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키투스의 ‘연대기' ‘로마제국 쇠망사’로 문명을 떨친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은 “모든 문장이 심오한 통찰력과 생생한 묘사를 담고 있는 불멸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철학이야기’, ‘문학이야기’로 유명한 윌 듀란트는 작가를 “가장 위대한 역사가의 반열에 올릴 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렇듯 격찬하는 작품은 ‘게르마니아’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타키투스의 ‘연대기(Annales)이다. 로마시대에 정치가, 역사가, 문학가로 활동했던 타키투스는 이 책에서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서거(서기 14년)에서 네로 황제의 사망(서기 68년)까지 약 55년간의 로마 제정 초기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타키투스는 서두에서 증오나 당파성, 선입관 없이 역사를 공평하게 해석하고 기술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이를 저술하는 역사가의 사고와 이해가 녹아들 수 밖에 없다. 타키투스의 ‘연대기’는 단지 그같은 이유로 작품의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기보다는 그가 써내려간 문체와 기교가 역사적 사실을 희생시킬 만큼 뛰어나기 때문에 노파심을 들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 범우사 냄, 값 28,000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봉순이 언니’로 잘 알려진 공지영씨가 7년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 등단 17년, 세상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통찰로 한 문장 한 문장 읽는 이를 매료시키는 공지역 작가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 공지영은 이번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통해 삶과 죽음, 선과 악, 죄와 벌, 그리고 사랑과 용서라는 인간에게 주어진 오랜 질문을 깊이 있게 아우르며 자신의 문학적 영역에서 한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어린시절 아픔으로 냉소적인 삶을 살아가는 대학교수 문유정,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세 명의 여자를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정윤수. 그 둘은 처음의 만남에서부터 서로 닮은 서로의 모습을 알아본다. 두 사람은 세상의 마지막 시간을 대하듯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고 서로의 모습을 통해 애써 외면했던 자기 내면에 있는 어두운 방을 비로소 찬찬히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푸른숲 냄, 값9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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