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상 인덕대 교수(글로컬대학자문위원)

강문상 인덕대 교수(글로컬대학자문위원)
강문상 인덕대 교수(글로컬대학자문위원)

최근 대학가는 글로컬대학 사업의 1차 선정대학이 발표되고 국고 지원 체계를 RISE로 하는 등 큰 정책 변화로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다시 살펴봐야 할 때다. 여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25년 실시되는 재정평가와 인증평가를 통한 선 지원, 후 평가 방식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디지털혁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전문대학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최근 3년간 정부 발표 자료의 키워드를 통해서 본 전문대학의 미래 방향을 정리해봤다.

첫째, 대학 간 공유·협력이 중요하다. 기존의 폐쇄적 학사 시스템에서 오픈형 학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사정보는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다. 그래서 수업과 성적, 학사 정보를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 하고 있다. 이제 수업에 대해서는 공유·협력 할 때가 됐다. 전체 교육과정을 오픈하기 전에 교양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공유·협력해야 한다. 당장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 교과는 서로 공유해야 한다. 학생들은 교양과목 선택권이 확대되고, 대학은 교양교과목 운영의 편의성이 향상된다. 2개 대학이 1개 과목씩 공유하면 대학 입장에서 보면 1개 과목 운영비로 2개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다.

둘째, 유연한 학과 및 전공 운영이 필요하다. 지금은 하나의 전공만 가지고 살 수 없는 시대다. 처음 하나의 전공만 배웠어도 취업 이후 다른 분야의 전공 지식이 필요한 때다. 대학에 입학해 졸업할 때까지 하나의 전공만 배워서는 안 되는 시대다. 최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행령 제9조 2항 ‘대학에는 학과 또는 학부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를 폐지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학부와 학과 조직이 없어지고 자율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학과 없이 신입생을 모집하고 유지할 수 있다. 자유전공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전공 선택 없이 입학해 여러 가지 전공을 경험할 수 있는 탐색학기를 거쳐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교육이 대학 주도에서 학생 주도로 변경됐다는 의미다. 이제는 학생 자율 중심의 대학이 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성과 관리를 해야 한다. 디지털 대학으로의 전환을 위해 학생의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데이터를 통합하고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분석을 통해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중도탈락률을 줄여야한다. 학생의 자료뿐만 아니라 대학 내부 전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경쟁 대학과 지역사회 분석을 통해 대·내외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의 성과 관리는 최종 의사결정에 결정적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디지털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디지털대학은 모든 행정서류가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체 행정이 전자 결재로 이뤄진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은 인공지능이 학습해 유용한 자료로 가공할 수 있는 디지털 수준을 말한다. 자료가 기초 디지털 형태로 저장된 후, 이 자료를 유용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재가공해야 한다. 디지털대학으로 전환이 되면 인공지능의 역할이 중요하게 된다. 학습 분석을 하는 인공지능과 진로 및 상담을 담당하는 인공지능이 필요하다. 완벽한 디지털대학은 입학과 동시에 학생의 모든 정보가 디지털로 저장된다. 인공지능이 교과 및 비교과 분석을 통해 졸업 후 원하는 분야로 취업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제공해주고 가이드 역할을 해 준다. 인공지능이 교수자를 대신해 모든 학습을 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가이드이자 학습보조의 역할이다. 디지털대학에서 교수자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남는 시간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심리를 안정시켜주고, 학생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스승이며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대학들은 성인학습자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인학습자 평생직업교육에는 다음과 같은 교육의 종류가 있다. 급변하는 최신기술을 배위기 위한 업스킬링(up-skilling), 새로운 직무 분야로 취업하기 위한 리스킬링(re-skilling), 현재 직무에 새로운 직무를 추가하기 위한 퓨전스킬링(fusion-skilling) 등을 꼽을 수 있다. 전문대학들은 성인학습자 직업교육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우려되는 점은 일반대학이 과거처럼 성인교육에도 전문대학의 영역인 직업교육을 침범할지 여부다. 일반대학의 성인교육은 성인학습자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인문학과 교양프로그램이 적합하다고 본다. 전문대학의 경우에도 학령인구의 감소로 주요 학습대상자는 성인학습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반대학과 차별화되는 점은 전문대학의 성인학습은 직업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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