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유럽국가 등과 경쟁 불가피

지난 50년간 별다른 노력없이도 유학국가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미국이 세계화 추세가 점차 급속화 됨에 따라 다른 영어권 국가들과의 유학생 유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미국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 자국의 고등교육제도를 현대화하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미국식 학위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나섰다. 유럽연합 이외의 영어권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는 특히 대만, 홍콩,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외국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자국의 1백개 대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 아래 미국 주재 중국학자들에게 귀국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미국 교육평가기관인 ETS의 데이비드 페인은 “외국 학생이 유학대상국으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선택하는 추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도 미국은 외국 학생 유치로 매년 1백30억 달러의 부가수익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올해 나타난 몇 가지 징후들은 미국이 국제 교육시장에서 더 이상 독보적인 존재로서의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7월 미국대학원 입학을 위한 GRE(대학원자격시험)에 응시한 인도와 중국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어 들었고, 미국대학원에 입학을 신청한 외국인 학생 수도 올해 28%나 감소했다. 또한 대학원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 수는 6%가량 줄었다. 올해 발표된 유학관련 연간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학부, 석사, 박사학위 취득 후 연구과정에 참여한 학생 수는 지난 3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에 영국과 독일 등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대학과정에 등록한 외국 학생 수는 늘었다. 영국 노팅험 트렌트대 팀 오브라이언 입학부장은 “미국이 그동안 아무 노력도 없이 시장을 독점해 왔다”며 “국제 교육이 영어권 국가들에게는 대단위 사업이고 영국, 아일랜드, 뉴질랜드와 캐나다 등이 경쟁 상대로 등장한 이상 미국은 예전처럼 손쉽게 외국학생을 유치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교육 전문가들은 2002년부터 비자발급지연의 불만을 호소하는 외국학생의 수가 점차 늘어난 사실에 주목해왔지만 국제교육이 중요 산업이며 미국유학시장에 적신호가 왔음을 깨닫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교육연구소 페기 블루멘탈 소장은 “미국의 상당수 대학들은 아직까지 국제경쟁에 대비하지 못했다”며 “미국대학에 등록한 외국 학생 수의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간 지속될 현상의 초기 징후인지 아직까지 분명하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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