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대 호텔외식조리과 졸업 후 미래자동차과 입학해 두 번째 대학 생활
“자율주행차 시스템 개발자 목표로 공부…2년간 사회생활 경험이 원동력 돼”
학과 자율주행 동아리 활동, 코딩 공부 등 교내 프로그램 활용…“대학 생활, 아는 만큼 즐기고 배운다”

동서울대 미래자동차과에 재학 중인 김경곤 씨(가운데)가 동기들과 지난해 교내 자율주행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동서울대 미래자동차과에 재학 중인 김경곤 씨(가운데)가 동기들과 지난해 교내 자율주행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전문 직업인을 꿈꾸며 전문대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다. 보건·의료분야부터 관광, 요식업 등 희망 전공도 다양하다. 동서울대학교 미래자동차과 재학생 김경곤 씨(29)는 두 번째 진로 설계를 위해 전문대 문을 두 번 두드렸다.

김 씨는 동서울대 호텔외식조리과로 첫 졸업을 했다. 이후 레스토랑에서 2년간 근무하며 요리사의 꿈을 이뤘지만 새로운 갈망이 생겼다. 미래에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동했다. 그는 새로운 직업을 꿈꾸며 동서울대 미래자동차과로 다시 입학했다. 현재 그는 두 번째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다.

김 씨는 동기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전공 공부를 시작했지만 오히려 여유롭다. 전공은 다르지만 이미 대학 생활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동서울대의 다양한 장학금 혜택과 각종 지원 프로그램도 꿰고 있다. 경험한 만큼 더 많은 걸 깨닫고 알게 된 셈이다.

엊그제 새해를 맞이했는데 1월도 얼마 안 남았다. 거창하게 세운 새해 목표가 작심삼일에 그쳤을 수도 있다. 지키지 못한 계획들은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막연한 불안감이 발목을 잡기도 한다. 김 씨는 이러한 경험도 값지다고 말한다.

새해 첫 달의 끝자락인 지난 24일 그를 만나 두 번째 대학 생활 이야기와 미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흘려보낸 시간이 아쉬울 수 있다. 다만 거기서 멈추지 말고 과거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경곤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위해 동기들과 회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김경곤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위해 동기들과 회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 진로를 바꾼 이유는.
“실제 요식업계에서 일해보니 학생 때는 알지 못했던 점들이 보였다. 레스토랑은 명절, 주말에 더 바쁘다.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일했다. 높은 업무 강도 대비 급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일은 힘들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 2년을 다닐 수 있었다. 더 경력을 쌓은 뒤 창업하는 선택지도 있다. 그런데 식당 창업이 무조건 다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나. 이런 고민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보면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래자동차 시장이 유망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래자동차 관련 기술자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미래자동차과에 입학하게 됐다.”

- 진로를 바꿀 때 아쉬움이나 두려움은 없었는지.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중한 인연도 많이 만났다. 같이 일했던 형들과 여전히 연락하며 지낸다. 사회생활을 해봐서 오히려 현재 학교생활을 더 열심히 하는 측면도 있다. 전혀 다른 계열로 전공을 선택할 때도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컸다. 친형도 카페에서 일하다가 동서울대 항공기계과에 뒤늦게 입학했다. 지금은 항공 분야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형도 했으니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형도 많이 지지해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성격도 한몫했다.”

- 전공 공부하는 데 힘든 점은 없는지.
“자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걸 배웠지만 생각보다 공부량이 많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과도기에 놓여있다. 학교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가솔린 기관차, 디젤 기관차 등 내연기관에 대해 전반적으로 가르친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면 기존의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배운 내용은 머릿속에 모두 넣는다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다. 전문학사과정 진학도 고려 중이다.”

- 향후 계획은.
“최근에는 학과 교수님을 비롯해 심화과정을 수강하는 3, 4학년과 자율주행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5월에 관련 경진대회가 개최되는데 여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올해에는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따는 것도 목표다. 졸업 후에는 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할 계획이다. 일단 현재는 코딩을 공부하고 있다. 지도교수님께서 코딩 공부하는 걸 이끌어주신다. 현재까지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자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2학년 과정에서 자동차 정비, 설계 등도 배우면 취직할 수 있는 분야가 더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 올해 입학을 앞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대학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장학금 혜택을 잘 찾아보고 활용하길 바란다. 취업 설명회에도 참여하고 자격증 취득이 목표라면 대비반 수업을 듣는 것도 방법이다. 국가장학금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장학금 제도도 있다. 본인에게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있는지 자격 요건을 꼼꼼히 확인하길 바란다. 장학금을 활용하면 더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생활보다 아르바이트가 우선이 되지 않아야 한다.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학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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