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화재단·본지 주관 ‘2023년 대학정보화 혁신 포럼’ 개최
‘지속 성장 가능한 대학 공유플랫폼 구축 방안’ 주제로 대학 혁신 방안 논의
아이디 페더레이션·어젠다 정립·교육적 효과 관련 인식 개선 필요성 강조

‘2023년 대학정보화 혁신 포럼’ 참가자들이 포럼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교육 전문가들이 지속가능한 공유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아이디 페더레이션(ID Federation)을 통한 플랫폼 확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어젠다 관점에서 생태계를 조성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교육정보화재단과 본지가 주관한 ‘지속 성장 가능한 대학 공유플랫폼 구축 방안’을 주제로 한 ‘2023년 대학정보화 혁신 포럼’이 개최됐다. 사회는 이영호 한국교육정보화재단 CIO포럼의장(가천대 교수)이 맡았으며, 패널로 △박주희 한국교육직업교육학회 학회장 △김홍기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이사장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부회장 △조훈 한국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 △정의석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코러스운영부장 △홍준 본지 대표이사(발행인) △지해성 홍익대 교수 △김규태 고려대 교수 △안용희 빅데이터혁신공유대학 부장 △김성국 전남대 팀장 △최덕재 전남대 교수 △안진범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사무국장 등이 참가했다.

김홍기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이사장(서울대 교수)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교육정보화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3가지로 설정했다. 첫 번째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어떤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학을 운영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 두 번째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대학 위기를 정보화 플랫폼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하는 것, 세 번째는 ESG 경영을 통해 대학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대학과 공동의 살길을 모색하고, 플랫폼 관점에서 정보화를 진행해 해외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 새로운 시대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션 발표에서는 김규태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정의석 KERIS 부장이 각각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전문대 메타버시티, KORUS 운영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김규태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은 대학 온라인 학사제도에 사용하고 있는 LMS(Learining Management System)이 대학 정보화를 위한 공유에 허브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허브 LMS 운영 현황’을 주제로 첨단분야 인재를 집중적으로 양성함과 동시에 학생 누구나 교육을 제공받는 디지털 기반 공유대학 모델에서 ‘허브 LMS’ 개념을 제시했다. 산업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기존 LMS와 다르게 타 대학 LMS에도 학생들이 손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연동하자는 취지다.

그는 현재 ‘허브 LMS’를 활용한 웹페이지를 소개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공유하는 새로운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이번 1학기 교과수업에 도입하고 쌓인 데이터를 활용해 각 대학에 맞는 모델까지 구축하는 것이 혁신공유대학을 통해 이루려는 최종 목표임을 언급했다.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학회장은 공유대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전문대학에서 운영하는 ‘메타버시티(Metaversity)’ 개념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학회장은 “전문대학은 4차 산업혁명과 대학의 위기 속에서 메타버스를 비롯해 로봇과 AI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LMS 연동 플랫폼 개발을 비롯해 관련 산업 확장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원활한 플랫폼 운영을 위해 전문대학은 대학에서 필요한 활동과 커뮤니티, 수업을 연계할 수 있는 5가지 항목 ‘메타 펜타곤’을 설정했다. 메타 펜타곤은 △메타 커뮤니티 △메타 러닝 △메타 캠퍼스 라이프 △메타 커리어 개발 △메타 글로벌 교육 등으로 나눠 실감형 콘텐츠 제작에 적용됐으며, 학생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국립대학자원관리시스템, 코러스(KORUS)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을 공유대학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석 KERIS 부장은 “코러스는 교육부에서 관여하는 38개 국립대학의 행정, 재정 업무 등의 학사 시스템을 23개의 대외기관과 연계해 운영하는 시스템”이라며 “시스템 연계에서 효율성이 입증돼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코러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부장은 공유대학을 운영한다면 효율성 외에도 협업과 소통을 활용한 시스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내다봤다. 코러스가 7년 동안 운영하면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한 것을 예시로 들며 “업무 담당자들이 코러스 기능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허브 LMS 운영 현황’을 주제로 발표 중인 김규태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 (사진=한명섭 기자)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허브 LMS 운영 현황’을 주제로 발표 중인 김규태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 (사진=한명섭 기자)

■ 아이디 페더레이션(ID Federation) 통한 플랫폼 확산 제안 =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지속가능한 대학 공유플랫폼 구축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가장 많이 언급된 방안은 아이디 페더레이션(ID Federation)을 통한 플랫폼 확산이다. 한 아이디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합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플랫폼도 활용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덕재 전남대 교수는 “플랫폼이 지속가능하려면 다양한 플랫폼을 쉽게 접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아이디 페더레이션이 가능하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적용,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공유혁신대학, 지역혁신플랫폼 등에서 구축된 양질의 콘텐츠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가시적인 성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국 전남대 팀장 역시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선진국은 기관 간의 공유협력을 1990년대부터 진행해 국제 표준화를 구성,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도 통합보다는 연합을 통해 표준화를 진행, 협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러려면 정책도 투명해야 하고, 기술도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한국교육정보화재단처럼 중립적인 제3의 기관에서 진행하되, 대학에서도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제를 구축한다면 공유플랫폼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진범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사무국장은 “해외에서는 아이디 페더레이션 등이 정부주도 하에 어렵다는 판단 하에 민간과 함께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육성에 나서고 있다”며 “대학 간 경쟁 분위기 역시 공생과 상생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공유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부분에서 한국교육정보화재단의 역할이 있다면 대학의 교육환경이나 정보화 시스템에 대한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어젠다 관점에서 생태계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가는 지름길” = 지속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위한 명확한 어젠다 정립의 중요성도 화두로 떠올랐다. 지해성 홍익대 교수는 “어젠다 관점에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지속적인 개발을 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고, 정책적 문제도 산적해 있다. 에코 시스템으로 정착이 돼야하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 교수는 “급성장한 원격교육을 현장교육과 잘 융화할 것인가, 현장교육이 어떤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하며, 물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인적 공간 자원들에 대한 공유 플랫폼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국립대와 사립대가 경쟁하는 구도를 띄고 있는데, 국립대는 교육의 표준화와 규격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사립대는 교육 서비스와 영리화 관점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랫폼의 표준화 지속성장 가능을 위한 플랫폼의 표준화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규태 고려대 디지털정보처장은 “개인정보 보안이나 각기 다른 환경을 어떻게 호환하냐는 부분에서 표준화되고, 보장할 수 있는 페더레이션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안,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법에 있어서 ‘공유하는 법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시도일 것 수 있다. 좋은 사례를 만들면 플랫폼-플랫폼뿐 아니라 허브-허브 간 공유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의석 교육학술정보원 코러스운영부장 역시 “표준이라는 것은 상호 간의 약속”이라며 “업무 처리 방식 데이터 저장과 관리 방식에 대한 표준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홍준 본지 대표이사는 “대학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LMS 관련해 서버가 다운되는 등 실무에서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유지보수를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한 사이버대 경우 유지보수 업체가 돈을 올려주지 않아 서버를 막아버린 경우도 있었다”며 “현재 국내 대학은 총 409개다. 남아있는 대학들이 최종적으로 가야하는 방향은 온라인이다. 하지만 실무자들이 LMS의 유지보수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통합된 LMS가 만들어지면 이런 부분에서도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기 한국교육정보화재단 이사장이 ‘2023년 대학정보화 혁신 포럼’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메타버스·AI 도입, ‘교육적 효과 관련 인식 개선’ 선결 과제 =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학회장(삼육보건대 기획처장)은 메타버스·AI 플랫폼 도입 시 가장 큰 걸림돌로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인식”을 꼽으며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학회장은 “메타버스·AI 등을 도입할 때 가장 많이 문의하는 부분이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메타버스·AI 등은 전 세계 대표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다. 산업 인력들을 배출하는 대학이 산업체를 장악한 기술을 활용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대학 리더들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학을 총괄하는 총장, 부총장 혹은 기획처장 등 책임자들이 필요성을 인식해야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조직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스며들 수 있도록 설득과 공감을 위한 상담 노력 필요하다. 이를 위해 권역별 설명회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직원을 포함한 교수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문상 고등직업교육학회 부회장(인덕대 교수)은 “개별대학에서는 이런 시스템 구축이 불가능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교수 수업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더 나은 양질의 교육 콘텐츠가 있어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LMS 공유에 대한 대학의 닫힌 마음과 타 콘텐츠를 인정하지 않는 현 제도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해결되면 공유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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