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 쓰여진 시고 외 유물 140여점
성균관대 박물관(관장 조선미)은 위암 장지연 선생의 증손녀 장남수 여사(77)가 선생의 시고(詩稿)를 포함한 유물 140여점을 기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장 여사는 10일 오후 총장실을 방문, 서정돈 총장에게 유물을 전달하고 기증식을 가졌다.
장 여사는 "성균관대가 조선시대 성균관의 맥을 이은 정통 민족대학인만큼 유물의 가치를 잘 알고 애착을 가질 것 같다"며 "손상되지 않게 보존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에 기증된 장지연 선생의 시고는 1916년에 쓰여진 것으로 농은 김병언 선생에게 보낸 것이다.
암울한 시대에 벼슬을 내던지고 은거한 김병언 선생의 행실을 칭찬하며 속세에 빌붙은 매국노들을 질타하는 내용이다.
▶ 이번에 기증된 위암 장지연 선생의 시고
장 여사는 위암 선생의 시고 외에, 남편인 서예가 효남 박병규 선생(1994년 작고)의 유작 40여점과 다수의 조선시대 유물을 기증했다.
박병규 선생은 사육신 박팽년의 후손으로 스승 없이 홀로 작품 활동을 해 특정 사조나 학파에 매이지 않은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장 여사는 박선생의 유작 40여점을 족자 형태로 표구해 기증했다.
이번 기증품 가운데 특히 이채로운 것은 조선 정조시대에 사용된 홍립(紅笠, 무관이 쓰던 붉은 갓)으로 박병규 선생의 선조 박광석이 안변부사로 재직할 때 사용한 것. 성균관대 박물관 김채식 학예사는 "보존상태도 좋고 실제 사용자가 밝혀진 홍립은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강세황·정경세 선생의 간찰집과 신익희 선생의 휘호 등이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김대식 학예실장은 "기증자가 여러 대학의 박물관을 둘러본 후 성균관대 박물관을 높게 평가해 기증처로 선정했다"며 "이번 기증을 계기로 성균관대 박물관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균관대 박물관은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 이번 기증품에 대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