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 위한 대면심사 끝나
지자체 참여 변수로 ‘부각’…지원금부터 지지 선언까지
막판까지 하나의 성과라도 더 만들기 위한 노력 이어져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 2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6월 2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한 학교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본지정을 향한 비수도권 대학들의 질주가 본 심사가 끝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15개 예비선정 대학들은 최종 선정될 10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실행계획서 제출 후에도 연이어 지자체 협력 소식을 전하는 등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1월 16일 전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예비선정 대학들은 지난달 6일까지 실행계획서를 제출하고, 20일부터 27일까지 대면심사를 마쳤다. 각 대학들은 최종 10개교에 들기 위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5년간 3조 원의 예산을 30개 비수도권 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 한 곳당 5년간 1000억 원의 예산이 걸린 만큼 비수도권 대학들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 올해 선정하는 대학은 10곳 내외로, 3개 대학 중 1개 대학은 떨어지는 구조다.

(자료=교육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학 발표' 자료 재가공)
(자료=교육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학 발표' 자료 재가공)

글로컬대학의 최종 평가는 앞서 제출한 혁신기획서를 얼마나 구체화해서 준비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종 평가는 크게 두 가지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실행계획이 70점, 지자체의 지원 및 투자 계획이 30점이다. 가장 배점이 큰 실행계획 평가는 계획의 적절성 50점, 성과관리 적절성 20점으로 세부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종 평가를 앞두고 교육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지자체 지원 및 투자 계획이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대학 실행계획은 이미 혁신기획서 평가 당시에 평가가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대학 내부 요인이라 변화를 주기 어렵지만 지자체 지원 및 투자 계획은 노력 여하에 따라 추가적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선정된 대학들 또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종 발표 전까지 최대한 성과를 만들어 선정 확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시와 울산테크노파크, 울산대 관계자들이 26일 울산대 학생회관 ABLE라운지에서 글로컬대학 실행계획 수립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울산대 제공)
울산시와 울산테크노파크, 울산대 관계자들이 지난 7월 26일 울산대 학생회관 ABLE라운지에서 글로컬대학 실행계획 수립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울산대 제공)

■ 지자체, 기업 등 나서 전방위 지원…1000억 원 지원 약속도 = 최근 대학을 둘러싼 위기는 더 이상 대학만의 위기가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 청년 인구 유출 등은 지역 소멸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자체를 비롯해 기업, 연구기관까지 나서서 지역의 글로컬대학 선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쏜 곳은 울산대다. 울산시는 지난 8월 24개 기관이 울산대 글로컬대학 본지정을 위한 업무협약 및 선언식 개최에 이어 지난달 4일에는 지역사회가 산업육성 기금 1000억 원을 모아 전달식을 가졌다. 기금 조성에는 울산시와 울산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HD현대, 서울아산병원, 울산대학교병원, SK에너지, 에쓰오일, KCC, 에퀴노르 코리아(Equinor Korea), 해울이 해상풍력발전, 울산대 총동문회 등 지역 14개 기관‧회사가 참여했다.

부산시 또한 지난달 4일 부산대와 ‘글로컬대학 비전 및 혁신 전략 보고회’를 열고 5년간 시비 약 1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부산지역 지산학 협력 허브로 부산 지역의 주요 산업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며 에듀테크, 라이프케어, 반도체, ICT‧양자, 디지털금융 등 5대 산업을 특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도 전남대가 글로컬대학에 지정되면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지난달 11일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두드림(Do dream) 광주시‧전남대 글로컬대학30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광주시는 전남대의 글로컬대학 선정과 지역산업 육성을 위해 5년간 현금 1000억 원을 별도 지원하고, 전남대 주변 혁신 기반 시설 조성, 인력 양성, 기업 지원 등에도 힘쓰기로 했다.

경남도는 경상국립대와 인제대 두 곳이 예비선정된 만큼 두 대학을 위해 시‧군과 함께 2000억 원 규모의 지방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대학(CSA)’ 설립, ‘우주항공방산과학기술원(GADIST)’ 설립 등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글로컬 선도대학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제대는 김해시, 가야대, 김해대,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김해인재양성재단’ 설립과 도시의 모든 공간을 교육‧산업생태계 혁신 공간으로 활용하는 ‘올 시티 캠퍼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북대는 지원 확보보다 분배에 중점을 두고 인근 대학과 연합에 나섰다. 전북대는 지난달 5일 도내 10개 대학과 공유 인프라 구축,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한 협약을 맺으며 글로컬대학 선정시 받게 되는 예산 가운데 절반인 500억 원을 지역 대학들과 상생 발전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북대는 외국 대사들의 협조와 해외 대학과의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2028년까지 5천 명의 유학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이 지난 7월 27일 「글로컬대학30 추진 관련 직원 설명회」에서 글로컬대학 사업의 추진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원대)
김헌영 강원대 총장이 지난 7월 27일 「글로컬대학30 추진 관련 직원 설명회」에서 글로컬대학 사업의 추진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원대)

■ 지자체 지지 선언, 내실화에 중점 둔 대학 등 전략도 천차만별 =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을 위한 대학들의 전략도 각양각색이다. 지자체의 지지 선언을 비롯해 지산학연 업무협약 등 각 대학들 나름대로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 지자체의 높은 호응도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공동형에 지원한 충북대의 경우 충북도, 청주시, 네페스, 에코프로, 대웅제약, 충북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18개 기관‧회사는 지난 9월 25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기관‧기업‧글로컬대학 네트워크 구축, 인적자원 교류‧산학협력 활성화, 지역산업 기반 맞춤형 특성화 인재 육성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강릉원주대와 통합하겠다고 밝힌 강원대는 강원 지역 사회‧단체의 지지 선언을 통해 추진 동력을 얻었다. 강원 지역의 삼척시번영회와 도계읍 번영회, 삼척여성단체협의회, 삼척시이통장연합회, 삼척시새마을지회, 도계읍 체육회 등 삼척‧도계 지역 27곳이 지지를 선언했다. 특히 강원지역의 경우 가장 강력히 반대의사를 밝혔던 삼척, 도계지역 단체들이 지지를 선언하면서 가장 큰 장애물을 넘어섰다는 평이다.

순천대의 행보도 분주하다. 3대 특화 분야인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각종 협약을 맺고 TF를 발족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 순천대는 지난 9월 이병운 총장 일행이 일본 현지를 방문해 치바대와 ‘그린스마트팜’ 분야 공동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4일에는 광양시와 ‘광양 지산학캠퍼스’ 조성, 첨단산업 클러스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실행 계획 논의를 위해 순천대-POSCO-광양시 실무 TF도 발족했다.

순천향대의 경우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을 위해 충남지역 지자체, 대학, 산업체, 연구기관 등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순천향대는 지난 9월 충남도‧아산시‧충남연구원‧충남TP‧라이즈센터 등과 함께 지산학연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예비선정된 대학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최근 교육부와 대면심사까지 마치긴 했지만 결과를 기다리면서 지자체와 업무협의는 계속 하고 있다”며 “최종 선정에서 가장 크게 변수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지자체와의 협력이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나라도 더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종 결과 발표가 늦어질수록 글로컬대학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속은 더 탄다”며 “대학이 위기인 만큼 글로컬대학 선정이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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