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이용한 학사 개선 사례(포항공대 사례 중심)’ 주제로 강연
메타버스, 감염병 같은 재해와 고비용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보완 수단
새로운 교육 체계를 도입할 때 모든 부담은 교수자가 아닌 학교가 떠안아야
‘VR 아바타 기반 상담체계 구축’ 등 사용자 위한 메타버시티 지향
[부산=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메타버스는 기존 교육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기존 교육을 보완하고 충실하게 만드는 수단입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위원회와 본지가 주최·주관하고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제7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Webinar) 콘퍼런스’가 22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렸다. 김욱성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이날 ‘메타버스를 이용한 학사 개선 사례(포스텍 사례 중심)’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바야흐로 메타버스의 시대다. 메타버스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교육 △의료 △패션 △관광 등 여러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교육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메타버스 기반 강의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부터 주목받았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김욱성 교수는 메타버스가 기존 교육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예를 들면 감염병과 재해 등의 위험상황이거나 대규모 시설이나 인원이 필요해 고비용이 들며, 우주처럼 접근불가한 분야에 대한 교육 수단으로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어디까지나 기존 강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수단이라는 뜻이다. 이어 “기존 강의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강의가 가능하다면 굳이 메타버스 강의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강의를 운영할 때 주의점으로 김 교수는 모든 부담과 노동을 교수자가 짊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교육 체계를 도입할 때 모든 부담은 교수자가 아닌 학교가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가 아닌 학교 내부 전담 인력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포항공대는 VR·AR·MR 강의를 제작하고 싶은 교수가 있다면 대학 내 전담 인력들이 지원한다. 콘텐츠 제작 과정의 문호도 넓혔다. 포항공대는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교육 수강 대상으로 학생은 물론 지역사회 주민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단순히 콘텐츠 생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교육 과정을 통해 콘텐츠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고 나아가 콘텐츠를 공급하는 생태계 조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차원의 지원이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원격교육 전체에 대한 지원의 일환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 교수는 “교육혁신센터는 물론 교무처 등 관련 조직 사이 유기적 연계가 메타버스 강의를 뒷받침해줬다”고 말했다.
덕분에 메타버스 강의에 대한 학생들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실제로 포항공대에서는 △일반 물리학 실험(VR) △인공 지능 기초(AR) △VR 콘텐츠 제작기법(VR) △MR 기술의 이해와 응용(MR) △일반 화학 실험(VR) 등의 과목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일반 물리학 실험의 경우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했다. VR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VR 기기 작동에 있어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고 다른 강의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메타버스 교육을 활용하겠다는 확신을 얻은 계기”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강의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교학상장하며 학습효과를 높였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다른 팀의 결과물을 보완해주는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팀별로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 경연을 했더니 학생들이 서로 가르쳐주는 학습효과가 있었다. 그는 “예를 들어 A팀의 미비한 점을 B팀이 가르쳐주는 일이 발생했다. 절대평가라고 수업 초반에 공지했더니 서로 도와서 점수가 상승했고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포항공대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시티를 지향한다. 메타버시티는 포항에 있는 캠퍼스를 메타버스로 확장해 가상과 현실을 융합함으로써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대학이라는 의미다. 메타버시티를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사용자들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화재 발생 시 안전하게 탈출하거나 심장제세동기를 사용해서 응급환자를 살릴 확률을 높여주는 데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메타버시티의 유용성은 학생의 자살 위험을 낮추는 데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포항공대는 교육을 넘어 상담체계도 구축 중이다. ‘VR 아바타 기반 상담체계 구축’이 일례다. 김 교수는 “상담이 절실한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 정말 힘들 때는 상담실을 찾아와서 문을 두드리는 것 조차도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VR 플랫폼을 이용하면 아바타의 모습으로 상담받을 수 있다. 이름과 소속 등도 알 수 없어 마음놓고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적은 치료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담실에 찾아올 용기를 준다는 데 있다고 힘줘 말했다.
메타버스는 교육뿐만 아니라 스포츠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적용 가능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메타버스가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의 소통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데도 활용 가능하다”며 “교육 혁신의 핵심은 소통이라며 여러 학교가 협업해야 혁신의 성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