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교협 중심으로 가칭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구성 추진
전문대 내 평생직업교육 관련 협의체 다양…‘후진학 선도형’ 사업 대학, 대학의 평생직업교육체제 사업 참여 대학, 전문대 평생교육원 등
전문대교협, 전문대 평생직업교육 논의 ‘중심축’ 필요하다는 주장
협의회 기능‧참여주체 ‘중복’ 우려도 존재…향후 논의에서 풀어야 할 숙제

2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평생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27일 협약식에 참석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첫번째부터 국평원 심한식 평생‧직업교육정책본부장, 임숙경 대외협력실장, 신종수 기획경영혁신본부장, 윤여각 원장. 사진 왼쪽 다섯 번째부터 전문대교협 남성희 회장, 이보형 사무총장, 한광식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오병진 기획실장.
2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평생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27일 협약식에 참석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첫번째부터 국평원 심한식 평생‧직업교육정책본부장, 임숙경 대외협력실장, 신종수 기획경영혁신본부장, 윤여각 원장. 사진 왼쪽 다섯 번째부터 전문대교협 남성희 회장, 이보형 사무총장, 한광식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오병진 기획실장.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협의체가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을 중심으로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 관련 기관, 단체들을 한 데 모으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정부 재정지원사업이나 평생교육원을 중심으로 협의 테이블을 만들어 온 전문대가 새로운 거버넌스의 등장으로 평생직업교육 대표 기관으로 부상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문대학 혁신방안’을 통해 평생직업교육 기관으로서의 전문대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대에서도 평생직업교육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지역의 학습자들이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해 직업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아갈 길이라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2019년 열렸던 교육부와 전문대교협 정책 공동 TF에서도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 전담기관 역할을 정립하는 게 가장 핵심적인 논의 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 사회에서 평생직업교육 전반에 대한 논의를 전담하는 조직은 없다시피했다.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에서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에 대한 연구를 하거나 관련 정책 도입을 전문대교협,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에서 주장하기도 했지만 다른 전문대 현안들도 동시에 대응하며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논의를 한 데 모을 협의체 구성이 전문대 내에서 전개되고 있다. 전문대교협 산학교육혁신연구원과 평생직업교육 관련 국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 기반 협의체인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3유형협의회(이하 3유형 협의회), 전국전문대학LiFE사업단협의회(이하 라이프사업단협의회), 그리고 일반대‧전문대 평생교육원장의 협의기구인 한국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이하 평생교육원협의회)가 하나의 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협의체 구성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전문대교협 산학교육혁신연구원이다. 연구원은 가칭 ‘전문대학 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를 설치해 전문대를 지역의 평생직업교육 허브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대학 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가 분산돼 있던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 논의를 한 데 모으고, 정부 및 지자체와 전문대의 연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광식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은 “현재 전문대가 평생직업교육 부분에 있어 겪는 어려움의 하나는 평생직업교육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며 “전문대가 평생직업교육 거점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근거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평생직업교육을 위해서는 지역과의 협력은 필수이지만, 개별 대학이 이를 해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개별대학이 광역자치단체 수준의 기관과 협력을 맺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문대교협과 3유형 협의회, 라이프사업단협의회, 평생교육원협의회가 힘을 합쳐 하나의 협의체를 구성하면, 일관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고 필요한 정책과 제도적 지원은 무엇인지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또한 전문대교협을 중심으로 권역별 또는 단위 대학 간의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의에 참여한 협의체들도 취지에는 동의하며 협의체 구성 논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특히 김진배 3유형협의회 회장(연성대학교 산학협력단장)은 새롭게 구성할 협의체의 역할이 전문대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의 경우 지역과의 협업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이다. 비단 사업뿐 아니라, 전체 전문대 차원에서도 지자체, 지역 내 평생교육기관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협업하는 기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런 취지에서 협의체 구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호 평생교육원협의회 이사(경기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장)도 “우리 협의회의 전문대, 일반대 모두 전문대 평생직업교육 협의체를 새로 구성하는 데 있어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김경화 라이프사업단 실무자협의회 회장(동의과학대학교 미래평생교육사업단장) 역시 협의체 구성의 큰 방향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간 정부 재정지원사업이나 평생교육원을 중심으로 협의 테이블을 만들어 온 상황에서 새로운 거버넌스는 자칫 ‘옥상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복’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협의체가 사업 기반 협의체, 평생교육원 협의체로 돼 있어 대학의 중복 참여 문제가 있고, 기존 협의체와 새로운 협의체 간 기능이 겹치는 것도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이미 각각의 목적을 가진 협의체들이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부분을 논의하는 새로운 협의체가 등장한다는 것은, 기능적으로 중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대 관계자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지역과의 협력인데, 도리어 지역의 협조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지자체가 지역 내 모든 전문대와 협력할 수는 없을 것인데, 사실상 협의체에 들어오지 않는 전문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새로운 협의체가 제 기능을 다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의체가 기존 협의체의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기능 중복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승호 이사는 “새로운 협의체는 과거 대학의 평생교육의 흐름이 아닌, 변화하는 산업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직업교육’에 초점을 맞춘다면 전문대학 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만의 새로운 길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 대학의 평생교육은 취미, 여가활동에 보다 집중돼 있었지만 이제는 평생교육 분야에서도 수강생들이 새로운 직업 변화에 대응하고 취업까지 연계될 수 있는 직업교육의 의미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4060세대들이 직업교육도 받고 취업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전문대 평생직업교육이 되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협의체가 된다면 (기존 협의체 기능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학의 중복 참여 문제에 대해 한광식 원장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라, 새로운 협의체에 참여할 대표자를 어떻게 정할지는 앞으로 의견을 수렴하며 의논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한광식 원장은 또 협의체 구성의 강력한 의지를 밝히며 전문대 사회의 관심과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27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우선 전문대와 국가, 그리고 지역의 협력 네트워크를 마련했다. 향후 전문대 평생직업교육 신규 사업을 발굴해 유치하고, 그간 전문대가 평생직업교육을 실시하며 이뤄온 성과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국회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네트워크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약한 대학까지 협의체의 지원 활동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의에 집중해 협의체 구성 논의를 진행하겠다. 이러한 대의에 전문대 전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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