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연세대 연합포럼…혁신성과 공유의 장 확보, 협력 체제 구축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와 연세대학교(총장 서승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패러다임 혁신 사례’를 중점으로 ‘제2회 대학혁신 연합포럼 : Korea-Yonsei 혁신 사례 공유’(이하 연합포럼)를 개최했다. 이번 연합포럼은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 속에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대학 혁신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연합포럼은 고려대 대학정책연구원‧혁신지원사업운영팀과 연세대 기획실이 주관하고, 양교 4개 캠퍼스 대학혁신지원사업단이 공동 주최했다.
올해 연합포럼에는 고려대 서울캠퍼스, 연세대 신촌캠퍼스뿐만 아니라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연세대 미래캠퍼스(원주)도 함께했다. 지난해 1월 열린 제1회 연합포럼에는 서울 본교만 참여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26일 오후 1시 30분부터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연합포럼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유튜브 실황 중계로 청중들을 맞이했다. 서승환 연세대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대학들은 교육 패러다임의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대학 간 공유와 협력을 통해 불확실한 교육환경에 대응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뉴노멀 이끄는 힘은 디지털 ‘향상’이 아니라 ‘혁신’ = 연합포럼의 첫 발표는 김홍진 네이버 클라우드 전무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김 전무는 ‘New Normal을 이끄는 디지털 혁신의 성공 전략’을 주제로 뉴노멀 시대 디지털 변화 흐름과 그에 따른 대응에 대해 발표했다.
김 전무는 “디지털 발전을 기반으로 ‘혁신’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시스템을 창출하고 도입해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면서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혁신이 아니라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향상’이나 ‘개선’에 그친 경우가 많음을 경계한 것이다. 김 전무는 “기업이든 대학이든 성장 모멘텀을 발견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고유의 가치는 뒷전으로 둔 채 (성장) 리스크를 대비하지 않으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 전무는 성공적인 ‘디지털 기반 뉴노멀 대응’을 위해 가장 먼저 소통의 변화를 주목했다. 기업이라면 소비자에게, 대학이라면 학생에게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김 전무는 “대학의 경우 학사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한 플랫폼 환경 구축이 실현돼야 성공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 측면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온라인화되는 개인들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전무는 “클라우드와 협업하면 갑자기 늘어난 트래픽에도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보안 체계가 무너지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다. 보안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라며 보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교육혁신이 성공해서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가 지속해서 발전의 동력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실감형 미디어 체험교육’에 도전하다 = 연세대 신촌캠퍼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실감형 미디어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김미정 연세대 학술정보원 부원장은 ‘Exploring the XR Frontier In EduTech’를 주제로 대학혁신 사례 공유에 나섰다.
연세대 신촌캠퍼스는 실감 미디어로 고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몰입형 가상 교육 환경 및 교수학습 지원을 통한 교육 수월성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향후 실감 미디어 제작 역량과 활용 능력을 갖춘 미래 융합 인재 양성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한 연세대 신촌캠퍼스의 실감형 미디어 체험교육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2019년 실감형 미디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한 1단계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실감 미디어 인프라 고도화, 프로그램 커리큘럼 다각화를 시도한 2단계를 거쳤다. 올해 3단계 사업으로는 실감 미디어를 정규 교과와 연계해서 활용하고, 연세대 국제캠퍼스에도 실감형 미디어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부원장은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생 만족도가 저조한 조사결과를 보며 “다가올 뉴노멀 시대에 대학이 생존 위기에 직면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는 떨어진 만족도 회복과 교육혁신을 위해 먼저 물리적으로 교육환경 혁신을 도모했다. VR·AR·MR 융합 XR(eXtended Rearlity), 홀로그램 등 수용자의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광범위한 실감 미디어 환경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실감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중 27%가 ‘매우 만족한다’, 48%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김 부원장은 “학자들 말처럼 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대학교육 역시 이전의 오프라인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실감 미디어 체험교육 인프라가 교육 기반이 된다면 앞으로의 고등교육 패러다임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부원장은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만 반영한 블렌디드 하이브리드 교육이 일반화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실감 미디어로 새로운 경험과 관점을 제시하고 핵심기술을 활용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들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대학교육 혁신의 시행착오와 성과를 공유하며 상생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과보다 과정이 핵심인 ‘학생성공’ = 고려대 서울캠퍼스 대표 발표자로 나선 김규태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은 ‘KU AI Insight Miner for Student Success’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청중들에게 “대학혁신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부터 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교육의 결과보다 과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서울캠퍼스는 “선배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 학생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을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했다. 선배들의 접근 방식을 후배들에게 알려준다면 선택의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학생지원시스템 고도화에 성공했다.
고려대 서울캠퍼스는 지능형 시스템 ‘AI 선배’를 통해 250만 건의 학사데이터를 분석했다. 해당 빅데이터로 학생들의 교양과목 선택·전공 선택 흐름을 파악해 학생 맞춤형 AI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가령 금융공학과 융합전공 과정을 들은 학생이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학점이 일정 점수에 도달했을 때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파악 가능하다.
김 처장은 “선배들이 20년간 거쳐 온 과목에 대한 수강 지도를 보면 어떤 과목을 들으면 내 진로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AI 선배’는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해 어떤 과목을 미리 공부하면 좋을지, 어떤 책을 보면 좋을지 추천해 주는 수준에 올랐다.
김 처장은 대학혁신을 ‘팀 스포츠’에 비유하며 “협력해서 혁신 방안을 세우고, 할 수 있는 만큼 도전하고, 데이터는 대학 전체의 자산임을 인지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기반 학생 지원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임현서 연세대 미래캠퍼스 미래융합교육개발원 연구교수는 ‘학생성공을 위한 학생지원 : 포스트코로나, 급변하는 교육환경’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임 교수는 “기존 대학은 정형적이고 다소 딱딱한 진리탐구와 연구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지금 대학교육은 학생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재편되는 흐름을 띄고 있다”며 운을 뗐다. 역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 문화가 대학의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사람중심의 창의인재를 기른다는 교육 목표를 가지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기반 학생 밀착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과목 연관성, 수강여부 유사정도, 학업성취도를 바탕으로 해 통합적 교과목 추천 시스템을 제작했다.
또한 최근 10년간의 △과목 △성적 △수업 △입학 △학기별 장학 데이터를 활용해서 학사 경고자 및 위험학생 그룹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 빅데이터와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학생 수요의 다양화와 구체화에 선제적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학생성공’을 위해 다각적인 학생지원에도 나섰다. 진로지도의 맥락에서 학생성공 박람회를 개최하고, 상담 다원화와 멘토링 시스템을 강화했다.
임 교수는 “여전히 AI에 대해서 연구해야 할 것들이 많다”면서도 “데이터를 쌓고, 조사하고, 모델화하는 것이 대학 역할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결국 다양한 학생지원을 통해 연세대 학생들이 진정한 ‘연세인’이 되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캠퍼스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발표를 마쳤다.
장길수 고려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은 “연합포럼은 양교의 협력 교류를 통한 지속적인 협력 거버넌스 구축과 동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 궁극적으로는 대학의 네트워크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교육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바람을 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