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세이] 서울 소재 대학으로 편입을 원하는 지방소재 대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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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많은 지방 소재 대학의 재학생들이 서울 소재 대학으로 편입을 꿈꾸고 있다. 졸업장에 찍히는 출신 대학을 바꾸고 싶기 때문이다. 친구 아들 A군도 그랬다.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아 대기업 계열의 지방 소재 대학 공과대학에 진학했다. 학교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2학년을 마친 후 휴학하고 편입을 준비했다. 강남의 편입학원을 다니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1년간 열심히 공부했지만, 편입에 실패했다.

필자는 A군의 1년간의 비용과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성취할 수 있었을 것이리라. 불합격의 좌절감을 맛보지 않아도 되고, 기업에서 필요한 역량도 개발하고, 시간도 절약하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도 갖게 됐을 것이다. 그런 경험은 A군을 한 단계 더 성숙시켰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실패는 앞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살아남아 도움이 될 수 있다.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도전하는 용기를 가졌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편입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의 맛을 느끼고 공부하는 방법을 새롭게 깨달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넘고 극복해야 할 산이 하나 더 늘어났을 뿐이다.

반면에 ​지인의 딸 B양은 고등학교 성적에 맞는 대전의 한 사립대학에 진학했다. 그 대학은 국내에서 2년, 외국 자매 대학에서 2년을 수학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마친 그녀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컨설턴트로 취업, 여의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필자의 먼 친척 동생인 C군. 그는 충북의 읍 단위의 사립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지역의 국립대학 C대학의 농과대학에 진학했다. 동물 사료를 공부한 그는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사료 기업에 합격, 근무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으로 편입한다면 그만한 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무모해 보여도 젊은 시절에 도전하는 태도는 칭찬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지방에 사시면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다면, 서울로 편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편입으로 얻는 편익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은 의무적으로 그 지방 소재 대학 출신자를 일정 비율로 채용해야 하고, 지방 산업단지의 기업들은 그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어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할 때,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이 다소 유리하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기업은 어느 학교 출신이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채용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필요한 경험을 갖고 그 기업에서 접하는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돼야 한다. 이것은 어느 대학 출신이라는 포장만으로는 어렵다. 포장을 벗겨냈을 때 실제 활용 가치가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편입을 생각하기 이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일하고 싶은 기업을 생각하고, 그 기업이나 직무에서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준비하는 것이다. 사회적 역량이라면 사회적 역량을 준비하고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면 전공을 깊게 공부하면 된다.

중국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은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최고의 인재’보다 ‘최적의 인재’를 뽑으라고 늘 당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최고의 학벌보다 한 두 단계 아래의 학벌을 선호했다고 한다. 필자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이름으로 포장되는 인재가 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면, 대학보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고권한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못됐다 해도,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입을 꿈꾸는 학생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것은 자기 몫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재와 매우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장차 대학 졸업 후에 임금을 주는 곳은 대학이 아니라 기업이라는 것도 명심하자.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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