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중 평가원장, 최근 공저자로 참여한 책에서 수능 폐지 주장 “정의롭지 않은 시험”
“학자로서의 기존 견해에 불과” vs “애초에 수능 시행기관장에 오르지 말았어야” 팽팽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강태중 원장이 최근 그의 저서에서 수능을 폐기하자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예상된다. 평가원장의 업무와 학자로서의 기존 견해는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수능 폐지를 주장할 것이었으면 애초에 평가원장을 맡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7월 ‘박영사’에서 출간한 《한국 교육의 진로》라는 책에 강태중 원장은 6명의 공저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강 원장은 이 책에서 수능 폐지를 주장하며 “수능과 같은 전국 수험생들을 순위 매길 시험이 필요하다는 발상은 정의롭지 않다”고 했다. 또 “수능 점수로 대입 당락이 결정된다면 교육과정 역시 수능 고득점을 생산하기 위해 왜곡되고 부패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강 원장은 평가원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줄곧 ‘수능 확대’를 적극적으로 비판해 왔다. 지난 2018년 본지 기고에서도 그는 “수능이 공정하다고 볼 근거가 무엇인지 엄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대입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능을 확대한다는 것은 폐쇄적 대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대입 제도 가운데 수능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책에서의 그의 발언 역시 학자적 견해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공정한 수능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업무가 평가원장으로서의 일이고 학자로서 우리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별개이므로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이 출간된 시점은 평가원장으로 이미 취임한 뒤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 원장은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월 평가원장으로 취임했고, 책은 이로부터 5개월이 흐른 지난 7월에 출간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능을 신뢰하지 않는 인물이 평가원장에 오른 것부터가 잘못됐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태중 원장은 7일 본지 취재에 “취임 전 교육학자로서 입시위주 교육 문제를 걱정하며 썼던 원고였는데 취임 직후 기관을 살피는 데 바빠 책이 발간되는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강 원장은 이어 “수능은 대입 전형의 핵심적인 요소”라며 “수능을 탈 없이 운영하는 것이 평가원의 중요한 소임이라는 생각은 굳건하다. 이전 발언들도 수능을 발전시키자는 뜻을 담은 것으로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태중 원장은 중앙대 입학처장, 교학부총장 등을 지냈고 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위원장,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총괄위원장,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실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2월 제11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으로 취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