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회장 전날 국회 업무보고서 “고려대, 고교등급제 안 했다” 밝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6일 오전 7시30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 18층 가야금홀에서 제147차 이사회를 열어 고려대가 지난해 수시2-2 일반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대교협은 이미 고려대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과 관련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조사 결과의 신뢰성과 함께 입시 권한을 넘겨받은 대교협의 자질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대교협은 지난 12일부터 3차례 윤리위를 소집해 세간의 의혹대로 고려대가 실제 지난해 입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는지, 입시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등을 심의했다. 특히 지난 21일 3차 회의에서는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질의응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손병두 대교협 회장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교협 윤리위에서 검토한 결과 고려대가 고교등급제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고려대의 손을 들어줬다.

고교등급제는 대입 전형에서 학생 개인의 능력차가 아닌 고교별로 일률적으로 차등 대우하는 것인데 고려대는 고교별로 차등해 가점이나 감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손 회장의 설명이었다.

손 회장은 “특목고 우대라는 주장도 고려대에서 보내온 소명자료에 의하면 반론이 될 수 있다”며 “고려대는 일반고 내신 1,2등급이 불합격하고 특목고 5,6등급이 합격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특목고 1,2등급이 불합격하고 일반고 4,5등급이 합격한 경우도 있다고 구체적 자료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고대 입시의 핵심 쟁점은 입시요강에 교과 성적과 비교과 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문제가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자율화에 대한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교협 윤리위는 고대가 직접 국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하도록 권고했고 고대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대는 입시 공정성 논란과 관련, 금명간 기자회견 방식으로 대국민 설명회를 갖고 특목고 우대 여부, 학생부 반영 방식, 교과등급 보정 방식 등 모든 논란에 대해 설명하고 보정방식의 난해함으로 인한 혼선에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향후 입시 개선 방안에 대해 말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26일 대교협 이사회는 윤리위 조사 결과를 사후 추인하는 형식적 절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간의 의혹이 집중됐던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없이 단순히 고려대 측의 소명자료를 토대로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고려대 봐주기’ 논란과 함께 대교협 ‘자질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대교협은 이번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부터 소극적 대처로 일관해 눈총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고려대 입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민주노동당은 손 회장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내고 “대교협이 고려대에 면죄부를 줬다”며 “고려대의 고교등급제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면 여려 대학이 고려대와 같은 일을 암묵적으로 행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교협 회장단은 이사회가 끝나는 오전 9시경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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