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목 `노래로 보는 한국사회' 인기

성공회대가 `노래듣고 울어보기', `걸어서 등교하기' 등 유별난 과제를 수행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이색적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9일 성공회대에 따르면 2004년 개설해 다섯번째 학기를 맞은 교양과목 `노래로보는 한국사회'는 올해도 수강신청 개시 10분만에 정원(70명)을 모두 채웠을 정도로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 수업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다른 강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색적인 리포트 때문이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우선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던 경험을 글로 써서 과제로 제출해야 한다. 만일 노래 때문에 울어본 적이 없는 학생이라면 눈물을 흘릴 만한 노래를 구해보거나 아니면 눈물까지는 흘리지 않았더라도 노래를 통해 감동을 받은 경험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군대시절 얼차려를 받으며 불렀던 `어머님의 은혜'나 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한 그룹 GOD의 `어머니께' 등을 통한 개인적 경험을 털어놓는가 하면 노동자인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그룹 `천지인'의 민중가요 `청계천 8가'로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그 동안 차를 타고 다니던 등교길을 걸어본 뒤 느낀 점을 리포트로 작성하거나 `전태일 평전'과 반전 만화 `맨발의 켄'을 읽고 독후감을 써 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수업 진행방식도 평범하지 않다. 강의실에서 노래를 듣거나 불러보고 노래 속에 담긴 사회상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50년대의 `홍콩아가씨'(금사향)와 60년대의 `노란 샤쓰입은 사나이'(한명숙)를 비롯해 70년대 `해뜰날'(송대관), 80년대 이후의 `아 대한민국'(정수라)과 `발해를 꿈꾸며'(서태지와 아이들)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가요들도 수업에 등장한다. 단편영화 음악감독 겸 작곡가로 활동 중인 강사 이지상(41)씨는 "이상한 강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회와 노래라는 두가지 주제를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는 수업"이라며 "학생들이 처음에는 재미삼아 들어 왔다가 차츰 진지하게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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