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수서 ‘2021 전문대학사무처장협의회 동계 세미나’ 개최
남성희 회장, 유재원 회장, 최종범 회장 등 관계자 100여 명 참석
전문대학 미래발전 위한 생존 방안 논의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대학은 지금 그 어느때 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 자율성과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교육 혁신을 통해 자율성을 회복하고 선진국 수준의 직업교육의 질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2일 여수 베네치아호텔리조트에서 열린 ‘2021 전문대학사무처장협의회 동계 세미나’에서 최종범 전문대학사무처장협의회장(아주자동차대 행정처장)은 개회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종범 회장은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의 질적 향상에 필요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직업교육의 여러 가지 현안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대학 자율성 확보와 재정 건전성이다”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직업교육에 요구되고 있는 관련 법 개정이나 평가 등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개선되고 있다. 각종 규제와 과중한 평가에 따라 위축되고 있는 직업교육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일에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학 재정의 건전성을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 하루빨리 제정돼 현재 등록금 중심인 대학재정의 근본 구조를 바꿔야 한다. 재정지원 확대와 재정 지원방식도 대학이 절실히 요구하는 경상비 지원으로 운영 방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동계 세미나는 전문대학 사무 업무 제반 현안을 공유하고 앞으로 전문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현장에는 최종범 전문대학사무처장협의회장과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 유재원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회장(한국영상대 총장), 이보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문재성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경영지원부장 등을 비롯해 전문대학 사무처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첫날 세미나는 △개회사 △축사 △기조연설 △특강 순으로 진행됐다.
남성희 회장은 축사에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2030년에 세계 대학 절반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와 같이 대학 시스템을 고수한다면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며 “토머스 프레이는 최근 유엔미래포럼이 주최한 ‘미래일자리 대예측’ 행사에서 향후 학위는 3~4년을 거쳐 주어지지 않고 3~4주 만에 취득할 수 있는 ‘마이크로 디그리’ 학위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앞으로 전문대학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은 유재원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회장이 맡았다. 유재원 회장은 ‘전문대학 위기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먼저 유 회장 “대학의 생존을 위해 어떻게 재정을 확보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발제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 전문대학의 위기를 ‘우리 대학은 망하지 않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한몫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전문대학의 어려움을 교육부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표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전문대학은 50~80여 개교만 남을 것으로 본다. 지금 전문대학의 상황은 뇌경색에 처한 상황이다”며 “전문대학이 생존을 위해서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대학의 교육 품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유 회장은 “현재 사회적 인식이 일반대학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심지어 9등급을 맞은 학생도 국립대에 합격하는 사태도 벌어진다고 들었다”며 “학부형과 입학생이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비중은 더 줄어들 것이다. 전문대학이 일반대학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이 올라가야 한다. 또한 전문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문대학이 학과별로 등록금 차등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등록금을 대폭 줄이고 유망 학과의 등록금은 소폭 인상시켜 유망 학과에 대한 특성을 살리자는 취지다. 그는 이 방법을 통해 약 6억 원의 재정 효과를 봤다고도 말했다.
끝으로 “대학의 선제적인 조치가 우선돼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전문대학의 미래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정부 정책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대학 나름의 자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대학이 서로 협력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박종성 전문대학정책과 서기관이 ‘전문대학 지원 정책’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박종성 서기관은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대학 관련 지원 사업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앞으로 전문대학 재정 지원에 필요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이 ‘전문대학 재정 확충 및 행정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보형 사무총장은 “전문대학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재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부 분절적인 문제로 전체적으로 무엇이 어려운지 몰랐다. 그래서 최근 12년간의 전체적인 틀을 분석해봤다”며 “결론적으로 장기간 등록금 동결과 정부 재정지원 미흡 등으로 재정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부분과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인상에 따른 인건비, 관리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가 증가하면서 결국 직접교육비와 교육환경개선비 등 축소로 교육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문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재정 운영 상의 문제점을 하나씩 설명하며 재정 확충 방안을 단기·중기·보완적으로 나눠 제시했다.
크게 재정 운영 상의 문제점을 8가지로 압축했다. △대학 입학정원 감축 △장기간 등록금 동결 조치 △입학금 단계적 폐지 및 축소 △교내장학금 확대 △간호학과 등록금 차별 △보훈대상자 자녀 수업료 차별 등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 혁신지원사업비 증액 △정책목적사업비 신설 △고등직업교육교부금제도 △고등교육특별회계제도 △교육교부금제도 △교육분야 재원 조정 △평생직업교육예산 확충 △성인학습자 장학금제도 △전문대학 무상교육제도 등 9가지를 제시했다.
아울러 행정 혁신 방안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환경 변화에 탄력적 대응 △소통 및 협력 강화 △시스템기반 효율적 업무 추진 △데이터기반 객관적 업무 추진 등이다. 이 사무총장은 “관행적·답습적 업무 추진에서 창의적·혁신적 업무 추진으로 변화해야 한다. 또한 전문대학 분야별 성과 공유를 전문대학 전체 이익 확대에 기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소수인력 중심의 비효율적 업무추진이 아닌 시스템기반으로 효율적인 업무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분절적 정보기반 업무 추진에서 종합적인 데이터기반 업무 추진을 일궈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로 문재성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경영지원부장이 ‘폐교에 따른 청산 절차 및 관리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문재성 부장은 먼저 해산과 폐교의 법률적 개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 부장은 “해산은 법령에서 정하는 해산사유의 발생으로 청산 절차를 거쳐 학교법인의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것이다. 일반 회사로 보면 도산하거나 파산하는 경우를 말한다”며 “폐교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부의 명령 또는 자발적으로 학교의 운영을 종료하는 것이다. 해산과 폐교는 다른 개념이다. 다만 한 학교법인이 하나의 학교를 운영할 때 폐교하게 되면 정상적인 목적달성이 어렵기 때문에 함께 없어지게 된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잔여재산 귀속’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다. 그는 “사립학교법 제35조에 따라 정관에서 정한 자에게 잔여재산 귀속이 이뤄진다. 정관에 잔여재산 귀속자에 관한 규정을 두려는 경우 그 귀속자는 학교법인이나 그 밖에 교육사업을 경영하는 자 중 선정해야 한다”며 “정관에 정한 자가 없는 경우 잔여재산은 사학진흥기금으로 귀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나온 질문들을 대상으로 답변하는 시간으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이튿날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강승화 대한노무법인 대표가 ‘2022년 대학에서 유의해야 할 노동법 시행과 인력관리 이슈’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또한 홍미정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가 ‘교직원 학내소송 사례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강연 이후에는 지역별 회장들이 모여 위드 코로나 방역 대책 공유와 전문대학 재정 현황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