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43개大 “양적 증가에만 치우쳐” 반성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양국 대학 총장들이 서울에 모여 대학간 교류를 확대,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중국 교육부는 25일부터 3일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중 대학총장 포럼’을 개최하고, 양국 대학간 교류를 강화하자는 의지를 담은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포럼에는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신라대 등 23개 국내 대학과 북경대, 길림대, 청화대 등 중국측 대학 20개 대학의 총장과 부총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에 참석한 양국의 43개 대학들은 서울선언문을 통해 ▲국제교류 기반 구축 ▲양국 지도자 육성에 공동 노력 ▲연구교류 통한 동아시아 연구 역량 강화 ▲이해와 신뢰 구축으로 동아시아 문화발전에 기여하기로 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수교 이후 양국 대학간 교류가 양적인 면에 치우쳤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한국 대학측 대표로 참석한 한승주 고려대 총장은 26일 기조발표에서 “수교 이후 15년간 대학간 교류도 늘어나 중국의 한국인 유학생은 6만여명, 한국내 중국인 유학생은 2만여명으로 늘어났다”며 “이제는 양국 대학간 교류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대학의 미래와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시간에는 양국 대학 교류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양국 대학간 공동학위제 ▲커리큘럼 공동개발와 교육내용 표준화 ▲연구교류확대 ▲다자간 협력체계 구축 ▲학문분야별 교류 확대가 필요하단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김병관 아주대 대외협력처장은 “공동연구 프로그램과 교수 상호방문, 연구실간의 교류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리옌쑹 북경대 국제교류처장도 “양국은 학생들의 공동배양과 함께 자연과학, 응용과학 연구, 산학연 협력에서도 협력할 게 많다”고 말했다.

양국 대학간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서 이번 ‘한중 대학총장 포럼’을 정례화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대학측 대표 조치펑 길림대 총장도 “양국 대학간 교류협력은 늘어난 이런 교육문화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있는 때에 열린 이번 포럼은 양국 대학간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양국간 교류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수 있도록 총장간, 국제교류담당자간 정기적 포럼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중 대학총장 포럼’은 양적으로만 팽창돼 왔던 양국 대학간 교류를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양국대학간 교류는 어학연수 위주로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 아울러 대학 평가를 목적으로 수적 증가에 집착하는 모습을 모여온 게 사실이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차오궤신 중국 교육부 국장은 “서울선언문 내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고, 우리 교육부 관계자도 “중국 교육부와 협의해 교류강화 방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중 대학총장 포럼 이후, 질적 교류를 담보할 후속 대책이 각국 정부차원에서 마련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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