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2022년 동계 워크숍 및 정기총회 개최
입학사정관들, 대입 관련 현안 논의, 지위 보장, 처우 개선 등 요청
입학정원 모집유보제 도입, 2025학년도 등록마감 일정 등도 주요 안건으로
이상지 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연임…2024년 2월 28일까지 임기수행

지난 26일 제주 메종 글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동계 워크숍에서 장경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장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지연 기자)

[제주=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형평가 구조의 다양화, 대입에서의 수능의 영향력 제고 등 현안에 대해 논하고, 입학사정관 처우 개선 등을 요청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이하 입학사정관협의회)는 지난 26일 제주 메종 글래드 호텔에서 입학사정관 직무역량 제고, 대입전형 운영 및 평가 전문성 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가졌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는 대입 ‘평가 전문가’인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협의체다. 회원 간 정보교류·공동연구·교육훈련 등을 통해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대입정책의 안정적 정착·확립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 중이다. 2018년부터 매년 교육부와 대교협의 후원을 받아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동계 워크숍(세미나)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날 진행된 2022년 워크숍 역시 그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은 28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26일에는 입학사정관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행사는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의 ‘대학입학정책의 향후방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의 이해’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 운영방향’ 강연으로 구성됐다. 27일과 28일에는 경북대·한동대·서울대·경희대·전남대·덕성여대·서울시립대·경인교대 등의 대입전형 공정성 운영 사례와 경쟁력 확보 사례에 대한 강연이 진행된다.

이상지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계명대 입학사정관)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교육은 3년 만에 분리된 장소가 아닌 하나의 장소에서 강연이 진행된다. 함께하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워크숍이 그런 환경 속에서 다시 첫걸음을 시작하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교육 훈련이 입시사정관 선생님들에게 의미있는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학생 선발, 기존 전형요소 안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대입에서의 수능 영향력, 논의 필요” = 워크숍 첫 번째 강연은 유재우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 사무관의 ‘대학입학정책의 향후 방향’ 주제 강연으로 시작됐다. 유재우 사무관은 △2028 대입제도 개편의 주요 쟁점 △2028 대입제도 계획안 내용 △고교학점제 도입에 다른 대입제도 쟁점 △2024학년도 대입제도 주요변경 사항 등 사전에 입학사정관협의회로부터 전달받은 질의사항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전형평가 구조의 다양화에 대한 의견이었다.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전형자료는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학은 학생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전형평가 구조의 다양화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유 사무관은 “전형이 많이 간소화 됐음에도 학생과 학부모는 여전히 전형이 복잡하다고 느끼고 있다. 때문에 기본 원칙은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위주전형, 논술위주전형 등 기존 전형요소 안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대학 상황에 따라 학생 충원 문제 때문에 전형 다양화를 고민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렇기에 무조건 나쁘다, 권장한다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학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잘 진행하실거라 믿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2028 대입제도 계획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입전형 자료 변경에 따라 추가정보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교과성적이 동일하게 산출돼 변별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런 질문을 주신 것 같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료의 경우 입학사정관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전달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대입에 어떤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수능의 목적은 합리적인 대입전형 자료를 제공하는 것과 학생의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 두 가지다. 수능은 국민 선호도가 가장 높고,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전형자료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별개로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며 “수능은 그 해 대입을 진행하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시험이다보니 모든 학생을 일반적인 분포에 따라 산출하면 아주 이상적인 시험이 될 수 있지만 대학이 원하는 구간인 최상위권, 상위권 학생을 분별하는 기능에 집중하다 보니 중상위권, 중하위권 학생들 대상으로도 유효한지, 전형자료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수능이라는 시험 하나가 모든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2028 대입제도 계획안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2028 대입제도의 경우 법정 시한이 2024년 2월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유 사무관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내용을 전달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며 “개선 및 추가 됐으면 하는 사항을 입학사정관협의회를 통해 전달해주시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아이디어를 전달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입학사정관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현재 국회에는 입학사정관이 퇴직한 후 사기업에 종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에는 퇴직사정관이 학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에 대한 제재 조항도 포함돼 있다. 입학사정관들은 생계를 위해 어떤 직종이든 이직을 해야 하는데, 이직에 법적 제한을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사무관은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과 퇴직사정관 학원 설립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도 사실이다. 이는 학생·학부모가 접근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갖고 입학사정관이 있는 학원 등을 찾아다녀야 전형에 합격할 수 있을 거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사정관의 취업 제한 역시 학생부위주전형 운영에 불필요한 외부적 우려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 운영에서 보인 맹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본인 또는 배우자, 배우자였던 사람이 가르친 학생이 해당 대학에 응시한 경우 3년 동안 평가를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면 대학 교수가 고등학교에 출강을 나가는 경우가 생긴다”며 “그렇게되면 작은 학과의 경우 평가를 해야 하는 교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해당 학생에 대한 평가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또한 해당 대학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지원했을 경우 블라인드 평가를 진행한다고 실질적인 블라인드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 사무관은 “아직 고교학점제 도입이 시범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해 볼 사안”이라며 “해당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유재우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 사무관이 ‘대학입학정책의 향후 방향’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임지연 기자)

■ ‘입학정원 모집유보제’ 도입…학령인구 감소에 탄력적 대응 가능 = 두 번째 강연을 맡은 장경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장은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의 이해’ 주제 강연을 통해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과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주요 개정사항,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 의견조사 결과 등을 공유했다.

2025학년도 대입전형 제도 변경에서 주목할 부분은 ‘입학정원 모집유보제 도입’이다. 모집유보제는 대학 정원을 영구 감축하는 대신 일시적으로 정원을 줄였다 필요할 때 다시 정원을 늘릴 수 있는 제도로, 충원율 감소를 이유로 대학 측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사안이다.

장경호 실장은 “모집유보제가 시행되면 대학은 일정기간 동안 입학정원 일부를 모집하지 않고, 추후 필요 시 다시 모집할 수 있어 학령인구 감소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모집유보 인원은 충원율(정원 내) 산정에 포함하지 않으므로 충원율 확보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 실장은 “2월 마지막 날까지 추가모집을 할 수 있도록 전문대와 일정을 동일하게 맞춰달라는 대학의 요청에 따라 2025학년도부터 등록마감 일정을 동일하게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학 간 이해관계가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2023학년도 전형을 마감한 이후 대학의 실질 운영 환경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특목고 졸업자는 농어촌 특별전형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을 기본사항에 명시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교육법(1995년)에는 ‘농어촌에서 특수목적 고등학교는 제외한다’가 명시돼 있었으나, 1998년 고등교육법으로 변경되면서 ‘학교의 장이 정하는 농어촌지역의 학생’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전형자료로 자기소개서를 활용하는 것과 부모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 전형에서 국내 검정고시를 통과한 학생에 대한 지원 자격 부여 등도 논의 중이다.

장 실장은 “2025학년도부터는 체육계에서 촉발된 학교폭력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규정도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이에 대한 판단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 “고교 연계 프로그램, 입학사정관 교육훈련 의미있게 진행되는지 검토해야” = 마지막 강연자인 신숙경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팀장은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 운영방향’과 공정성 강화 방안을 주제로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을 운영하며 느낀 고민을 나누고, 공정성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신숙경 팀장은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의 목표는 대입전형과 고교교육과정 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공정성 사회적 책무성을 가지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입학사정관과 연관된 부분은 고교 연계 프로그램인데, 이를 과하게 운영하는 대학들이 있어 입학사정관의 업무가 과중되는 경우가 있다”며 “고교 연계 프로그램이 많이 중요하긴 하나 너무 정량적으로 횟수에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팀장은 “고교 연계 프로그램은 의미있는, 실질적인 정보 제공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간담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그는 “대교협은 대학이 전형을 제대로 운영하고 공정하게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일정 교육훈련 시간을 제시하고 있는데, 일부 대학에서 일정 시간을 벗어난 과도한 교육 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교육훈련을 많이 받으면 그만큼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은 활동인 것은 맞지만, 그 활동이 제대로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는 지 다시 한 번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진행되는 2024학년도 대학입학정보박람회 일정 등에 대한 사항도 공유했다. 올해 일반대 수시박람회는 7월 20일(목)~22일(토) 3일간, 정시박람회는 12월 14일(목)~16일(토)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4일로 진행됐던 수시박람회의 경우 지방대에서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해 3일로 축소됐다.

신 팀장은 “전형을 운영하면서 궁금한 부분은 앞으로 공정성지원팀으로 문의를 하면된다. 향후 진행될 대입전형 과정 및 결과 등에 대한 보고, 회피배제 관리 시스템 운영, 신입 입학 사정관 공동 교육 과정 설계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이상지 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13대 회장으로 선출…2024년 2월까지 연임 = 한편 ‘2022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입학사정관 역량강화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참석한 전국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이날 연 정기총회를 열고 현 이상지 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을 제13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투표 인원은 총 211명이었으며, 이 회장은 177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13대 회장 임기는 오는 3월 1일부터 2024년 2월 28일까지 1년이다.

이 회장은 “공약사항으로 말씀드린 체계 개선이나 기타 여러 사항들은 반드시 임기 안에 지키고 실행할 것”이라며 “입학사정관들에게 현실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 지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상지
이상지 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

- 연임 소감은.
“다시 한 번 중요한 소임을 맡겨주신 입학사정관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입학사정관들에게 현실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한 지 고민하고, 분명히 해나가려 한다. 또한 공약사항에 제시한 모든 것들은 임기가 시작되는 즉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작년처럼 빠른 시일 내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임기 중 중점적으로 진행할 주요 사항은.
“우선 입학사정관 지위 보장 및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입학사정관은 소속된 집단 내 직위를 떠나 업무 특수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이고 체계화된 보수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문제가 있는 보수 체계를 운영 중인 대학 사례를 수집, 유관기관과의 협의·연구 등을 진행해 채무 보장을 위한 보수 체계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입학사정관 자격증을 추진하고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협의회에서도 입학사정관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개설해 회원들에게 제공한 바 있다. 올해도 많은 회원들이 양질의 교육을 이수하고, 이를 통해 교육 시간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모든 교육은 홈페이지에서 개인별 인수증 및 교육 확인서가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유지할 것이다.
입학사정관협의회 홈페이지 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어 소통의 창도 구축할 예정이다. 협의회 정책 관련 의견 역시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보다 많은 입학사정관들이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오픈 채팅 등을 활성화할 것이다. 협의회 추진 업무 등도 SNS를 통해 안내, 많은 분들이 양질의 정보와 협의회 운영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부, 대기업 등 소통이 중요한 관련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의견 개진을 통해 대교협과의 채널을 구축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하나로 명확하게 전달할 것이다.”

- 앞으로 입학사정관협의회를 어떻게 이끌 계획인지.
“공약이라는 것은 임기 내에만 이뤄지면 안된다. 바로 실천하고, 임기 내 운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협의회장이라는 자리가 그래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어렵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입학사정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협의회를 만들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대입 환경에서 입학사정관의 역할이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입학사정관협의회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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