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디지털 전환과 지역상생, 고등직업교육의 미래’ 세미나 8일 개최
지역과 연계한 직업교육, 메타버스·디지털 기술 활용한 교육 플랫폼 구축은 필수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4개 국가 출신 유학생 비율 너무 높아 “다문화 정책 갖춰야”
전문대학 지속가능성 높이려면…대학 ESG 가이드라인 필요성 제시한 한국ESG경영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디지털 전환과 지역상생, 고등직업교육의 미래’ 세미나를 8일 코엑스에서 열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디지털 전환과 지역상생, 고등직업교육의 미래’ 세미나를 8일 코엑스에서 열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고등직업교육의 미래는 ESG와 지역상생, 디지털 전환 교육에 달려있다. 직업교육을 주도하는 전문대학은 위기를 해결하고 제시된 개념에 대한 시대담론을 제시할 때가 됐다. 이번 세미나는 전문대학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 앞에서 전문대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올바른 고등직업교육을 논하기 위해 열렸다. 세미나가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되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이하 학회)가 개최한 ‘디지털 전환과 지역상생, 고등직업교육의 미래’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학회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전문대학 교수를 비롯해 지방교육청 실무자 등 교육 관계자들이 모여 전문대학 직업교육의 미래를 논하고 참석자들 간에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주희 학회장은 개회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업교육과 연계한 콘텐츠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공부로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고 구분짓던 시대는 갔다. 직업교육의 선봉에 선 전문대학이 혁신 방향을 설정하고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국가 책무성 정도를 논의할 필요가 있어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회사를 마친 후 박 학회장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헌신적인 노력으로 메타버스 컨소시엄 운영과 활성화에 기여한 강문상 인덕대 메타버스사업관리위원장에게 감사패와 연구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문대학에서 운영하는 직업교육 과정을 통해 꿈을 가지게 된 학생들도 다수 참석했다. 특히 늦은 나이에 여주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해 재학 중인 이주환, 임아름 학생이 축하공연을 펼쳐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주희 학회장이 강문상 인덕대 메타버스 사업관리단장에게 감사패와
박주희 학회장이 강문상 인덕대 메타버스 사업관리단장에게 감사패와 연구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제공)

■ ‘전문대학과 지역 간 연계 강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해야’ = 먼저 김정한 경북교육청 창의인재과장이 ‘중등직업교육 활성화 사례와 전문대학 연계 방안’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시작했다. 김 과장은 기존 직업교육이 재구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이 생존을 위한 변화와 정체성 및 방향성 확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직업계고 △지역 기업 △지역대학이 협력해 지역발전을 선도할 고졸인재 양성과 이들의 지역정착을 유도하는 ‘직업교육 혁신지구 사업’ 등 여러 사업을 활용해 전문대학이 지역과의 연계성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를 비롯해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관련 실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한다면 안정적 신입생 충원을 원하는 전문대학에 지역 내 직업계고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입학할 수 있다. 이처럼 교육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의 수준을 높이고 지역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면 대학 내 취업률 제고와 지역 기업체 확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호경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한양대의 예시를 소개하며 전문대학이 학생들에게 체감형 교양교육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류 원장은 “아무리 뛰어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도 수요자인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며 “스스로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움직일 수 있도록 전문대학이 학생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외국의 대학들이 △직업 경험 확대 △신기술 습득 유도 △스포츠나 운동 등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했다. 발표 말미에 그는 진정한 대학 혁신은 학생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교육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미래 직업교육을 이끌어야 할 전문대학이 ‘체감형 교육’에 관심을 둬야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사진=한명섭 기자)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사진=한명섭 기자)

■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시티’ 통해 하이브리드 디지털 교육 꿈꾼다 =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구현한 대학 캠퍼스, ‘메타버시티’의 향후 계획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강문상 인덕대 교수는 구축한 메타버시티를 직접 시연하며 메타버시티는 △기반구축 △수업 및 행사 진행 △고도화의 과정을 거쳐 메타버스 컨소시엄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LMS에서 학습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온라인 기반 협업 활동을 강화해 공유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한 복안이다.

특히 2026년까지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꿈꾸는 현 교육계의 방향성에 주목하며 메타버시티가 오픈형 Learning Experience Platform(LXP) 방식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강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교육에서 LMS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일어났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교육을 앞두고 핵심역량 향상, 학습동기 유발, 원격교육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이 필요하다. 메타버시티가 그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대면 교육에서 맞춤형 학습의 고도화, 지루한 전공에 게임적 요소를 결합한 게이피케이션(Gamification), 소셜 러닝을 확대하는 ‘하이브리드 디지털 교육’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취업·정주 중심으로 유학생 정책 개편 필요 = 직업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에서 전문대학을 찾는 유학생 시스템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학생 유치에만 머물지 말고 취업·정주 위주의 정책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문대학을 찾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등 4개 국가 출신 유학생의 어학연수 점유율은 74%, 학위과정 점유율은 77%다. 안정근 경복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해당 수치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언급하며 중장기적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이나 관리자급 인력에 발급하는 E7 비자 발급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학생이 학위를 취득하면 바로 정주할 수 있는 체계 확립의 시작점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또한 전문대학이 △단기연수 △해외 인턴십 및 해외 취업 △공적개발원조(ODA) △해외 캠퍼스 구축 △국제공동학제 운영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기연수의 경우 홍보채널이 취약하고 단일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 국적다변화 기초가 부족한 전문대학의 약점을 해소할 수 있기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나아가 김록환 삼육보건대 글로벌다문화교육본부 본부장은 다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건강한 다문화사회를 만드는 데 전문대학이 앞정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삼육보건대에서 2018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K-Culture Festival’ 사례를 소개하며 ’“외국인 230만 명 시대에서 건강한 다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문화와 전통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학의 ESG 경영,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전문대학의 지속가능성 높일 수 있어” = 국내 최초로 ‘대학 ESG 가이드라인’을 구축한 한국ESG경영원(이하 경영원)은 해당 가이드라인이 전문대학의 ESG 경영과 미래 고등직업교육 방향성 설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영원은 지난 3월 국내외 주요 평가지표와 공시기준 등을 분석해 공통적이고 대학에 적용 가능한 핵심적인 4개 영역, 19개 범주, 88개 항목 등으로 구성됐다.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은 가이드라인에 대해 소개하며 “대학의 ESG 경영은 대학의 지속가능 성장의 필수 요소이자 사회적 가치 공헌을 위한 의무가 됐다.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대학 상황을 고려한 ESG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대학마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SG경영을 하기에 대학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는 지적에는 ESG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대학이 선제적으로 ESG를 준비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실장은 “대학이 ESG 경영을 먼저 선택한다면 대학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젖힐 수 있다”며 “이는 곧 미래 직업교육을 준비하는 전문대학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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