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는 5월 26일부터 3일간 개최
김철현 회장 “산학협력단의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 산학협력 관련 기관 이끄는 컨트롤타워 필요한 상황”

김철현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회장 (사진 = 단국대)
김철현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회장 (사진 = 단국대)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산업‧경제 구조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인재를 양성하고 대학 내 연구개발이 진행돼야 한다는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전국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와 관련 부처들은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산학협력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는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제49회 춘계 세미나를 열고 범부처 차원에서 산학협력 발전에 대한 정책과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3일 동안의 세미나를 마친 김철현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장은 “산학협력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산학 ‘협력’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산학협력단(산단)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대학의 일반적인 행정체계 하에서는 산업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고 기업과 대학이 교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산단이 그 취지에 맞게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고 LINC+ 같은 사업들로 산학협력단의 역할이 고도화됐다”고  평가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산단이 실질적인 대학교육 산업에 직접 활용되지 않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학 교육이 산업이 원하는 정확한 인재를 양성하고 동시에 실용적인 연구를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는 상태다.

김 회장은 이러한 평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산단에 주어진 과제가 더 많다고 봤다. 김 회장은 “기초 연구를 담당했던 대학들이 속도감 있게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좀 더 속도감 있는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 학부생 때부터 기업과 대학이 함께 인력을 양성해서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협력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다며 대학가에 AI관련 학과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입시 정원 미달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제대로 가르칠 교원 부족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작 해당 학과를 나와도 산업계에 어떻게 나갈 수 있을지 제시해주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구체적인 협력방안 없이는 학생들도 무조건 유행학과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김 회장은 대학의 연구가 산업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가적 어려움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인지한 정부 부처들도 산학협력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번 춘계 세미나에도 산학협력의 발전방향을 논하기 위해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 교육부, 과학기술정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전국 각 대학 산단장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김 회장은 “과거에는 교육부가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부처가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알고 협력하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범부처적으로 국가 산업 발전 차원에서 대학의 역할을 인지하고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의 인재양성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해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가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듯 부처 간 융합과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통합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더욱 기민하게 산업현장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역동적인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대기업이 주도하는 계열사 확장형‧수직적 산업형태는 지금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산업구조 변화에 정확하게 대응하기에는 수평적 산업형태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으로 연구 절차가 간소화되고 자율성이 강화된 측면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자율만 누릴 게 아니라 책임도 지는 산단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요한 부분은 연구 주체인 대학의 인식변화다. 정책과 제도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산단의 역할이다. 동시에 중앙부처 외에도 산학협력과 관계가 있는 곳과 접촉하며 정보를 교류‧협력하는 것도 산단의 역할이자 대학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이번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가 춘계세미나에 감사원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초청 강연을 준비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김 회장은 “올해 11월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들도 초청해 대학과 협업 체계를 산업적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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