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중단’ 학생, 일반대학보다 전문대학 더 많아
2019년 전문대학서 5만여명 학업중단
‘대학생활 부적응’ ‘일반대학 선호’ 등 이유

대학 진학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학업중단’을 감행하고 있다.(한국대학신문DB)
대학 진학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학업중단’을 감행하고 있다.(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학생들이 대학을 떠나고 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학업중단’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일반대학보다 전문대학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가 발행한 ‘전문대학 신입생의 학업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A대학 사례를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일반대학보다 전문대학에서 학업중단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김민선 서울시립대 교육연구객원교수는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 학업중단 문제의 심각성은 특히 전문대학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학업중단율(재적학생 수 대비 학업중단자 수) 변화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전문대학은 7.1%~7.7%, 일반대학은 3.9%~4.3%이다”며 “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전문대학의 학업중단율이 일반대학과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전문대학의 학업중단율이 일반대학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학업 기간’이다. 김 교수는 “전문대학은 학업 기간이 짧기 때문에 학업중단율이 일반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학생들은 기초 지식에 대한 충분한 탐색 없이 바로 전공 교과목을 이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또한 짧은 기간 안에 교과목 이수는 물론 현장실습 과정, 자격증 획득 등을 마쳐야 한다. 이는 자신이 진학한 대학의 학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거나 전공과 관련해 적성이나 재능을 파악할 여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일반대학 선호’가 전문대학 학생들의 학업중단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전문대학과 비교해 일반대학이 우월하다는 사회적 인식과 그와 관련해 나타나는 사회적 불평등은 전문대학 학생들의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신감과 긍지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에 전문대학을 자퇴하고 일반대학으로 편입했던 김유림 씨(36ㆍ가명)는 “사실 전문대학을 선택하는 친구들은 명확한 꿈이 있어 지원한다. 물론 성적이 안 돼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양한 자퇴 이유가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학과 자체가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둘 다 있어 추후 취업에 있어 학사학위가 더 메리트 있다고 판단해 자퇴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논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2019년 한국콘텐츠학회가 발행한 ‘전문대학 신입생의 학업중단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논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모두에서 학업중단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전문대학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신애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전문대학 학생들의 학업중단의 이유에 대해 △개인 요인 △가정 요인 △교육기관 요인 △사회 요인 등 총 네 가지로 분류했다.

김 연구원은 “먼저 개인 요인은 자신의 능력이 낮은 학생들이 설정하는 목표가 비현실적일 경우 성취를 경험할 수 없으므로 학업중단을 하게 될 위험이 높다. 특히 재학 중인 학과를 지인들에게 권유할 생각 등이 학업중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면서 “가정 형편의 경우는 가족이 대학생활을 독려하는 정도가 학업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기관 요인은 교육과정 만족도와 교육시설, 교수의 진로에 대한 비전과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정도 등이 학업중단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사회 요인으로는 대학진학이 자신의 인생에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와 배우는 지식이 삶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정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가 발행한 ‘지방대학 신입생의 학업중단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 C전문대학을 중심으로’ 논문에서도 전문대학 학생들이 일반대학 학생들과 비교해 학업을 중단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요인으로는 대학생활적응도, 가정환경, 진로정체성 등이다. 

주원식 전문대학학생처장협회장(경남정보대 학생처장)은 전문대학 학생들의 ‘학업중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주최로 지난 7월 12일 라마다프라자 제주에서 열린 ‘2021학년도 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하계 워크숍’에서 주 회장은 “2019년 전문대학 재학생 5만 2335명이 학업을 중도 포기했다. 학생들이 대학에 잘 적응해 중도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진로대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미션”이라며 “중도탈락 사유에 대해 대응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에 언급한 세 논문은 공통적으로 전문대 학생들의 학업중단을 막기 위해서는 ‘1학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전문대학 신입생의 학업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A대학 사례를 중심으로’ 논문에서는 “학업중단은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모두 포함해 자퇴자의 50% 이상이 1학년 때 발생했다”며 “1학년 1학기 시기에 신입생의 대학생활적응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해 나가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전문대학 신입생의 학업중단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논문에는 학업중단이 일반대학은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2학기까지 고르게 분포하지만 전문대학은 1학년 1학기에 무려 70%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기에 전문대학은 신입생 초기부터 학업유지를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방대학 신입생의 학업중단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 C전문대학을 중심으로’ 논문에서도 비슷한 시사점이 도출됐다. 마찬가지로 1학년 학생의 이탈 방지를 주문하면서 지방소재 전문대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사회 진출에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인식으로 일반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원인으로 내세웠다. 그래서인지 전문대학 학생들에게 미래사회는 학력보다 능력중심 사회로 가고 있으며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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