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찬 응원가 습득·FM·사발식 등 거쳐야

새내기 호랑이로 캠퍼스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 오존학번(03학번)은 고려대의 독특한 학풍과 만날 수 있다. 교가와 응원가 배우기, FM과 사발식, 입실렌티, 4·18 구국대장정, 석탑대동제, 고·연 민족해방제 등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한 학년을 마치게 된다. 새내기라면 꼭 익혀야 할 ‘FM’은 고대식 인사법. 우렁찬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하는 것으로 먼저 인사를 하고 자신의 소속 단과대학(학부)과 학과, 학번을 소개한 후 자유발언을 하면 된다. 새내기 고대생이라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인 ‘사발식’은 그 유래가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대표적인 고대 문화로 이어져 오고 있다. ‘막걸리 찬가’를 부르며 진행되는 사발식은 냉면대접에 막걸리를 부어 단숨에 들이마시는 것으로 고교때까지 받았던 획일적인 교육과 생활의 잔재를 토해내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사발식은 신학기 각종 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술을 못 마시는 새내기라면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자. 4월이 되면 ‘4·18 구국대장정’이 새내기를 기다린다. 학교 정문에서 수유리에 있는 4·19 기념탑까지 단체로 달려보는 이 행사는 1960년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대생들의 시가항쟁을 기리기 위한 것.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면 대학 축제의 포문을 여는 ‘석탑 대동제’가 펼쳐진다. 동아리나 학과의 공연, 전시, 심포지엄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만날 수 있으며, 응원축제인 ‘입실렌티(IPSELENTI) 지야의 함성’이 열린다. “가슴속에 터지는 힘으로 힘으로/ 호적수를 눌러서 울려라 승전고를/ 지성의 힘으로 야성의 힘으로/ 엘리제도 기뻐해 고대의 승리를/ 엘리제도 기뻐해 고대의 승리를”(‘엘리제를 위하여’) 응원단의 간판곡인 ‘엘리제를 위하여’를 비롯해 ‘고래사냥’ ‘뱃노래’ ‘석탑’ 등의 노래에 맞춰 고대인들의 하나됨과 열정을 표출하는 입실렌티가 열리는 날이면 학교가 들썩거릴 정도. 6월 말이면 어느새 여름방학. 방학에는 어학연수나 배낭여행, 농촌봉사활동을 떠나거나 아르바이트, 자격증에 도전하는 친구들이 많다. 가을이면 신촌골 독수리와 안암골 호랑이의 축제인 ‘고·연민족해방제(고연제)’가 고려대와 연세대, 잠실경기장 등지에서 펼쳐진다. 고연제 기간에는 다양한 문화제와 학술제를 비롯해 양교 단과대학과 동아리 교류 행사와 합동응원오리엔테이션이 열린다. 운동경기 위주로 펼쳐지는 ‘고연전’은 고연제 행사 중의 하나로, 잠실야구장에서 이틀간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축구 등 5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룬다. 고연전이 열리는 날이면 재학생뿐만 아니라 동문들까지 가세해 잠실벌이 붉은 물결로 물든다. 오존학번의 첫 해는 학생대표를 직접 뽑는 학생회 선거와 2학기 기말고사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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