있다. 예술이론가들은 이러한 예술의 현대적인 상황을 다원주의(pluralism)라고 일컫는다. 디지털과 다원주의! 이 두 단어는 예술계를 포함한 현대적 삶 전반에 있어서 지극히 현대적이면서도 다가올 현대, 즉 미래의 내용을 오롯이 품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에 융합(融合·convergence)이니 통섭(統攝·consilience)이니 하는 말 역시 우리 시대를 잘 대변하는 인문학적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이 분야와 저 분야에 걸쳐 전문적이면서도 그것을 바탕 삼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내는 학제 간(inter-disciplinary) 창의적인 융합형 인물들이 각광을 받는다.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지점에 주목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에서는 이러한 융합형 인재의 양성이 화두의 중심을 이루기 때문이다. 실제와 가상을 연결하는 4차 산업혁명! 우리 시대의 이 이슈를 한마디로 ‘인간을 위한 현실과 가상의 융합’ 정도로 거칠게 정의한다면, 거기에는 현실의 가상화를 실현시킬 디지털 기술과 가상의 현실화를 지속시킬 아날로그 감성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둘의 자연스런 융합을 실현시킬 인재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2015년 이후 우리나라 교육기조인 ‘창의·융합교육(ScienceㆍTechnologyㆍEngineeringㆍArtsㆍMathematics)’에서 주목하는 바이기도 한데, 감성의 지대인 예술은 단연코 이 대열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렘브란트(1606~1669)의 작품에서 보이는 명암법(chiaroscuro)에 관한 결합교육을 통해서는 이를 무대조명에 적용하여 공연예술과 함께할 수 있으며, 디지털 카메라로 표현하여 기술과 함께할 수도 있고, 이를 3D 영화나 LED로 제작하여 과학의 영역과 함께할 수도 있다. 이렇듯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여러 분야를 결합해 가르쳐 시너지 효과의 흥미 유발을 통해 교육적 성취의 극대화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예술에 있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의적 인물은 어떤 모습일까? 심적 소질(ingenium)로서 칸트(1724~1804)식의 예술적 천재(Genie)는 자연의 총아로서 모더니즘 시대의 종말과 함께 미학적 소명을 다했다고 보인다. 대신에 융합교육에 의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확산 가능성과 상승효과를 이끌 예술적 인재, 즉 비판적 사고와 타 분야와의 협업능력을 갖추며 예술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연결형(networking) 인재가 우리 시대의 예술적 주역이라 하겠다.

우리 전문대학은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직업교육기관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새로운 창의적 인재 양성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심층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는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이 수행해야 할 이 시대의 교육적 책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하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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