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교육부, 강원관광대 자진폐교 신청 인가…2월 29일 공식 문 닫아
현 재적생 총 327명, 인근 전문대 ‘강동대·강릉영동대’ 특별편입 추진
2021년 서해대학 이어 3년 만에 전문대 폐교 “누가 먼저 가냐 일 뿐”

강원관광대학교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
강원관광대학교 전경 (사진=한국대학신문)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강원 태백시에 있는 전문대학인 강원관광대학교가 경영난으로 결국 문을 닫는다. 강원관광대를 다니는 총 327명의 학생들은 인근 대학인 강동대학교와 강릉영동대학교로 특별편입이 추진된다. 교육계에선 2021년 서해대 폐교 이후 또 한 차례 지역전문대의 폐교 소식을 접하면서 지방 교육의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강원 태백시에 있는 전문대학인 강원관광대가 이달 29일 자진 폐교한다. 앞서 강원관광대 학교법인 분진학원은 지난달 12일 교육부에 자진 폐교를 신청한 바 있으며, 교육부가 이날 강원관광대 폐교 신청을 인가한 것이다.

현재 강원관광대에 등록된 재적생 총 327명은 인근 대학인 강동대와 강릉영동대로 특별편입이 추진된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강동대엔 323명의 학생이, 강원 강릉시에 있는 강릉영동대에 4명이 편입될 예정이다.

강동대 관계자는 “한 번에 많은 학생을 수용하더라도 교육 여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9명의 추가 교원을 확비하고 시설·설비도 확충할 계획”이라며 “강원관광대와 체결한 특별편입 협약에 따라 해당 편입생을 대상으로 특별장학금과 기숙사, 통학버스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교육부 고등직업교육정책과장은 “특별편입학에 누락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 협조 등을 요청해 지원하고, 재적생 학습권을 보장할 계획”이라며 “한국사학진흥재단이 학적부 관리와 증명서 발급 등을 담당하게 된다. 강원관광대 졸업생의 경우 향후 사학진흥재단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5년도 안 돼 또 다시 ‘전문대 폐교’…교육계 ‘멘붕’ = 지난 2021년 전북 군산시 소재 전문대학이었던 서해대 폐교 이후 불과 3년 만에 또 다시 지역전문대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한 교육계는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지역전문대 한 관계자는 “강원관광대와 서해대는 각각 ‘자진 폐교’와 ‘강제 폐교’로 물론 경우가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폐교 수순을 빠르게 가게 한 현상 원인은 결국 같다”며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신입생 모집 난항, 그리고 물가 인상폭과 반대로 가는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에 따른 재정여건 악화 등은 지역전문대가 어떤 수로도 극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대다수 지역전문대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폐교되는 대학이 특별히 다른 대학보다 나빠서라기 보단 운 나쁘게 얇은 바닥을 딛고 깨진 것일 뿐”이라며 “지역전문대가 매년 학생 정원을 줄여나가는 상황이라, 이번 폐교가 지역전문대의 ‘줄 폐교’로만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해대는 지난 2021년 교육부로부터 강제 폐교 명령을 받고 문을 닫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서해대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교비회계 자금 등 약 146억 원을 횡령한 일 등 ‘고등교육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2018년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최하위 평가인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됐고, 신입생 모집 난항에 등록금 수입도 급감하면서 결국 폐교 절차를 밟게 됐다.

폐교될 당시 서해대의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폐교될 당시 서해대의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 강원관광대 폐교, 사실상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 이번 강원관광대 폐교도 현재 지역전문대가 겪고 있는 계속된 경영난을 결국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관광대는 재정여건 악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이미 상당 기간 이전부터 사실상 폐교 수순에 있었다. 앞서 3년 전인 지난 2021년에 강원관광대는 그간 대학의 간판 역할을 해왔던 학과들을 포함한 총 5개 학과를 폐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골프산업과’ ‘사회복지학과’ ‘실용음악학과’ ‘호텔관광과’ ‘호텔카지노관광과’ 등 5개 학과가 없어졌고, 상대적으로 취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던 ‘간호학과’만 유일하게 대학에 남겨졌다.

강원지역 전문대 관계자는 “당시 이를 두고 강원관광대의 설립 이념이자 교육 목표였던 ‘관광 특성화’가 무색해져버렸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강원관광대는 대학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간호학과마저 지난해 9월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이후 학내 구성원, 지역사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달 12일 교육부에 자진폐교를 신청한 바 있다.

교육부 고위공무원 출신 교육계 한 관계자는 “지역전문대의 몰락을 막으려면 교육부가 개별대학의 인적 쇄신이나 조직혁신만 주문할 것이 아니”라며 “지역에서 고등교육을 책임지는 대학, 특성화 분야에서 고등직업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이 공존하고,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부가 전문대에 요구하는 특성화 교육, 실무·기술교육은 보기 좋은 허울일 뿐 결코 생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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