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국제학생 등록률이 지난 2년간 이어지던 감소세를 멈추고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는 조사 발표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국 국제학생 등록률 조사결과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이 9.11사태 이후 국제학생의 감소를 우려했으나 이제 미국 대학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국제학생 등록률에 대한 이러한 낙관적인 시각은 학생비자 발행 수와의 불일치로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영사관이 발행한 학생비자인 F-1 비자 발행 수가 지난 한 해 동안 27만 3,870건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나 여전히 9.11사태 이전보다 2만 건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비자 발행 수와 발표된 국제학생 등록률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일부 학생들이 미국 학생 비자를 발급받았지만 고국을 떠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미국 대신 다른 국가로의 유학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또 F-1 비자는 미국 대학에 이미 등록돼있는 학생에게도 발급되기 때문에 미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에 발급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조사된 등록률 수치 또한 학생들의 대학 등록 패턴의 변화를 반영하기에 완벽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국제학생들은 미국에 1년 이상 거주하기 때문에 비자 정책의 변화와 학생들의 등록 패턴을 반영하는 데는 2~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이 국제학생 유치를 위해 최근 더욱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미국 국제학생 등록률이 회복됐다는 조사결과의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을 한층 부추기고 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영국의 국제학생 등록률은 28% 증가했으며 호주의 경우 42%,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46%, 81% 증가했다.
미국 학생 비자 수의 감소는 무슬림 인구에서 가장 급격하게 나타났다. 1997년에서 1998년까지 아랍 에미레이트 출신 학생 수는 75.6%나 줄었으며 오만 출신 학생 수는 60.9%, 모로코와 방글라데시 출신 학생 수는 각 60.1%와 55.4% 하락했다.
하지만 9.11사태 이후 강력해진 보안 조치가 무슬림 학생들의 감소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도 미국 학생 비자 발행 수가 21% 감소했다. 학생 수 감소가 두드러진 시기는 유럽 국가들이 고등교육과 관련 화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점과 일치한다. 유럽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많은 미국 대학들이 우수한 유럽학생들이 석박사 과정을 미국대학이 아닌 유럽대학을 선택할 것을 우려했었다. 예외적으로 중국과 인도, 한국 학생들의 미국 비자 발급 수는 동기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비자 발행 패턴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대학원연합 데브라 W. 스튜어트 회장은 “9.11사태 이전으로 학생 등록률이 돌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교육협회 빅터 C. 존슨 회장은 “국제학생 등록률은 국제학생들이 미국대학에 등록함으로 인해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직접 관련되는 만큼 국제학생 유치를 위해 법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학생비자를 받기 위해 인터뷰가 필수적이라는 부분을 지적하며 보안을 위해 반드시 인터뷰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사이드하이어에듀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