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서울교대 대학원 인공지능과학융합전공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교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은 사회 각 분야에서 늘 있어왔다. 몇 년 전부터 이야기되는 것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다. 이것은 모든 산업이 센서를 통해 데이터가 서로 연계돼 사회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산업들은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 성장했다. 이제 각 산업에서 생성하는 데이터들은 서로 연동되고 이것이 전체적으로 관리돼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시대를 이해하고자 할 때 그 핵심은 센서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그리고 이 시대의 교육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예측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과정은 2022년도 개정안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언어와 수학과 같은 기초 소양으로 정의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각 교과들과 융합해 새로운 교육 내용을 만들 때 개정안은 기존의 교육안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3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정보혁명을 거쳤다. 인터넷망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연계됐고 망을 통한 사람들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형태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성장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됐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기업들은 기존 산업을 파괴하며 세계적인 생태계를 이뤘다.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 산업의 생태계를 바꿨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컨텐츠다.

컴퓨터 관련 연구자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인터넷은 1989년 3월 팀 버너스 리에 의해 월드와이드웹(www, world wide web)이 됐다.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이로 인해 우리는 정보 혁명을 맞이했고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더 쉬워졌다. 교육 분야 또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경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구현될 수 있었다. 이렇게 소프트웨어기술과 접합된 좋은 교육 콘텐츠는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 예로, 사교육 업계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시장을 열었다. 우리나라 역시 KMOOC, 사이버 대학, 사이버 대학원 등이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오프라인 대학 구조를 그대로 모방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교육의 형태를 여전히 필요로 한다.

새로운 교육의 모습으로 다음과 같은 변화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지금까지의 교육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교육이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교육을 변화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다. 간단한 예로 지금은 문서 작성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워드 프로세스를 사용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문서 작성이란 사람들이 특정 단어의 첫 번째 글자를 쓰면 뒤의 글이 자동 완성이 되는 형태일 수도 있다. 문장 추천 기술을 바탕으로 글의 내용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 작성 의도에 따라 다르게 추천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을 사용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도 쉽고 빠르게, 더 많은 사람들이 완성된 글을 쓸 수도 있다. 사실 언어 간 번역기나, 영어로 쓰인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문장을 재구성해주는 프로그램도 이미 존재하고 있다.

두 번째는 교과서의 변화다. 지금까지는 교과서를 기반으로 온라인 콘텐츠가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온라인 자료를 기반으로 새로운 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2013년 11월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 교과서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를 다르기 때문에 정답 시비가 있었다. 이는 당시 교과 내용이 현실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이제는 인터넷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교과서 내용이 수시로 변경돼야 할 수도 있다. 전 세계에서 발생되는, 그 신뢰도 역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데이터를 반영해 콘텐츠가 만들어 질 것이다.

세 번째로 교과 중심의 교육이 주제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다. 시간 단위로 이뤄지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교과 중심 교육은 학생들에게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진다. 이제 학생들에게 관심 있는 주제들, 예를 들어 에너지 문제를 주제로 하는 방식의 교육이 디지털 사용을 수단으로 이뤄질 수 있다.

지난 30년간의 비약적인 정보혁명을 통해 우리는 이전과 다른 형태로 생활하고 있다. 인터넷에 연결되면 문자, 음성, 그림, 동영상으로 지식이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지식을 학습할 수 있고,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할 수도 있다. 세계 인터넷 라이브 통계(www.internetlivestats.com)에 의하면 원고 작성 시점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52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인터넷으로 연계된 사용자들에게 산업은 기존의 전통적 형태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수억 개의 사람들의 연결을 가능하게 한 플랫폼 산업은 이제 수조 개의 사물들이 연계되는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때 우리는 교육의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로 모든 산업과 사회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처럼 교육도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 한국대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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