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진 연암대학교 교수

▲ 권혜진 교수

대학의 3월은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설레고 희망찬 계절이다. 매년 신입생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새로운 다짐으로 한 해를 기대해왔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신입생 100% 충원으로 교정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올 3월은 대학기본역량진단이라는 화두에 모든 대학이 숨 가쁘게 보내고 있는 듯하다. ‘대학구조개혁’이란 검색어에는 ‘한국대학의 위기’ ‘전국 전문대 삼중고 위기’ ‘대학 긴장감 팽배’ 등의 제목들이 모든 대학들이 주어진 평가 잣대에 맞춰 줄을 서야만 하는 입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 근저에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있으며, 내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대학의 체질 개선에 대한 방법을 획일화된 잣대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원으로서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고,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교육을 제공하고 있음을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를 잘 포장해서 드러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전문대학에 주어진 기본 역할은 산업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며, 이러한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NCS 기반 및 현장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산업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주문식 교육과정, 취업약정 현장실습 등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교육품질을 스스로 평가하고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전문대학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전문대학에 근무하는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할 수 있다.

교육부의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에 대한 차등적 지원, 산업현장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경쟁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현장중심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큰 틀이 전문대학의 특화된 교육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미래인재 양성교육이라는 당면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우리는 먼저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대학 본연의 전문성을 특화하는 것이 해답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은 지방의 작은 사립대로 유일하게 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라 학령인구 감소와 급속한 산업환경 변화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해왔다. 위기는 곧 기회라 했던가.

농업이라는 1차 산업을 기반으로 시작돼 생산, 가공, 서비스에 이르는 6차 산업으로 발전,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의 선두가 될 수 있도록 교육 시설 구축 및 인재양성 목표의 재정립 등 지속적인 변화를 내부적으로 꾀하고 있다. 차세대농업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정규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전공실습으로 구성하고 산업체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규정해 산업체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대학의 전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농업기술센터 설립을 통해 최첨단 스마트팜 시설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작물의 생육환경 원격제어와 빅데이터 기반의 재배환경 최적화 방법이 도입된 환경조건에서 실습하게 된다. 우리 대학은 급변하는 농업환경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농축산 분야 현장실무교육 메카로 자리매김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업이라는 특수한 분야를 철저하게 전문화함으로써 산업현장에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키워내고자 하는 대학의 노력과 블루오션에 해당되는 농업의 미래에서 희망과 가치를 발견한 교육수혜자들이 학령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18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대학들이 대학의 특화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산업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산업현장을 이해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특화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오늘의 위기에 놓인 전문대학의 생존전략일 것이다. 또한 4차산업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수혜자와 교육정책, 대학이 4차산업 인재양성을 목표로 체질 개선을 위해 0.1점 차이로 줄세우기식 평가가 아닌 산업 분야별로 특화된 장점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대학 육성 정책이 뒷받침돼 주기를 기대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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