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택 계명문화대 교수 지음《근대 영미 전쟁시 읽기와 감상》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이 책은 제1부 미국 편으로 휘트먼의 《북소리》와 관련된 남북전쟁 시를 다룬다. 제2부는 영국 편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 전쟁시인들의 전쟁시를 다룬다. 그리고 제3부는 비교 전쟁시를 언급한다. 비교 전쟁시는 시공을 넘어 휘트먼과 오웬의 전쟁시를 전쟁과 연민이란 관점에서 고찰하고 휘트먼과 이순신을 비교했고 모윤숙의 서사적 전쟁시와 오웬의 사실적 전쟁시를 비교‧분석하고 있다. 

전쟁이란 모티프를 매개로 일관된 전쟁시 연구에 집중한다. 다만 영웅 서사적인 전쟁의 묘사보다는 사실적인 전쟁을 묘사함으로써 전쟁의 헛된 참상과 위선을 부각함과 동시에 전쟁과 병사들에 대한 연민을 시종 주장한다. 또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젊은 장병들이 이행한 의무를 고귀하다고 평가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제’라 언급한다. 무가치한 명령에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던 무명용사들의 고귀함을 기록한 전쟁 시인들의 사실적이고도 처절한 호소를 대변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책은 전쟁의 원인과 참상을 어떻게 종식하고 그 상처를 치유할 것인가를 휘트먼의 시 「화해」를 통해 모색하고 있다. 휘트먼의 「화해」는 그리스도적인 사랑과 화해를 통해 인류가 화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은유한다. 이는 오웬의 「이상한 만남」에서처럼 원수였지만 죽음을 통해 양쪽 화자가 마침내 하나가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통해 인류는 서로를 연민하며 마침내 용서하고 화합하게 된다. 사순의 또 다른 시, 「화해」도 독일군과 연합군 간의 화해를 언급하고 있다. 죽음이 화해를 불러오리란 사순의 주장이 아이러니할 수 있지만 상대의 충성심‧용감성까지도 인정하면서 지난날의 증오를 깨끗이 해소하고 화해하자는 제안은 휘트먼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므로 영미 전쟁 시인들은 인류가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화해’임을 시종 역설하고 있다.

학문적 기여도를 고려할 때 미국 남북 전쟁시와 제1차 세계대전 영국 참전 시인들의 전쟁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영‧미시 연구의 본산인 영국과 미국의 활발한 전쟁시 연구에 비한다면 한국 영문학의 전쟁시 연구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런 현실에서 영미 전쟁시를 국내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학술 논문을 체계적으로 게재한 최초의 연구자라 할 수 있다. 

저자 조규택 계명문화대 교수는 1963년 경북 경산에서 농부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1986년 계명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학사)했다. 1988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후 해군 장교로 임관해 1년간의 함상 근무와 2년간의 영어 교관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영미 전쟁시 연구에 몰입해 학술대회에서 미국 전쟁시와 영국 전쟁시 연구를 주도했다. 현재 계명문화대 군사학부장으로서 군사 영어와 군사 논술 등을 가르치며 글쓰기에 천착하고 있다. 

여러 언론사 등에 군사, 문화 그리고 교육 관련 칼럼니스트로 활약해 2011년 해군참모총장 감사장을 수상했다. 학문적으로 휘트먼의 남북 전쟁시와 해전(海戰)시 관련의 연구논문을 발표‧게재했고 「제1차대전기 영국 전쟁시 읽기」를 비롯한 다수의 영미 전쟁시 연구로 2015년 한국영미어문학회 원암학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군사영어》와 《현대 영·미 전쟁시의 이해》(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W. 휘트먼의 남북 전쟁시와 산문을 번역한 《북소리》(2005년 학문사)가 있다. 2015년 가을 <문장>지 제33회 수필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 해군발전자문위원이며 계명문화대 교수독서클럽 운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2021년 국학자료원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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