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국민들의 보건 의식도 높아졌다. 실외 마스크 쓰기가 해제됐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며 조심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손을 씻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습관이 된지 오래다. 기침이나 재치기를 할 때도 팔을 들어 소매로 가리고 하는 것도 에티켓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동안 행동 반경과 생활에 제약이 따랐지만 보건의식은 더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산업현장에서 나타나는 재해에도 적용되고 있다. 생활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 건설 현장이 있는데 공통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는 바로 ‘안전제일’이라는 간판이다. 이 말이 생긴 이유는 1900년대 미국의 US스틸이라는 철강회사에서 근로자 한 명이 작업 중에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그 회사 사장이 문상을 가게 됐는데 유족 가운데 아이 하나가 “사장님 회사의 직원은 모두 몇 명입니까?”라고 물었다. 사장이 “만 명쯤 된다”고 하니까 아이가 하는 말이 “사장님은 오늘 만분의 일을 잃었지만, 우리 가족은 모든 것을 다 잃었습니다”라고 했다.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사장은 돌아와서 ‘안전제일’을 회사방침으로 정하면서 이 문구가 퍼져나가게 됐다고 한다.

안전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2009년, 미국 뉴욕에서 여객기가 이륙하자마자 새 떼와 충돌하면서 엔진이 전부 꺼졌는데, 기장이 허드슨 강의 강물 위로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켜 승객과 승무원 155명이 무사히 살았다는 영화가, 바로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생존자수는 155명에 불과하지만 그들과 연관된 가족을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무리 된다. 그만큼 인명은 단순히 계산할 수 없는 수많은 가치와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 산업사회는 근로자의 피와 땀을 먹고 발전하는 유리성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결국 근로자들이 수많은 산업재해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런 만큼 보건과 안전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올해부터는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보건과 안전이 법적인 보호를 받게 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50인 이상 제조업 등에 안전보건 관리자를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22년 1월부터 시행돼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벌금을 강화하고 사업주를 구속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회사 내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와 함께 안전보건관리자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산업계 전반에서 안전보건관리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공급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대림대 보건안전과
대림대 보건안전과

- 보건안전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 가운데도 보건안전 분야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개인과 조직의 위생 관리에 흥미를 갖고 직접 학급에서 보건 관련 역할을 맡아 현장 경험을 쌓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학교 내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서 특히 시설적인 면에서 보완이 필요한지 찾아 학생회나 학교 측에 건의해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보건안전과 관련된 동아리가 개설된 학교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봉사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나눔과 소통의 관계를 유지하고 이들에게 보건위생과 안전한 삶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 보건안전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지금까지는 전염병 발생 등 사회문제가 야기된 후에야 대책을 모색하는 사후관리 차원에서 벗어나 사전에 대비하는 근본적 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산업 인구의 중·고령화와 과중한 업무 및 스트레스 증가 등 작업조건의 변화에 의해 팔과 다리 등 신체에 부담이 되거나 뇌·심혈관계 질환 등 작업 관련성 질병은 물론이고 유해 화학물질 사용 증가에 따른 신종 직업병 발생에 대한 예방대책의 필요성으로 인해 산업위생관리산업기사 자격을 취득하면 사회 진출이 수월하고 특히 사업주에 대한 안전·보건 관련 법적 규제 강화로 인해 관련 분야의 인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어떤 과목으로 구성돼 있나.
“학교에서 배우는 주요 교과목으로는 산업위생학개론, 산업심리 및 교육론, 인간공학, 작업위생 측정 및 평가, 물리적 유해인자 관리, 산업환기, 작업환경관리, 작업생리학, 근골격계질환관리, 산업독성학, 안전보건통계, 산업안전관리, 기계설비안전, 전기설비안전, 시스템 안전관리, 건설안전관리, 화학설비안전, 안전보건법규, 위험성평가, 건설시공안전관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등을 배우게 된다.”

- 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산업안전보건법령의 자격은 졸업과 동시에 부여하는데 보건관리자, 안전관리자 등이 해당되고 국가기술자격증으로는 산업위생관리산업기사, 산업안전관리산업기사, 건설안전산업기사, 위험물관리산업기사, 인간공학기사를 딸 수 있다. 국가전문·공인자격증으로 산업안전지도사, 산업보건지도사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이후 어떤 분야로 진출이 가능할까.
“보건안전은 전문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분야로 특히 공기업, 대기업 등의 진출이 가능한 전문분야로 각광받고 있으며 보건관리 진출분야는 기업의 보건관리자, 보건관리 전문기업(작업환경측정, 컨설팅), 보건직 공무원, 공기업(안전보건공단, 산업보건협회)으로, 안전관리 진출 분야로는 기업의 안전관리자, 안전관리 전문기업(안전진단, 기술지도, 컨설팅), 공공기관, 공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협회)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보건안전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보건과 관련된 학과는 송곡대, 경민대, 동원대, 부천대, 서영대 등에서 보건의료행정과가 개설돼 있다. 수성대, 계명문화대, 부산여대, 한양여대 등은 보건행정과가 있고 보건안전과는 대림대에 개설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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