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석 인덕대학교 총장

박홍석 인덕대 총장
박홍석 인덕대 총장

“융합·혁신으로 전문대학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자.”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이 이제 익숙한 용어가 됐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등 첨단 IT 기술로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 세상이 됐습니다. 예전의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scope)에 더 빠른 속도(velocity)로 인간의 삶에 영향(impact)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인재의 육성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시대의 소명이라 하겠습니다. 융합형 인재, 혁신형 인재를 키우지 않고서는 대학의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학과 산업체는 더욱 긴밀하게 교류하며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의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할까요? 현재의 사회 흐름으로 미뤄볼 때 ‘스마트 기술 기반의 고숙련·창의·협력 인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학도 핵심역량 5가지 중 하나로 창의·융합역량을 설정해 교육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학문 간 융합, 지자체와의 융합, 글로벌 융합, 문화·예술·ICT 융복합 등의 방법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부터 융합 마이크로 트랙으로 AI 딥러닝, 빅데이터 전문가 및 VR·AR 전문가 과정, 1인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과정의 계절학기를 운영해 학과에 상관없이 매학기 100여 명의 이수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래형 통합전산망으로 교육과 행정 지원이 동시에 이뤄지는 캠퍼스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입학·졸업식 등의 이벤트성 행사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교수학습법과 연계한 VR·AR 기반의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일부 교과목에 도입해 효과를 보았고 향후 K-뷰티, AR·VR 콘텐츠를 개발해 본교에서 활용한 뒤 지자체와 평생직업교육, 해외의 교육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으로는 VR비대면 및 AI모의면접을 들 수 있습니다.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창업경진대회와 창업박람회도 ‘메타버스로 즐기는 스타트 인 노원’이라는 실감형 온라인 대회로 진행했으며, 서울시·노원구와 함께 하는 ‘통합형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ICT 융복합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중요도가 점점 높아가는 현실을 반영한 교육과정 개발도 중요합니다. 데이터는 우리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기에 우리 학생들은 올바른 데이터의 선택과 가공, 이해와 비판 능력을 담은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교육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고자 매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전함을 느낍니다. ‘대학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산업체 현장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대학의 기술연구가 산업체와의 상호유기적 적응과정을 통해 능동적으로 순환하고 있는지?’, ‘디지털로의 전환이 교육과정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학생이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스스로 전공을 설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시스템의 혁신 역시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정부 정책에도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근래 발표되는 정부의 교육정책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문대학이 점차 지능화되는 산업유형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 기간의 유연화가 필수적입니다. 다시 말해 2년, 3년, 4년, 대학원 등 기간보다는 개인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역량이 국가 경쟁력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 역시 교육시장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러한 시스템이 구축되었는지에 대한 평가와 지원은 정부가 해주면 좋겠습니다. 기초소양교육에 더해 심화과정에서는 산업현장의 수요가 바로 교육에 투여될 수 있도록 산업체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산업체 요구를 담은 현장밀착형 교육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COVID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교육 방법을 접했고, 교육이 교수자 중심으로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시대의 소명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콘텐츠로 교육할 것인가를 자문하면서 제자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 더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학습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키기 위한 교육 시스템 도입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어야 대학과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입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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