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민 전남대 기획조정처장, “공유대학 통한 교육 경험과 노하우 공유”
최성범 강릉원주대 기획협력처장, “뉴노멀 자체가 곧 혁신”

주정민 전남대 기획조정처장이 세션1에 대한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주정민 전남대 기획조정처장이 세션1에 대한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22일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 주최·주관으로 열린 ‘2020 대학혁신지원사업 Webinar 컨퍼런스’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의 발표 이후 곧바로 주제 토론이 이어졌다. 주정민 전남대 기획조정처장, 최성범 강릉원주대 기획협력처장이 토론에 참여해 조 이사장이 발표한 ‘뉴노멀 시대의 대학교육혁신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주 처장은 먼저 대학 혁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주 처장은 대학이 마주한 환경변화는 크게 3가지로 진단할 수 있다며, ‘입학정원의 급속 감소’ ‘온라인 콘텐츠의 확산’ ‘세대 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대학 환경 변화’를 지목했다.

입학정원 감소에 관해서는 국내 대학들이 국내 고교 졸업자만 대학 진학 대상으로 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주 처장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한 사람이 7번 정도 직업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중장기적으로 일반인 대상까지 (입학 대상을) 확대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이 평생교육체제를 구축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해외 입학 자원도 언급했다.

주 처장은 기존 오프라인 대학들이 축적된 경험과 대학 강의의 이점을 살려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 처장은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대다수의 수업이 블렌디드 러닝(혼합형 학습)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예측 속에서 주 처장은 “대학의 경쟁자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콘텐츠들이 될 것”이라며 “공유대학을 통해서 대학 사회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극복방안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세대 변화에 발맞춰 유연한 교육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처장은 세계 주요 대학의 변화도 눈여겨봤다. 미네르바대학은 학생들이 고정된 캠퍼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7개 나라를 돌며 문제 해결형 실습에 매진한다. 프랑스 에꼴42는 교수·교재·졸업장이 없고 대신 매일 14시간씩 강도 높은 코딩 수업을 진행한다. 싱가포르 난양공대는 플립 러닝과 토론 수업을 잘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출석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럼에도 난양공대는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올해 발표한 ‘개교 50년 미만 대학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주 처장은 “국내 대학도 이들 대학처럼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 흐름에 맞는 인재 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 대학들이 시대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시공간의 경계는 물론이고 학과와 전공의 경계도 과감하게 허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이를 위한 필수 사항으로 공유대학과 공유 콘텐츠의 보강, 대학 교육현장이 현장 밀착형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 등이 언급됐다. 주 처장은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를 만날 수 있고, 꽃은 꽃잎을 버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며 “대학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변화를 시도해야 혁신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범 강릉원주대 기획협력처장은 “뉴노멀 시대의 교육은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최성범 강릉원주대 기획협력처장은 “뉴노멀 시대의 교육은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최처장은 대학의 본질부터 짚었다. “대학에서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의식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이 연구로 문화를 창조하고, 교육을 통해서 문화를 전수하며 봉사로 나눔의 가치를 구현하는 곳이 돼야 한다”는 게 최 처장이 생각하는 대학의 역할이다. 

최 처장은 “낡은 기준을 없애는 것 자체가 ‘혁신’이라고 본다”며 “무엇보다 올해 경험을 반추하며 성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학습보다 출결을 어떻게 체크할지부터 걱정하는 대학의 현실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제라도 기존의 평가 시스템을 바꿔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최 처장은 “교육 운영 시스템이 바뀌어도 학생 스스로가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 학생들의 생각을 주의 깊게 듣고 고민해야 한다”는 말로 토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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