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메타버스 선도국가 발돋움 위해 플랫폼 발굴·지원, 전문가·전문기업 육성 등 생태계 조성 나서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육성 나섰지만 정부 전략안에는 ‘전문대’ 빠져 있어…혁신공유대학에 전문대 7개교 선정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전문대학 메타버스 인재 양성 위해 54개교 뭉쳐…KT와 ‘AI 융합인재양성 컨소시엄 협약’
계원예대 실감미디어 인재양성, 한국영상대 실감영상콘텐츠과 신설, 영진전문대 정보보안·게임콘텐츠과 신설 등

영화 토이스토리 4 스틸컷.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토이스토리 4 스틸컷. (사진 출처=네이버 영화)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2019년 개봉한 영화 ‘토이스토리4’ 속 버즈의 명대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지각변동 중이다. 용어조차 낯설었던 메타버스가 현재 빅뱅급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우리나라 역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들었다. 작년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활성화로 세계적 수준의 메타버스 환경을 갖추고 인재양성에도 힘쓴다고 선언했다.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 정보통신기술 융합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클라우드‧블록체인 등 디지털시대 핵심 기반기술을 육성해 디지털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국민 모두가 한국판 뉴딜의 성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 국민생활‧지역사회 전반으로 디지털화 확산도 꾀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2.0 추진계획이 발표된 지 반년이 지났고 구체적인 전략안이 공개됐다. 정부는 지난 1월 20일 제5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메타버스가 가져올 경제·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본 전략은 디지털 뉴딜 2.0 초연결 신산업 육성을 위해 수립한 첫 번째 종합대책이다. 우리나라도 메타버스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이 나온 것이다. 발표된 전략은 ‘디지털 신대륙, 메타버스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2026년까지 △글로벌 메타버스 선점 △메타버스 전문가 양성 △메타버스 공급기업 육성 △메타버스 모범사례 발굴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정부 메타버스 생태계 육성에  올해 2237억 원 투입 = 먼저 글로벌 메타버스 선점 전략을 보자. 정부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발굴·지원에 나선다. 일상생활을 시작으로 경제활동과 교육 그리고 문화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민간 수요에 의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플랫폼 과제를 찾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을 메타버스 세계로 이어가기 위해 예술분야 등에서의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고 지역의 고유 관광지를 메타버스로 확장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메타버스 전문가 육성에도 사활을 건다. 정부는 메타버스 인재양성을 위해 마테버스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인문학적 소양과 과학기술 능력을 고루 찾춘 실무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특히 일반대학의 연합으로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을 설립·운영하고 석·박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랩’을 운영해 메타버스 전문 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지원한다. 여기에 메타버스 활용과 저변 확대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민간 업무용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부는 메타버스 산업을 주도할 전문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인다. 메타버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판교에 위치한 ‘메타버스 허브’를 4대 초광역권으로 확장해 실증 시설과 기업 육성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위한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또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망기업을 발굴·지원하고 메타버스 펀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기술에 국민들이 적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메타버스 상용화에도 노력을 가할 방침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메타버스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디지털 신대륙으로 누구나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꿈을 이룰 수 있다. 특히 청년들이 더 많이 도전하고 더 크게 성장해 더 넓은 세계로 도약하는 기회의 공간이 될 것이다”며 “이번 전략을 통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메타버스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인재양성, 전문기업 육성 그리고 규제혁신 등 다양한 지원책들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지난 1월 공개한 전략안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지원과 메타버스 아카데미 신설 등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에 총 2237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통합형 메타버스세계 △생활경제형 메타버스세계 △산업융합형 메타버스세계 등 구축에 340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메타버스세계에서 활약할 실무형 전문인력과 융합형 고급인재 양성 그리고 창작자 성장 지원을 위해 46억 원을 투입한다. 대학의 석·박사과정 연구실 대상으로 메타버스세계 특화기술 개발과 창업·사업화를 촉진하는 메타버스 랩에는 24억 원을, 운영과 메타버스 세계에 필요한 공학·인문학의 융합교과과정을 갖춘 메타버스 융합대학원 신설에 10억 원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국내 메타버스 서비스·플랫폼 개발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테스트·실증 환경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허브 운영에 67억 원을 지원하며 실감콘텐츠 핵심기술개발에 259억 원, 홀로그램 핵심기술개발에 252억 원 등을 투입한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올해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과제인 확장가상세계를 초연결 신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출발점으로 세계적 수준의 확장가상세계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국내 기업과 청년 개발자·창작자들이 확장가상세계가 만드는 무한한 디지털 경제 영토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고 건강한 확장가상세계 세상을 열어 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전 세계 메타버스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한국대학신문DB)
정부는 전 세계 메타버스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한국대학신문DB)

■ 정부 전략안에는 빠졌지만…54개 전문대, 메타버스 시대 똘똘 뭉쳐 준비 = 정부가 메타버스 시대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 양성에 이목이 쏠린다. 결국 메타버스 전문가가 양성되지 못한다면 메타버스 산업을 선도해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인재양성을 위해선 교육이 중요하다. 문제는 일반대학 중심으로만 계획을 꾸린 것이다. 정부는 일반대학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을 설립·운영하고 석·박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랩을 운영해 메타버스 (전문)학사와 석·박사 과정을 지원하기로 결정헀다. 전문대학은 메타버스 시대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었지만 전략안에는 빠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가 완전히 전문대학을 소외시킨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교육부는 작년 5월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을 발표하며 향후 국가 수준의 신기술 분야 핵심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판 뉴딜 사업의 신규 과제로 추진된 정책으로 2026년까지 신기술 분야 핵심인재를 10만 명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혁신공유대학에 전문대학 7개교가 선정되면서 신기술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신기술 분야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차세대반도체 △미래자동차 △바이오헬스 △실감미디어 △지능형로봇 △에너지신산업 등 총 8개 분야다. 

선정된 전문대학은 △영진전문대(인공지능·지능형로봇) △경기과학기술대(빅데이터) △조선이공대(차세대반도체) △대림대(미래자동차) △원광보건대(바이오헬스) △계원예대(실감미디어) △경남정보대(에너지신산업) 등이다. 하지만 ‘신기술=메타버스’가 성립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전략안에는 빠졌지만 전문대학은 메타버스 시대를 앞장서 준비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축하거나 대학별로 메타버스 관련 학과를 개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대학은 메타버스 교육 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해나가고 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작년 12월 21일 대전서 ‘메타버스 선도대학 발대식 및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전문대학이 도원결의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메타버스 컨소시엄을 구축한 전문대학은 총 54개교다. △가톨릭상지대 △강원도립대 △강릉영동대 △경남도립거창대 △경남도립남해대 △구미대 △경민대 △군장대 △기독간호대 △대원대 △대구보건대 △대전보건대 △동강대 △동양미래대 △동아보건대 △동원과학기술대 △마산대 △문경대 △명지전문대 △배화여대 △백석문화대 △문경대 △부천대 △서울여자간호대 △서일대 △삼육보건대 △서정대 △세경대 △수원여대 △선린대 △순천제일대 △신성대 △아주자동차대 △숭의여대 △연암공대 △오산대 △용인예술과학대 △울산과학대 △우송정보대 △원광보건대 △유한대 △인천재능대 △인덕대 △전남과학대 △전북과학대 △제주관광대 △전주비전대 △조선간호대 △춘해보건대 △충북보건과학대 △충북도립대 △충청대 △한림성심대 △한양여대 등이다. 

이들 대학은 메타버스 기반의 교육과정 공동연구, 메타버스 활용 교육혁신모델과 교직원 역량강화 연수, 학생중심 AR·VR 기반 실감형 콘텐츠 개발 및 교육과정 운영, 대학 메타버스 인프라 구축에 따른 중장기 전략 로드맵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KT와 ‘AI 융합인재양성 컨소시엄 협약’을 맺기로 했다. 메타버스 시티에서 AI융합교육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은 “컨소시엄에 선정된 전문대학 54개교와 KT 등 관련 업체와 AI 융합인재양성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학뿐만 아니라 산업체들도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에 들어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영상대는 작년 실감영상콘텐츠과를 신설했다.(사진= 한국영상대 제공)
한국영상대는 작년 실감영상콘텐츠과를 신설했다.(사진= 한국영상대 제공)

■ 메타버스는 필연적 흐름…미래교육 영역 확장 위해 선도 나선 전문대학들 = 대학별로도 메타버스 교육을 준비하면서 다가올 미래교육 체제로 전환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계원예대 △한국영상대 △영진전문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계원예대는 교육부가 추진한 혁신공유대학 사업 중 실감미디어 분야에 선정돼 메타버스 콘텐츠 디자인 크리에이터 인재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은 교육과정을 통해 버추얼 캐릭터 스튜디오, 메타버스 콘텐츠 스튜디오 등의 전문 실습실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환경변화에 걸맞은 예술·디자인 전문가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진과제는 △캡스톤 중심 교육을 통한 산업체 맞춤형 인재 양성 △메타버스 스튜디오를 활용한 실무형 인재 양성 △디자인계열 대학·학과와의 소통 창구 마련 △컨소시엄 내 부전공 및 복수전공 학생들에 대한 초급·중급과정 교육 시행 △지역 초·중·고 학생 대상의 융합 기초 교육 실시 등이다. 대학은 창의융합 공유대학 가상캠퍼스의 디자인·실무교육과정을 담당·운영해 현장실습과 캡스톤디자인 그리고 창업실습 등 산학협력 교육과 산학연구를 통해 실감미디어 창의융합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영상대는 메타버스 인재양성을 위해 2021년 ‘실감영상콘텐츠과’를 신설했다. 실감영상콘텐츠과는 졸업 후 메타버스 전문가로 현장실무가 가능하도록 실감영상콘텐츠를 기획하는 육성 교육과정과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를 디자인 하는 제작자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김혜란 실감영상콘텐츠 학과장은 “최근 메타버스 등 실감영상콘텐츠가 미래 유망 신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산업 인재 양성은 필연적인 과제가 됐다”며 “실감영상콘텐츠과는 체계적인 관련 전문 교육과 가상현실에서 공부하는 체험형 실습 교육으로 실무 중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메타버스 산업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컴퓨터정보계열 내 정보보안·게임콘텐츠과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디지털 신산업에 필수인 정보보안과 그래픽 그리고 가상세계를 구축할 핵심 인재양성에 집중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대학은 주문식교육에 특화된 협약반인 ‘정보보안주문반’과 ‘게임콘텐츠주문반’을 운영한다. 김종규 컴퓨터정보계열 부장은 “지금까지 정보보안 분야와 게임 분야 업계와 구축한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업 맞춤형 최고 인재이자 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문상 전문대교협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장은 메타버스 시대는 필연적 흐름이라고 단언했다. 강 소장은 “전문대학이 미래교육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메타버스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상용화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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