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약점 점검, 학습계획 수립 ‘계기’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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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내년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응시할 ‘전국단위 모의고사’의 일정과 출제범위가 모두 공개됐다. 

현재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연중 여섯 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모의고사에 응시함으로써 자신의 실력을 점검할 기회를 갖는다.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뜻하는 학평이 3월·4월·7월·10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뜻하는 모평이 6월과 9월에 걸쳐 각각 실시된다.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2020학년도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범위·시행일정’에 따르면, 내년 첫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3월 학평은 3월12일 실시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울교육청이 시험을 주관한다. 

4월에는 경기교육청이 주관하는 학평이 실시된다. 날짜는 4월8일이다. 7월8일에는 인천교육청 주관으로 7월 학평, 10월13일에는 다시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10월 학평이 각각 치러진다.

교육청이 아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 모의평가(모평)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6월과 9월에 나눠 두 차례 실시될 예정이다. 6월 모평은 6월4일, 9월 모평은 9월2일 진행된다. 

학평과 모평은 어디까지나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다. ‘실전’ 격인 2021학년 수능은 모든 모평과 학평 종료 후인 11월19일 실시된다. 

수험생들은 시험에 따라 출제범위가 바뀐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첫 시험인 3월 학평에서는 과탐Ⅱ과목이 출제되지 않고, 국어·수학·영어도 고2까지 배운 내용이 출제되는 등 출제범위가 다소 좁다. 서울대 인문계열 등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필수 응시해야 하는 제2외국어/한문도 출제되지 않는다. 9월 모평이 돼서야 처음으로 전체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되고, 제2외국어/한문 등도 제외되지 않는 등 수능과 동일한 형식의 시험이 치러진다. 이처럼 각기 다른 시기별 출제범위를 잘 살펴야 보다 효율적으로 시험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 6회 실시되는 전국단위 모의고사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등급과 백분위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할 수 있는 데다 학습 취약점도 진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국단위 모의고사를 통해 파악한 자신의 강점·약점을 기반으로 학습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특히, 내년은 수능 출제범위에 다소 변화가 있는 해다. 국어의 경우 문법 영역이 언어와 매체 중 언어로 바뀌고, 수학의 경우 가형은 기하를 출제 범위에서 제외하며, 나형은 수학Ⅰ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이 추가되는 변화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출제범위가 달라지면 그에 따라 문제도 다소 변할 수밖에 없다. ‘연습’ 단계인 학평·모평의 중요도는 한층 높아진다.

동일한 전국단위 모의고사지만, 보다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모평이다. 수능과 보다 더 가까운 성질을 띤다는 점에서다.

학평과 모평의 차이는 크게 △주관 기관 △시험 참가 대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평은 고3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평은 재학생을 넘어 졸업생도 그 대상으로 한다. 

수능도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응시하는 시험이기에 재학생만 참여하는 학평보다는 모평의 중요도가 높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모평은 한발 더 나아가 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이라는 점으로 인해 직접적인 ‘난도 조정’에도 활용된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도 주로 모평을 통해 선을 보이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9월 모평이 특히 중요하게 다뤄진다. 졸업생 중에서도 ‘상위권’에 대거 자리하는 ‘반수생’들이 본격 투입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대학을 다니다 재수험에 뛰어드는 반수생들은 통상 1학기를 마치고 수능을 준비하기에 여름방학 이후에 실시되는 9월 모평부터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모평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대적인 의미일 뿐 학평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졸업생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재학생들은 네 차례 더 기회가 주어지는 학평을 학습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학습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평은 수능 적응력을 제고하고, 교사·학생·학부모에게 진로진학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치러지는 시험”이라며 “그간 학평은 학력진단과 성취도 분석을 통해 수험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신장하는 데도 일조해 왔다”고 했다. 

네 차례 치러지는 학평 중에서도 3월 학평이 특히 중요하다는 평가다. 2021학년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과 처음 실력을 겨루는 시험이라는 점에서다. 이 소장은 “첫 시험에서 얻은 자신감은 수험기간 내내 큰 힘이 될 수 있다. 첫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까지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서 있는 출발점이 어딘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시험”이라고 했다. 

중요도가 높은 모평 가운데 6월 모평은 ‘학습 계획 진단’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간 열심히 공부했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공부 방법이나 계획을 바꿔보는 것이 좋다. 상위권 수험생은 신유형이나 고난도 문항을 집중적으로 공략, 학업역량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중위권 수험생은 오답을 충분히 분석해 약점을 채워 나가야 하며, 하위권 수험생은 기본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6월 모평 이후로는 인터넷 강의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6월 모평에 등장한 문제 유형을 본뜬 ‘EBS 변형 문제’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변형 문제와 인터넷 강의를 통해 확실히 채워가야 한다”며 “다만, 무분별한 학원 강의는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6월이면 수능까지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 꼭 필요한 강의만 듣고, 개별 학습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월 모평은 시험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수시모집 지원전략 판단 기준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험이다. 수시모집에서 폭넓게 활용되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살피고, 향후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들을 파악해 6장의 수시모집 원서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9월 모평 결과에 따라 수능최저학력기준 총족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된다면 지원을 피하고, 정시모집에서 지원·합격이 가능한 곳에는 수시모집 원서를 넣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대입전략 수립의 원칙이다. 

물론 시험 성적과 난도 등을 확인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소장은 “9월 모평과 수능의 난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9월 모평은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이 대부분 참여하기에 실제 수능에서의 내 위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약점을 점검하고 남은 수능까지의 학습 계획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조언을 새겨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장은 “모의고사는 어디까지나 모의고사다. 결과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취약점을 진단하며, 추후 학습계획 수립에 활용한다는 모의고사의 본래 의미를 기억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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