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학 가톨릭관동대 교수 연구진 개발
초음파로 유도한 세포소기관 '엑소좀' 이용

[한국대학신문 김정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피부 세포를 이용해 신경전구세포를 쉽게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윤리적 문제가 따르는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예상 못하게 암세포가 생겨나는 역분화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돼 연구의 효율성을 한층 높일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27일 김순학 가톨릭관동대 의대 교수 연구진이 이같은 고효율 직접분화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고 밝혔다. 세포 속 소기관들과 세포끼리 신호를 전달, 매개하는 ‘전령’인 엑소좀(Exosome)을 이용했다. 피부세포에 초음파를 쏴 만들어낸 엑소좀이 세포를 신경전구세포로 유도하는 기능을 갖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신경전구세포는 뇌과학 연구와 함께 퇴행성 신경계 질환의 치료,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자연적으로는 본래 줄기세포에서 신경전구세포를 거쳐 신경세포가 생겨난다. 태아가 되는 수정란 세포의 줄기세포(배아줄기세포)가 자극을 받아 특정 기능에 특화된 세포가 되는데, 이것을 분화라 칭한다.
지금까지는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분화가 끝난 체세포에 자극을 가해 과정을 되돌리는 ‘역분화’ 방법이 사용돼 왔다. 하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효율성도 낮은데다 실패할 위험도 높다. DNA 등 유전물질을 잘못 손 대 암세포가 돼 버리는 부작용도 보고된 바 있다. 그 대신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하기에는 윤리적 문제가 대두된다.
세포소기관의 일종인 엑소좀은 세포막과 같이 겉껍질이 이중 지질막으로 돼 있다. 내부에는 mRNA, 마이크로RNA 등 DNA가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한 차례 처리한 유전물질이 들어있다. 다시 말해 다른 세포소기관이 없을 뿐 작은 세포라고 볼 수 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위치와 역할에 따라 다른 형태를 갖고 다른 기능을 수행하지만, 갖고 있는 유전정보(DNA)는 모두 같다. 단지 분화되면서 맡은 기능에 따라 특정 DNA가 불활성화된 것이다. 연구진은 신경전구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유전정보를 갖는 엑소좀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피부세포로부터 신경전구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진은 목적에 부합하는 엑소좀을 만들기 위해 인간피부섬유아세포(HDF)를 이용했다. HDF에 초음파를 쏜 뒤 신경줄기세포가 배양된 배지에 하루 동안 배양했다. 그 결과 생겨난 엑소좀(리프로좀)에는 신경전구세포에서만 나타나는 단백질과 마이크로RNA 등이 발견됐다.
연구진이 이렇게 생겨난 엑소좀과 인간피부섬유아세포를 다시 신경줄기세포에 배양하자, 세포들이 5일 만에 신경전구세포와 비슷한 표현형을 나타냈다. 신경전구세포가 갖는 자기 재생능, 분화능도 나타냈다. 생체에 주입해 실험한 결과 뇌신경세포의 일종인 성상세포(Astrocyte), 신경세포(Neuron), 희돌기세포(Oligodendrocyte)로 분화됐다.

김순학 교수는 “엑소좀에 의한 신경전구세포 유도기술은 암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하고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며 “치매, 파킨슨, 헌팅턴병 등 신경질환의 자가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해졌다. 줄기세포 연구와 재생의료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수행하는 국가R&D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을 통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20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