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중심대학사업 선정·LINC+사업 2단계 진입… 대학교육 혁신에 박차
무전공 광역 모집·전공 선택제 운영… 양질의 교육 기회 제공
‘미래캠퍼스’ 교명 변경, 디지털 헬스케어 ‘집중 육성’…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인성함양 교육·지역사회 봉사 통해 학생들에게 ‘연세 스피릿(spirit)’ 심어줄 것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은 지난해 8월 부임한 이후 대학의 위기 국면을 잘 수습하고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사진=한명섭 기자]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은 지난해 8월 부임한 이후 대학의 위기 국면을 잘 수습하고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2018년과 2019년 연세대 원주캠퍼스의 성적표는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돼 고배를 마셨다. 뒤이어 본교-분교 통합 논란으로 구성원 간 대립이 심해지고 학내 문제로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 2일 대학혁신지원사업 역량강화형 12개 대학에 이름을 올리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또 이를 전후해 SW중심대학사업, LINC+사업 2단계 진입, 대교협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 최우수학과 선정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부임한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이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게 주효했다. 윤영철 부총장은 부임 이후 학내 갈등을 봉합하고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그의 시선은 원주에 머물러 있지 않고 지역을 넘어 미래를 향하고 있다.  

- 신촌캠퍼스에서 원주캠퍼스로 부임하게 된 계기는. 

“지난 10년 동안 여기(원주캠퍼스)에서 근무한 분이 부총장을 역임했다. 그 전에는 부총장이 신촌캠퍼스에서 내려온 적도 있었다.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일을 겪은 후 신촌 본부에서 원주캠퍼스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작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를 위한 보고서를 충실하게 쓰지 못했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다른 대학이 어떻게 준비하고 교육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둔감했다. 그동안 위기 없이 무난히 지내왔기에 대학 차원에서 신경을 덜 쓰지 않았나 싶다. 결국 원주캠퍼스의 위기 국면을 잘 수습하고 극복해나가라는 일종의 사명을 갖고 이곳에 내려왔다.”    

- 오히려 어떤 측면에서는 전화위복이 되지 않았나. 최근 분위기를 보면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역량강화대학에 선정된 전후로 SW중심대학사업, LINC+사업 2단계 진입 등 좋은 성과들이 눈에 띈다. 

“최근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물론 이보다 앞서 사업비 규모가 훨씬 큰 SW중심대학사업에도 선정됐다. 최장 6년간 11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는 3년간 66억여 원을 지원받는다. 지난 수개월 동안 현재 우리 캠퍼스의 강점과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일치하는 사업들을 적극 수주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재정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구성원들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다. 특히 작년 8월부터 금년 4월까지 총장직속기관으로 활동한 원주혁신위원회가 도출한 대학혁신안이 타당성과 합리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여기에 와서 학내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학령인구는 급감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운영해오던 교육과정 시스템과 학사구조를 갖고서는 이러한 위기 환경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변화와 혁신의 포인트는 크게 2가지다. 첫째, 교육과정 운영체계를 학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즉 수요자 중심의 변화다. 저도 그렇게 해왔지만 지금까지는 교수들이 임용되면 정년퇴임할 때까지 가르칠 수 있는 과목 중심으로 교육을 해왔다. 이렇게 해도 학생들이 취업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이제는 그런 시대가 지났다.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둘째, 미래지향적 교육 과정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꾀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우리 캠퍼스가 현실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다 잘 할 수는 없다. 원주에 있기 때문에 지리적 약점도 있다. 캠퍼스 환경과 인프라는 잘 돼 있지만 원주라는 지역에 있기에 상대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잘하고 있는 학문분야를 특성화해야 한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라고 하면 특정 분야를 잘 한다는 인식이 있어야겠고, 그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특성화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특성화는 두 개의 축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교육과정 운영이고, 또 하나는 어느 학문분야를 집중해 투자할 것이냐다.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는 ‘무전공 광역 모집’과 ‘전공 선택제’다. 원주캠퍼스는 오는 2021년부터 모집단위를 광역화한다. 신입생을 학과·학부가 아닌 계열 단위로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신입생들은 전공 없이 입학해 2학년 올라갈 때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교생 모두에게 2개 전공의무화를 실시한다. 일부 예외를 두는 학과도 있다.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는 의과대학, 간호대학, 임상병리학과 등이 그렇다. 이들 학과는 기본전공과 심화전공으로 구분해 2개 전공으로 인정하고자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1개 전공만 공부해서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공 학습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취지다.”    

- 특성화의 중심이 되는 학문분야는.

“우리 캠퍼스가 특히 강조하는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다. 원주캠퍼스의 모태가 원주기독병원(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다. 이 병원이 연세대와 합병되면서 의과대학 원주분교가 생겼고, 곧이어 보건학과들이 탄생했다. 보건학과들이 확장되고, 다른 단과대학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종합캠퍼스 면모를 갖추게 됐다. 당시 다른 학교에 없었던 의공학과를 비롯한 임상병리학과, 물리치료학과, 작업치료학과, 보건행정학과 등 보건관련 학과들은 설립 이후 줄곧 원주캠퍼스의 경쟁력을 이끌어 왔다. 이런 학과들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AI와 빅데이터 교육을 헬스케어에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주요 특성화 분야로 설정했다.”        

- 학부·학과 개편, 특성화로 인해 생기는 학내 불만도 있을 것 같다. 중복학과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신촌 캠퍼스에는 보건관련 전공이 학부과정에 없다. 문제는 철학과와 국문학과 등 일부 중복학과가 있다는 점이다. 원주캠퍼스가 만들어지고 대학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중복학과가 생겼다. 교육혁신의 장기적인 과제 중 하나가 중복학과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다. 신촌캠퍼스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다른 주요 대학의 교육과정과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중복학과라고 해 단기적으로 통폐합하지 않는다. 대신 전공 교육과정 간 유연하게 융합될 수 있도록 전체 교과과정을 모듈화하려고 한다. 전공 간 자발적인 융합으로 다른 대학에서 할 수 없는 교육과정을 발굴·투자해 운영하는 것이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신촌캠퍼스와 중복되는 학과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이는데. 

“중복학과 해소문제에 대해서는 연구를 많이 했다. 솔직히 중복학과가 신촌캠퍼스 학과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어렵다. 그래서 2021년부터 무전공 광역모집과 함께 현재의 학과중심 행정체계에서 대학 중심 행정체계로 전환한다. 이렇게 되면 각 학과 교원들이 모두 단과대학 소속이 된다. 그리고 교원들은 학과 운영이 아니라 전공교육 프로그램에 집중하게 된다. 이를테면 철학과 교수가 ‘AI시대의 윤리’와 같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윤리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과목을 만들 수 있다. 알고리즘 책임을 개발자에게 혹은 운영하는 사람에게 아니면 구매한 사람에게 물을 것인가 등 새로운 과목을 통해 철학적 문제를 학문적으로 다뤄볼 수 있다. 이렇게 취지에 부합하도록 새로운 전공과목이 운영되면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전공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학과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사회에서 사회적 수요가 높은 전공을 만들면 학생들이 자연히 그 전공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신촌캠퍼스와 같은 대규모 대학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체계다.”  

- 원주캠퍼스 교명 문제는 어떻게 정리됐나.

“교명 문제에 대해 구성원들이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미래캠퍼스’로 확정했다. 최근 연세대 교무위원회와 학교법인 이사회에서도 교명 변경 안건이 통과됐다. 교명 변경을 통해 원주캠퍼스만의 정체성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 신촌캠퍼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우리 대학이 교명을 미래캠퍼스라고 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메인캠퍼스가 신촌에, 국제캠퍼스가 송도에, 우리 캠퍼스는 원주에 있다. 국제캠퍼스의 경우 국제화 시대에 맞춰 공간의 확장을 해야 하는 것처럼, 원주캠퍼스는 원주 지역이라는 공간적 확장을 넘어 시간적 확장을 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무기로 미래를 향해 뻗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교명에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29일 제2의 창학을 목표로 비전선포식에서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 원주에서 가장 큰 대학이다. 지역과의 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측면이 있다면.  

“이곳은 의료보건산업단지와 더불어 관련 시설들이 꽤 많다. 원주는 의료보건분야 혁신도시 클러스터로 지정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건강보험공단(건보) 등이 모두 여기에 내려와 있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으로 보건분야 산학연 연계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유리한 환경이며, 관련분야 산학협력이나 취업전망도 밝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 교육지원 사업, 군자녀 온라인 지식 봉사 등 지역사회 봉사, 여성지도자 고위과정, 평생교육 프로그램,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지원, 이민자 사회통합 프로그램, 장애인 종합복지관 지원 등 지자체협력, 인문도시 지원사업, 연세콘서트 시리즈 등을 통한 문화진흥, 혁신도시 공공기관 현장 실습 등 공공기관 연계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폭넓게 교류하고 있다.”    

- 본·분교 교류 상황은 어떤가. 

“원주캠퍼스와 신촌캠퍼스는 본·분교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사운영이 비교적 독립적이다. 그러나 신촌캠퍼스와의 교류 활성화는 양 캠퍼스가 가진 우수 자원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주캠퍼스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연구 교류가 캠퍼스 간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캠퍼스 간 소속변경, 복수전공, 연계전공 등과 같은 교류 프로그램의 혜택을 보고 있다. 향후 인적, 제도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캠퍼스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 일반적으로 ‘연세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연세대 원주캠퍼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원주캠퍼스는 오랫동안 보건관련 학문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정해 집중 투자해 나갈 계획이다. 몇몇 대형 국책사업 선정을 통해 이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자원이나 인프라도 확보됐다. 그 다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학생이 어떻게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인가, 연세 스피릿(spirit)을 어떻게 전해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 중 하나가 ‘섬김의 리더십’이다. 즉,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관련된 것이고 대학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측면이다. 이를 위해 연세다움, 연세 스피릿을 담은 봉사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 원주캠퍼스의 출발이 선교사가 세운 원주기독병원이고 이것이 확대되면서 시작됐기 때문에 봉사는 대학 설립 이후 줄곧 있어왔다. 초기에는 주로 의료봉사를 중심으로 지금은 교육봉사, 지식봉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곳은 군부대가 많아 군부대 자녀들이나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멘토링이나 교육봉사를 주로 한다.”       

-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서 언론실무를 많이 하셨다. 언론실무에서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가 소통이다. 원주부총장 취임 당시에도 ‘소통 활성화’를 언급했다. 더 나아가 인간이 필요하지 않는 시대가 오면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없어질 우려가 발생하고 소통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과연 어떻게 소통해야 하나.  

“AI는 나날이 발전하고 과거에 인간이 해나가는 일을 AI가 대체하는 것은 좋은 싫든 간에 앞으로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적 측면에서 직업환경이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20~30년 내 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AI가 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 하나가 공감능력에 관한 것이다. 상대방 마음의 문을 열고 이해하는 것, 상대방 입장에서 설 수 있는 그런 감정이입 능력을 갖는 것이 중요해졌다. 원주에 와서 1년 가까이 지내보면서 이곳이야말로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고 여겨진다. 여기에 있는 패컬티 멤버들과의 교류가 상당히 잦다. 식당에서나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서 자주 만난다. 또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된다. 소통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최적의 캠퍼스라는 생각이 든다.”

- 부총장 전공 영역인 언론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얘기해보겠다.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가장 큰 문제는 정파성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이 가야 할 기본 사명과 사회적 책임이 분명 있다. 언론은 정권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언론의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된다고 하면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이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정파성에 의해 이러한 잣대들이 쉽게 바뀐다. 이 같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언론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다. 2가지 위기가 같이 겹쳐 있다. 언론이 제 사명을 못하면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독자나 시청자의 신뢰를 잃게 된다. 여러 지표로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 언론의 신뢰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떨어져 있다.” 

- 언론중재위원회에 있으면서 인격권 항목을 다뤘다. 국내 언론에서 인격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진다고 보나. 

“사실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무엇이 언론이냐’는 개념에 대한 혼란이다. 지금 과도기적으로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 가령 소셜미디어나 디지털 플랫폼을 언론으로 보느냐 아니면 통신공간으로 보느냐에 대해 학자들마다 입장 차이가 있다. 국가마다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게 제도화하고 법적으로 정리가 안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언론 환경에서 인격권 침해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과거 몇 개의 신문과 방송이 있던 시대의 법·제도가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달라져야 할 지가 중요한 문제다. 기존 언론보다 압도적 영향력을 가진 새로운 디지털 공간에서 인격권 보호와 침해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 언론은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 게 바람직한가.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밸런스가 답이다. 개인의 사생활이나 명예가 국민의 알 권리 등 공익적 가치와 충돌할 때가 있다.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여러 판례나 우리나라에서 결정된 과정을 보면 참고가 된다. 공익과 개인의 이익의 비교를 통해 볼 때 어느 것이 무게가 더 나가는지 경중을 따져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공중파 방송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으로 뉴스의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어떻게 봐야하나.

“우리나라 상황과 외국 상황을 보면 비슷한 측면도 있고 차이가 심하게 나는 부분도 있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전통 미디어)라고 하는데 공중파 방송이나 기존 신문들을 통칭한다. 국내에서 이러한 매체들이 디지털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학자들의 판단이다. 특히 공중파의 경우 공영방송 시스템이 있고 그 모델을 영국의 BBC에서 상당히 가져왔다. 영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 환경이나 디지털 중개자 영역이 확대되는 양상은 똑같다. 하지만 영국의 BBC나 선진국의 공영방송은 그렇게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BBC가 먼저 투자해 디지털 공간에서 서비스하는 영역이 넓다.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공중파 방송이 여기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시기도 놓쳤다고 봐야한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가 이미 뉴스 공간에 대한 영역을 너무 많이 확장했고 시청자들이 이를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 

- 다시 교육 문제로 돌아와 보자. 대부분 총장들을 만나보면 ‘대학의 자율성이 없다’는 얘기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교육부의 고등교육정책이 대학을 옥죄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개인적 차원에서 말씀드리자면 자율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본다. 원주캠퍼스나 신촌캠퍼스를 봐도 대학이 너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이렇게 진행될 경우 특정 대학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전반의 경쟁력이 외국에 비해 떨어지고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물론 자율에는 여러 가지 책임과 윤리 문제가 뒤따른다. 자율적으로 대학을 운영하면 적법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해야 하고 사회적 기여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대학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측면이다.” 

- 집에서는 어떤 아빠인가.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을 놓아 길렀다고 할 수 있다. 연세대 교수로 부임하기 전에 춘천에 있었다. 당시 1989년인데 미국에서 학위를 마친 후였다. 강원대에 신문방송학과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이곳으로부터 초빙 받아 춘천에서 6년을 살았다. 아이들(아들 2명·딸 1명)도 춘천에서 자랐다. 아이들에게 특별히 교육할 수 있었던 여건도 되지 않아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내버려 둔 셈이다. 나중에 서울로 올라오니 다른 세상이었다. 서울에서는 학원도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하면 된다고 여겼다.”

-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고교 시절에 있었던 사건이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당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농촌봉사를 가야 했는데 돈(자금)이 필요했다. 해결책을 찾은 게 언론사 등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구하는 거였다. 다행히 조금씩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것으로 충당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언론사 중 기독교방송에 근무하는 한 PD가 자선음악회를 열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열심히 티켓만 팔아보라고 제안했다. 자선음악회를 통해 당시 돈으로 큰 액수인 30만원을 만들어본 적이 있었다.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PD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PD가 되기 위해 적합한 학과를 찾다보니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Tip] SW중심대학 선정, “학생·현장·지역밀착 중심교육… SW실무·융합인재 양성”

지난 4월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소프트웨어(SW)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6년간 최대 110억원을 지원받는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대학교육 체계 전반에 SW교육을 혁신함으로써 SW융합인재 양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공교육은 ‘3-Way 밀착전략’을 기반으로 개편된다. 학생·현장·지역밀착 중심 실무교육을 진행하며 가용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오는 2021년 SW디지털헬스케어융합대학 신설을 비롯해 △SW정원확대(70→170명) △연면적 6600㎡ 이상의 컨버전스홀 신축 △교원 21명 신규채용 △SW특기자전형 15명 모집(2021학년도 입시적용) △SW창의인재 전액장학금 제도 운영 △강원도 및 원주시 전략사업인 디지털 헬스케어 연계 교육과정 운영 및 관련 융합·연계전공 운영(데이터사이언스·보건의료·바이오인포매틱스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SW중심대학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융합교육으로 SW교육을 의무화한다. SW분야 전공자는 SW융합특성화전공을 통해, 비전공자는 융합·연계·복수전공제도를 통해 SW교육을 받는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SW중심대학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의 SW교육 확산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사업단은 원주시 여러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실무능력 향상을 도모한다. 사업단은 원주시 소재 학교를 대상으로 SW캠프를 운영하고 청소년 대상 산학협력페스티벌 개최도 고려하고 있다. 이 밖에 원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및 지역 산업체 직원 SW교육도 담당할 계획이다.

윤 부총장은 “SW산업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무에 능통한 SW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SW분야 전공자에게는 SW융합특성화전공을 통해, 비전공자는 융합·연계·복수전공을 통해 SW관련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과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오른쪽)이 원주캠퍼스의 특성화 방향과 전략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과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오른쪽)이 원주캠퍼스의 특성화 방향과 전략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윤영철 부총장은…

윤영철 부총장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사회학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원대 교수를 거쳐 1996년부터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를 시작으로 학부대학 부학장(2003∼2004),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2006∼2008) 및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 및 언론홍보대학원 원장(2008∼2011)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학계에서도 한국언론진흥재단 비상임 이사, 제38대 한국언론학회 회장, 제2기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위원장, 뉴스트러스트위원회 위원장, 미디어와 인격권 편집위원장(언론중재위원회) 등을 역임했다. 

<인터뷰=이인원 회장 / 사진=한명섭 부국장·사진부장 / 정리=김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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