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하굣길에 70대 남성 구해

지난 16일 심폐소생술로 70대 남성을 살린 호남대 학생들. 왼쪽부터 이준하, 정주현, 이명학 씨. (사진=호남대)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호남대학교(총장 박상철) 재학생 3명이 하굣길 시내버스 안에서 갑자기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7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6일 수업을 마친 호남대 이준하,정주현, 이명학 씨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근처 좌석에 앉아 있던 7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버스 바닥으로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들은 순식간에 발생한 위급 상황에서도 119신고와 환자 상태 확인, CPR과 후속 구호조치 등을 진행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이들이 번갈아가며 1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교통혼잡을 피해 길가에 정차한 시내버스에 구급대원들이 도착했고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정주현 씨는 “갑자기 쿵소리와 함께 남성이 버스 바닥에 쓰러진 것을 보고 바로 119에 신고 했고 119 상황실 직원이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들려준 속도에 맞춰 다른 학우들이 CPR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환자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 고정하는 등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들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준하 씨는 “남성이 쓰러진 것을 보고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몸이 반응해서 뛰어나가 환자를 바로 눕히고 호흡과 의식 여부를 확인하고 허리 벨트를 풀어 몸을 느슨하게 했다”며 “학교에서 CPR을 배웠는데,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장을 압박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서 온 힘을 다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명학 씨도 “CPR을 하고 있는데 ‘혼자서 하기 힘드니 같이 하자’며 나선 학생이 호남대 학우인줄 나중에 알았다”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다른 승객분들도 신발을 벗기고 팔과 다리를 주물러주며 도왔다”며 자신들의 공을 ‘시민정신’에 돌리는 겸손함도 보였다.

쓰러진 남성의 자녀 조영미 씨는 “심정지가 왔을때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주저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해서 위기를 넘겨 너무 감사하다”며 “환자는 현재 회복 중이며 활동이 가능해지면 생명의 은인인 학생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광주 서부소방서는 급박한 응급상황 속에서도 평소 배웠던 응급처치술을 신속하게 해낸 이들 호남대 학생들을 소중한 생명을 살린 시민 인증인 ‘하트세이버’로 추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