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있지 않은 것처럼. 명상시인이자 번역가인 류시화가 온화한 시어로 우리를 위로한다. 가슴 뜨거운 자들이 여기에 화답한다. 대학생들은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류시화를 택했다. 24.6%의 환호 속에 7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한국 시단에서 대학생들로부터 이토록 지극한 사랑을 받는 이가 또 있을까. ‘서시’ ‘참회록’의 시인 윤동주 역시 청춘의 영원한 우상임을 새삼 확인케 했다. 득표율 12.6%로 2위에 랭크. 3위는 7.6%를 획득한 ‘진달래꽃’의 김소월. 지난해와는 달리 이 둘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 소설가 소설가와 보수진영의 논객, 이 둘 사이를 오가던 이문열이 얼마전 문학 외적인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창작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학가 역시 돌아온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게 변함없는 환대를 표시했다. 응답자 가운데 16.9%가 이문열을 문단 정상의 자리에 앉혔다. 6년 연속 1위에 뽑혔다. 신간 ‘장외인간’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이외수가 14.3%로 2위. 지난해보다 순위가 한 계단 올랐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10.1%로 3위를 차지했다. ■ 영화배우 배우들에게서 더 존경받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감격의 레드 카펫을 밟았다. 응답자 가운데 13.8%가 그를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지목했다. 이는 그 해 인기몰이가 곧바로 순위 자체로 이어지던 예년의 결과에 비춰본다면 극히 이례적인 경우. 지난해보다 순위가 두 계단이나 뛰었다. 2위는 9.7%를 득표한 장동건. 지난해의 히로인 ‘올드보이’ 최민식은 9.5%로 3위. 2위와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 영화감독 ‘친절한 금자씨’가 주저없이 박찬욱을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감독 자리에 추대했다. 응답자 가운데 36.6%가 그렇게 답했다. 2년 연속 1위 기록이다. ‘웰컴 투 동막골’ ‘박수 칠 때 떠나라’ ‘한반도’ 등 화제작 세 편의 공통점은 바로 장진. 한국 영화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장진이 18.3%로 2위에 랭크. 3위는 스케일이 큰 강제규의 차지. 득표율은 9.2%였다. ■ 탤런트 순위 부침이 이 곳보다 더한 곳이 또 있을까. 선두권 명단을 죄다 다시 썼다. 올해의 히어로는 김태희. 대학가를 설레게 한 연기자 1위로 응답자 가운데 6.2%가 그녀에게 표를 던졌다. 2위 자리는 한 방송사의 ‘~순이’ 시리즈 드라마 중 하나에 출연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한 뉴페이스 현빈이 차지했다. 획득한 표는 5.6%. 장동건은 3.9%를 기록하며 3위로 선두권에 이름을 남겼다. ■ 가수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이 비를 소개하는 별도의 기사를 실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대학가 역시 비의 행로에 갈채를 보냈다. 응답자 가운데 13.5%가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로 비를 꼽았다.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오르는 순간이다. 2위는 8.4%의 보아가 차지했다. 서태지는 득표율 4.8%를 기록하며 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역시 이들 3인방의 순위는 동일했다. ■ 개그맨 천하제패. 유재석이 재차 확인 도장을 찍었다. 매년 엎치락뒤치락 신동엽과 벌이던 선두 다툼을 그저 한 토막의 추억으로 기억하게될 모양이다. 지난해 판세가 올해 역시 고스란히 반복됐다. 2위와의 격차 또한 현격하다. 응답자 31%가 상대를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선수’로 유재석을 꼽았다. 2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밟았다. ‘맞수’ 신동엽은 12.8%를 기록하며 2위에 머물렀다. 3위는 5.7%의 김재동. ■ 운동선수 국내 프로축구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이 대학가에서도 단연 화젯거리. 응답자 가운데 33.8%가 우리나라 최고의 운동선수에 맨U 박지성을 지목했다. 지난해 선두 자리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던 박찬호는 순위가 한 칸 내려갔다. 21% 득표로 2위. 최근 고려대에 재입학한 ‘축구천재’ 박주영은 11.7%로 3위에 기록됐다. ■ 만화가 이현세는 한 마디로 신화이자 종교다. 그의 숭배자들이 대물림해가며 매년 신입생들을 물들여놓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설문 결과가 매년 이리 같을 수는 없다. 줄곧 1위다. 응답자 가운데 27.2%가 ‘천국의 신화’ 이현세를 정상의 자리에 모셨다. ‘오 한강’의 허영만이 돌아왔다. 12.8%를 득표하며 2위에 안착했다. ‘순정만화’의 강풀이 10.7%를 얻어 3위. ■ 아나운서·MC ‘MBC 100분토론’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을 진행하고 있는 손석희가 지난해 ‘MBC 뉴스데스크’의 김주하에게 빼앗겼던 1위 자리를 곧바로 되찾았다. 응답자 가운데 12.8%가 손석희를 다시 정상에 올려놨다. 2위는 8.7%를 얻은 강수정. KBS 오락프로인 ‘해피선데이’ 출연 등 본의 아닌 외도가 인기몰이에 한몫 했다. SBS의 정지영은 이 보다 0.5%포인트가 적은 8.2% 득표로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 ■ 언론인 손석희에 대한 대학가의 지지는 압도적이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6.3%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으로 손석희를 꼽았다. 게다가 이러한 결과가 4년 연속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아나운서․ MC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까지 했다. 2위는 ‘MBC 뉴스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엄기영. 응답자 7.8%가 응원했다. 명지대 석좌교수인 박권상 전 KBS 사장이 3.6%로 3위. ■ 경제인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인기는 가히 상상을 불허한다. 인기 정도가 매년 갱신되고 있다. 올해 역시 13개 부문에 걸쳐 진행된 인물 선호도 조사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1997년 삼성 불법 대선자금 제공 의혹을 검찰이 수사중인 와중임에도 득표율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건희 회장은 응답자 가운데 과반수가 훨씬 웃도는 60.6%의 몰표를 근거로 여유있게 고지를 밟았다. 2위는 11.6%를 득표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안철수연구소 대표가 김철수로 바뀌고 이제 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거는 대학가의 기대감은 여전했다. 7.9%를 얻은 안철수가 3위. 선두권 순위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 ■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쁨만큼이나 근심 또한 크다. 2001년부터 내리 3년을 선두로 질주하던 노대통령이 지난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인기도가 추월 당했기 때문이다. 올해 또한 박대표와의 승부가 간발의 차이로 갈렸다. 격차는 0.4%포인트에 불과했다.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이럴 때 쓰는 문자다. 노대통령은 응답자 가운데 16.4%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정상의 자리를 재탈환했다. 선호도 조사 실시 이래 정치인 부문에서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최초로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박대표는 16%를 득표,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12%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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