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법학박사)

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
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5학년도 전문대 입학전형 시행계획’의 전형유형별 모집인원 현황에 따르면, 전문대는 71.7%를 학생부 위주로 선발한다. 그 외에 면접 위주 12.8%, 서류 위주 8.3%, 실기 위주로 4.4% 선발하고 수능 위주 전형은 2.7%에 불과하다.

2025학년도 일반대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이 23.1%인데 전문대도 서류와 면접 평가 위주로 21.1%를 선발하므로 성적 외 요소를 적극 살피는 전형의 비율은 일반대와 비슷한 셈이다.

일반대 학생부종합전형은 고교교육에 충실히 잘 참여한 학생을 선발한다. 지원 학과에 입학해 공부할 학업적 준비가 고교교육 활동을 통해 얼마나 우수하게 나타나는지를 서류와 면접 평가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대학 입학 후 학과에 잘 적응할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타당도가 높다. 또 입시 위주 교육을 지양해 고교교육 정상화를 돕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전문대 학생 선발 과정에서도 역시 대학과 학과에 잘 적응할 인재를 선발하고 고교교육 정상화에도 이바지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대도 교과 성적 대신 학생의 학업계획서, 전공 연계 자격, 기타 특기·경력을 평가하는 서류 위주 전형이 전년도보다 2.9% 증가하는 등 변화의 노력이 있다. 또 일부 전문대는 협약형 특성화고 지정·육성을 위한 교육활동 협력 협약을 바탕으로 특성화고와 후진학 트랙 공동개발, 산학연계 교육과정 교재개발 자문과 지원, 학교 밖 공동교육과정 등 교육시설 상호 활용과 같이 고교-대학 연계 활동으로 우수 학생 유치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 졸업(예정)자 중심으로 단순 명료하게 학생 선발을 고민할 수 있는 일반대와 달리 전문대의 입장은 조금 더 복잡하다. 16만 명 이상의 전체 전문대 입학 정원 대비 특성화고의 1년 졸업자는 6만 700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중 취업자 27.1%를 제외한 순수 진학자는 47.7%로 3만 2000여 명에 불과하다. 입학 정원 충족을 위해서는 특성화고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고 졸업(예정)자가 더 많이 입학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 부족이 심각해 성인 학습자와 외국인까지 적극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할 만큼 전문대의 학생 선발은 쉽지 않다.

일반대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전문대는 취업과 대도시에 있는 접근 편의성이 강점이다. 각 전문대의 사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더 늦기 전에 경쟁력 있는 전문대와 학과부터 특색있는 전형 방법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

먼저 우리 학과에 입학해 잘 적응하고 취업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학생의 특징이 무엇인지 조사·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학생 선발에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 학업 성적 외에 어떤 점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가졌었고 그 근거를 활용한 선발이 공정성 등 다른 법률적 문제가 없다면 서류와 면접 평가에 적극 반영해 학생을 검증·확인할 때 활용해야 한다. 성적순으로 뽑는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더 큰 변화와 도전이 불가능하고 폭넓은 우수 학생 유치가 불가능하다.

특성화고와 일반고 졸업(예정)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며, 일반대처럼 고교교육 정상화와 대학의 학과에 잘 적응할 타당도 높은 학생을 뽑을 긍정적 방법을 이제 전문대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전문대 각 모집 단위에 맞는 적절한 교과목 이수와 세부 과정을 학생부 기록으로 잘 살펴보는 것이 되면 좋겠다. 고교교육에 충실히 잘 참여한 학생을 전문대 상황에 맞춰 어찌 선발할지 더 구체적인 고민은 다음 편에서 정리해 보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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