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교육 사각지대 해소 ‘앞장’… 학생종합복지센터 건립으로 취·창업 지원 확대
[파워인터뷰]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교육 사각지대 해소 ‘앞장’… 학생종합복지센터 건립으로 취·창업 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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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기금 꿈사다리 장학금’ 올해 시범 운영… 저소득층 학생에 지원 강화
청년 일자리 부조화 해소, 청년 취업 활성화 위해 다각적 노력
경쟁·평가지상주의 벗어나야… “책 읽고 공부하는 대학 만들자”
평등한 교육 기회 보장, 지적 호기심 평생 유지하는 게 중요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교육에서 평등한 기회 보장이 중요하다면서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한명섭 기자]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교육에서 평등한 기회 보장이 중요하다면서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장학(奬學). ‘奬’은 ‘권면할 장’, ‘學’은 ‘배울 학’으로 ‘학문을 장려한다’는 뜻이다. ‘장학’이라는 의미를 두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겠다. 첫째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둘째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이하 재단)은 국가 장학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이다. 한국장학재단은 ‘장학’에 대한 두 가지 의미 중 어디에 더 방점을 두고 있을까.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여기에 대한 답을 짐작해볼 수 있다. ‘누구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추세에서 국가가 적극 나서 ‘장학(奬學)’ 분위기를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한국장학재단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이정우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의지와 능력에 따라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대학생 등록금과 주거비 부담 경감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사장을 만나 재단이 펼치고 있는 장학사업과 미래세대를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초·중·고 장학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게 고민되는 측면 중 하나다. 재단은 대학생을 위해 학자금대출을 제외한 장학금만 연간 4조원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사각지대라고 볼 수 있는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중·고등학생에 대한 지원은 없다. 그래서 관련 부처와 협의해 복권기금을 재원으로 저소득층 우수 중·고등학생을 선발해 대학까지 연계 지원하는 ‘복권기금 꿈사다리 장학금’을 올해 시범으로 도입하게 됐다. 매월 30만~40만원의 장학금과 멘토링 등 교육 프로그램들을 지원할 예정이며, 추후 대학까지 연계해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 국가장학금 외에도 인재양성사업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재양성사업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민간의 재원을 활용한 기부금 사업이다. 재단은 법정기부금단체로 지정돼 있으며 기부금을 통한 다양한 장학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 학자금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저소득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다양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미래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연합회의 기부금을 통해 경기도 고양시에 제1호 연합기숙사를 건립해 운영 중에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과 기장·울주·경주·영광 등 인근 지자체의 기부금으로 서울시 행당동에 제2호 연합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이다. 지난 2010년 첫 시행 이후 올해 10기 활동을 시작할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은 국내의 사회리더 인사 약 300명이 멘토로 참여한다. 청년 대학생 멘티 2600여 명을 대상으로 1년간 인성함양과 역량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끝으로 대학생 재능봉사 캠프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을 통해 사회리더 인사가 대학생들을 위해 역량개발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 사업은 대학생이 하계·동계방학 기간 동안 초·중·고등학생(다문화·탈북가정·특수학교 학생 포함)을 대상으로 진로 및 고민 상담, 예체능 활동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청소년 역량 개발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 대학생 등록금, 일자리 부조화 등 청년문제 중 어느 하나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국가장학금은 2012년도부터 대학생들이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고등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장학제도다. 올해는 약 3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 중 약 100만 명 이상이 국가장학금 혜택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적인 등록금 부담 경감 효과 제고를 위해 낮은 소득구간부터 순차적으로 사립대 평균등록금 기준 절반 이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대상을 올해부터 중위소득 대비 120% 이하 67만 명에서 중위소득 대비 130% 이하 69만 명으로 약 2만 명까지 확대했다. 이와 더불어 재단은 청년 일자리 부조화 해소와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해 취업연계 장학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하고자 하는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 취업연계 장학사업(희망사다리Ⅰ유형)’을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2학기에는 고등학교 졸업 후 중소·중견기업에 재직하면서 대학에 다니는 ‘선취업 후학습자’를 지원하는 ‘고졸 후학습자 장학사업(희망사다리Ⅱ유형)’을 신설했다. 이 밖에도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고교생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기 위한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을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으로 시행했다. 앞으로도 재단은 장학금 수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에게 등록금을 지원하는 장학금과 다자녀장학금 등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은 지난해 3월 정부의 청년일자리 대책의 일환으로 신속하게 추진된 사업이다. 추가경정예산 확보 후 2개월 이내에 업무처리 기준을 수립하는 등 최대한 빠르게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학기가 시작된 이후 장학생을 선발하게 돼 예산을 모두 집행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올해에는 이 같은 점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 선발을 시작해 등록금 선(先)감면을 통해 등록금 전액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책연구를 거쳐 제도 개선사항을 도출해 ‘선취업 후학습자’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한 여러 가지 차원의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 국가장학금을 몰라서 못 받는 인원만 9만 명에 이른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 개선사항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신입생들이 국가장학금 제도를 몰라 신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신청기간을 확대했다. 2019년 1학기 국가장학금 2차 신청기간은 총 37일로 지난해 대비 신청 기간을 확 늘렸다. 2018학년 1학기 32일과 2017년 1학기 11일과 비교해보면 지속적으로 확대됐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언론, 옥외, 현장홍보 등 다양한 홍보매체를 활용해 예비 수혜자(고3)를 대상으로 국가장학금 홍보를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2019년 1학기 신입생 신청 숫자는 46만9469명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한 1만3875명에 달했으며, 앞으로도 신입생 신청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경제학을 전공한 학자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경제 상황은 어떤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저성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저성장과 양극화 지표는 1998년 IMF 사태 이후 더 심화됐다.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의 경제 체제, 경제 철학, 경제 운영 방식 등이 완전히 바뀌었다. 거기서 오는 부조화, 부적응이 경제 성장도 떨어뜨리고 양극화도 더 심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빈부격차가 큰 국가로 분류돼 있을 정도로 양극화 해소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 지금 겪고 있는 경제 불황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지금과 같이 경제적 불평등이 심한 상황에서는 분배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양극화 개선이 이뤄지면 성장도 좋아지고 고용도 좋아지리라 본다. 즉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보수 경제학자는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얘기를 못할 것이다. 보수 경제학자는 분배와 성장은 상충된다고 얘기한다. 분배보다는 성장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둘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분배를 뒤로 돌려야 한다는 ‘선성장 후분배’ 논리를 편다. 이러한 주장은 틀렸다고 본다. 현재 분배가 너무 나쁘니까 중산층과 서민들은 돈이 너무 없고 결국 물건을 살 여력이 안 된다. 자동차와 휴대폰 등 물건은 시장에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수요가 부족하다. 거듭 강조하건대 수요 부족을 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분배 개선이다.”       

- 현 정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할 방편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 같다.

“최저임금은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과도하게 인상됐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보다 더 좋은 소득주도성장이 많이 있는데 그것을 시행하지 않았다. 특히 부동산 투기가 너무 창궐해 소득주도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소기업을 살려야 하는데 이들 기업을 살리지 못하니까 소득주도성장이 일어날 수가 없다. 복지 부문이 너무 약해 증세를 해야 하는데 예상만큼 하지 못했다. 사실 이런 문제는 한국경제가 수십년 갖고 있는 해묵은 숙제이기도 하다. 과거 정권에서 진작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고, 촛불 정부도 마찬가지다.”       

- 다시 교육 문제로 돌아와 보자. 현재 우리나라 고등교육 정책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있다고 보나.  

“경쟁지상주의에 심하게 빠져 있다. 대학에 근무할 당시 마지막 몇 년이 매우 심한 것으로 기억한다. 논문에 점수를 매기고 평가함으로써 교수들을 재임용하거나 탈락시키기도 했으며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이 너무 심하다보니 교수들은 논문 쓰는 기계가 돼 버렸고 결국 대학을 망치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금의 한국 대학은 대학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에서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는다. 인상 깊었던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미국 미시간공대 재직 당시 최고의 교수로 꼽히던 조벽 교수는 강의를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조벽 교수가 한국에 와서 순회강연을 한 적이 있다. 경북대에서 강의를 들었는데 ‘미국에서 성과연봉제를 하는데 한국이 이를 도입하려고 한다. 성과연봉제를 실시하면 큰일난다. 한국 대학을 망치는 길이다. 교수들끼리 전부 고립되고 원자화돼 협력하지 않아 황폐화되고 만다’는 얘기를 하더라. 시간이 흐른 지금, 이명박 정부가 경쟁지상주의에 빠져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는 게 자명하지 않나. 이러한 체제를 하루빨리 청산하고 다시 공부하는 대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정부의 평가를 잘 받아 예산을 따기 위해 대학이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무척 잘못돼 있다고 생각한다.”        

- 동료 교수나 선배 교수로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38년 동안 교수 생활을 했는데 초기에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뒤로 갈수록 점점 심해졌다. 사실 젊은 시절부터 교수를 천직으로 알았다. 대학생 때부터 내 꿈은 줄곧 대학교수였다. 20대에 교수가 됐고 38년을 교수로 근무했다. 대학이 경쟁지상주의, 평가지상주의에 빠지면서 교수들이 논문 쓰는 기계가 돼 버렸다. 스승이라고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럴진대 올바른 학자가 나오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누가 책을 읽고 사색을 하겠는가. 논문에 대한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단 3명만 논문을 읽는다고 한다. 본인과 심사위원 2명만 읽고 바로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논문이 태반이라는 얘기다. 대학이 이처럼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대학을 떠나오면서 후배들에게 한 얘기가 있다. ‘이제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어 속은 시원하다. 다시 태어나 교수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 말을 타고 가면서도 책을 읽었다고 한다. 교수들은 책 읽는 게 원래 직업인데 책을 안 읽어도 컴퓨터와 아이디어만 있으면 논문을 쓸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이상한 대학이 돼버렸고 대학으로서는 세기말적 대학이 아닌가 걱정된다. 이 체제에서 교수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체제에 집단적으로 저항해 이 체제를 빨리 부수어 달라’는 얘기를 간곡히 하고 싶다. 그래서 책을 다시 손에 잡아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 대학에 들어온 이후 학습의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 원인이 무엇인가.

“한국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세계적으로 공부를 가장 많이 한다. 일종의 과잉교육이자 학생들에게는 고문에 가깝다. 공부량을 절반 정도로 줄일 필요가 있다. 대학에 들어오면 과소교육으로 바뀐다. 공부를 너무 안 한다. 평생학습으로 보면 18세 이전에 집중적으로 공부를 다 해버리고 평생해야 할 공부를 이미 다 했다고 착각한다. 대학 진학률은 세계 1등인데 국민의 지적 수준은 세계 1등이 아니다. 평생학습이 무너져 있기 때문이다. 18세까지 지금의 절반만 공부량을 가져가고 대신 지적 호기심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적 호기심을 상실하고 대학에 들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 인재교육에 대해 평소 어떤 소신을 갖고 있나.

“평소에 특별히 생각한 것은 없다. 다만 질문에 대한 답 대신 경험담을 소개하겠다. 작년에 국회 교육위에 간 적이 있다. 교육위 소속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교육위)이 초선 국회의원으로 대정부질문을 하다가 교육부 장·차관과 국장들을 향해 열변을 토한 모습이 아직까지 선명히 기억난다. 내용은 이러하다. 인간의 능력은 아무도 모른다. 너무 속단하지 말고 멀리 보고 제대로 된 인간을 키우는 데 주력해달라. 절절한 호소였다. 뒤에 앉아 이러한 얘기를 듣고 있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김해영 의원은 마이스터고를 나와 한때 요리사가 꿈이었다고 들었다. 김 의원은 다시 부산대를 나와 법률공부를 해서 사시에 합격하고 변호사가 됐다.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인생의 대반전이 일어났고, 직접 경험에서 우러나온 소리로 들려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말하고 싶은 바는 교육에서 평등한 기회 보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고 경이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은 바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뜻밖에 뛰어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반면 엄청나게 똑똑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의외로 진짜 바보 같은 구석이 있다. 여러 차례 기회를 제공해줘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불행하게도 너무 단선을 강요하고 여러 개의 선을 열어주지 않는다. 하나의 트랙을 달리게 하고 이걸로 우열을 결정해 평생 가도록 옭아맨다. 우리나라의 큰 병폐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는 좋은 인재를 키울 수 없다. 다양한 기회를 주고, 여러 번 기회를 주고, 또 참고 기다리면서 다시 기회를 주는 교육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 어떤 이사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재단의 4번째 이사장이다. 한국장학재단이 10년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재단이 반값등록금으로 출발해 여기까지 왔는데 상전벽해라고 할 만큼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어왔다. 이 같은 과정에서 지금까지 제대로 걸어왔는지 반성할 필요도 있다. 초·중·고 지원도 할 수 있으니까 이런 점도 돌이켜보고, 가정형편 위주로 가다 보니 성적을 너무 무시한 것은 아닌지도 반성해봐야 한다. 대학의 재량을 살리고 대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이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있어서도 재단이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쪽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큰 변화를 일구는 데 첫 돌을 놓은 사람으로서 기억되길 바란다.”

[Tip] 올해 2학기에 개관하는 주거형 취·창업 지원공간 ‘학생종합복지센터’ 

대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에 있어서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한국장학재단은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그간 내실을 다져온 주거지원 기능과 멘토링 기능을 결합해 대학생의 취·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주거형 취·창업 지원공간인 학생종합복지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현재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총 5개 권역에 건립 중이다. 올해 2학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곳은 단순히 공간적 기능을 넘어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주거와 함께 사무공간,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숙 공간은 대학생에게만 주어지지만 다양한 형태의 공유 공간은 초·중·고생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에게도 개방된다. 이정우 이사장은 “‘창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모인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두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학생종합복지센터는 미국 사회학자인 레이 올덴버그(Ray Oldenburg)가 주창한 ‘제3의 장소’로서 초·중등생에게 올바른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고, 대학생에게는 공유·연결·협력을 통한 창발의 공간으로서 기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과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오른쪽)이 국가 장학사업과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과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오른쪽)이 국가 장학사업과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쳤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77년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부임해 2015년 8월까지 줄곧 경북대에 재직해왔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 정책특보 겸 정책기획위원장,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구대 법인인 영광학원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2018년 8월부터 한국장학재단 제4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이인원 회장 / 사진=한명섭 부국장·사진부장 / 정리=김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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