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 양성 교육적 방향성 논의
염재호 태재대 총장 기조강연, 김정호 KAIST 교수 주제강연 진행
교과목별 전문 학습지원 시스템 구축, 인공지능 기술 활용 교육 방안 등 제안돼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출범 1주년을 기념해 20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한 ‘한국 교육개혁과 미래 과제’ 주제 대토론회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국가교육위원회(위원장 이배용, 이하 ‘국교위’)는 출범 1주년을 기념해 20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 교육개혁과 미래 과제’를 주제로 교육개혁과 교육의 본질과 디지털 혁명시대의 바람직한 교육개혁에 대해 논의해 중장기적 전략을 모색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국교위는 지난해 9월 27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해 안정되고 신뢰받는 교육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출범했다. 이후 설립 취지를 달성하고자 각 분야 전문가 150여 명으로 위촉된 2개의 전문위원회 및 6개의 특별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국민 500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위원회와 교육과정 조사·분석을 위한 200명의 모니터링단을 구성하는 등 교육 의제 논의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교육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현장 소통 간담회를 추진해 경북·전북·부산·충북 등 시·도청과 교육청을 방문, 각 지역별 현안을 살펴본 바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의견을 직접 청취하는 기회를 마련했으며, 특히 지방 대학이 처해있는 어려움에 관해 공감하고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대학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교위는 앞으로도 현장 소통 간담회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미래의 바람직한 교육 방향을 설정해 나갈 예정이다.

이배용 위원장은 “역사는 사람이 중심이 돼 만들어 가는 것이고,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현상을 좌우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참된 가치를 가진 사람을 키우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성찰해 새로운 교육의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학교는 선생님은 존중받고 학생들은 사랑받는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 따라서 교육은 건전한 토양을 만들어 주는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교위 1주년을 맞아 오늘 마련된 이번 토론회가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전략을 논의하며 미래 사회의 리더가 되는 인재를 키우는 데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이배용 위원장의 환영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ChatGPT로 대표되는 디지털 충격과 급격한 인구감소, 그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 등 다양한 도전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로써 교육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앞에 닥친 교육 현안과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개혁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우리 교육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아직 많다. 이런 때에 국교위와 교육부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 사회에 해묵은 교육 난제들을 하나둘씩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총리는 “국교위에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 국민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우리 교육의 다양한 중장기 과제를 발굴하고 해법을 모색해 주리라 믿는다. 교육부도 우리 교육의 큰 틀을 세우는 작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우리 사회는 교육에 대한 다양한 도전과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어떤 교육을 받고 무엇을 위해 평가받는지, 학교 내부와 외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과 갈등, 교육에 대한 기능적 접근과 본질적 접근 간의 균형의 필요성 교육이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사회의 지속가능성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지 등 이런 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우 위원장은 “이런 고민을 오늘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경험과 지혜를 모아 교육의 본질적 목적, 학습자의 역량을 함양하는 전인교육, 교육관계자가 존중받는 환경 및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교육개혁과 교육혁신 방향을 함께 모색해주길 기대한다”며 “지방시대위원회도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 살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 힘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사의 권위와 자긍심 추락, 학교의 무질서를 보면서 학교에서 학생이 창의성을 키우고 재능을 발견해 백세시대를 살아갈 지식과 힘을 얻을 수 있는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학교가 소중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며 “대전환기에 있어 현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교육 정책 기반 위에서 학교 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런 선제적이고 책임있는 고민이 국교위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며 “국교위 출범 1주년을 맞아 이배용 위원장을 비롯한 교육 전문가들이 정치적 다름을 극복하고 비전을 잘 세워 아이들의 희망이 돼는 교육,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배용 위원장(아랫줄 가운데)와 토론회 발제 및 토론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학부 중심 교양교육, 대학원 중심 전공교육 이원화 필요” = 이날 토론회 첫 번째 세션에서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전 고려대 총장)이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과 한국 교육개혁’ 주제로 기조강연이 진행했다.

염재호 총장은 “디지털 대전환과 문명사적 전환기에는 전 세계를 아우르면서 인류 공동체 번영에 공헌하는 리더가 필요한 시대”라며 “미래의 진정한 리더는 소통, 협업, 공감, 화합 등의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염재호 태재대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이에 염 총장은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수자의 역할 강화와 교과목별 전문 학습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고등교육 패러다임 대전환 방안으로 △교육 중심 학부 체제 정비 △고등교육 투자 확대 △글로벌 대학 간 연대를 통한 네트워크 확대 등을 제안했다.

염 총장은 “학부는 교양교육, 대학원은 전공교육으로 이원화해 학부와 대학원에서 같은 과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부는 대부분의 미국 대학처럼 융합전공이나 무학과제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중심 일반대학원과 기술중심 전문대학원의 이원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대학 입학정원을 절반 이상 줄이는 과감한 정원조정을 통해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지적 근육 함양과 사회적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 후 김무환 전 포항공대 총장 주재로 진행된 강연자와 참여자 간 질의·응답 시간에는 염 총장의 강연을 토대로 구체적인 고등교육 투자 확대 방안과 학생성공,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혁신 방향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사진=한명섭 기자)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사진=한명섭 기자)

■ “기존 교육 방식 한계있어…AI 기술 활용하는 교육으로의 혁신 필요” = 두 번째 세션에서는 ‘챗GPT-X 인공지능의 미래와 교육혁신의 방향’을 주제로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주제강연을 진행했다.

김정호 교수는 기존 교육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AI 기술 패권 시대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교육혁신의 방향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미래 시대에는 인간이 주체가 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의 지식 익히기 또는 속도 경쟁 등의 경쟁력 없는 교육 방법을 탈피해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 질문하는 교육, 소통하고 협력하는 교육 등의 미래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교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가 운명적으로 다가온다면 미래 인간은 사랑, 역사 등 인간적인 것과 디지털이 결합된 삶을 살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래 인간은 수학·인공지능·컴퓨터 코딩 등 디지털 기술과 창의력·융합력·소통력, 사랑·배려·용서·화해 등의 자질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박진배 전주대 총장이 토론의 좌장을 맡고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정영식 전주교대 기획처장이 지정 토론을 이어갔다.

김희삼 GIST 교수는 “학생들에게 문제를 제시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해법이 존재하지 않은 지혜를 모아야 하는 것으로, 이런 경험은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사회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학생에게 질문을 많이 하면 불안해하기도 하고, 질문에 이끌려 배워야할 것을 못 배우는 불안감도 생길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는 확실하게 남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호기심을 바탕으로 스스로 찾아 공부하게 하는 수업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식 전주교대 기획처장은 “어린 학생들은 인간스러워지는 인공지능을 보면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할 것”이라며 “교육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스스로 세우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되, 다른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 기조강연 후 김무환 전 포항공대 총장 주재로 진행된 강연자와 참여자 간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염재호 태재대 총장 기조강연 후 김무환 전 포항공대 총장 주재로 진행된 강연자와 참여자 간 질의·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