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걸 대구광역시교육청 대입지원관(법학박사)
전문대 학생 선발에 관한 구체적 고민을 학생부 중심의 서류 평가와 면접 평가로 나눠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학생부 중심으로 서류 평가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고민해 봤다. 학생 선발을 위한 대학의 학생부 평가 방향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게 교과목 이수 현황과 학생부 석차 등급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일반대의 학생부 교과 전형처럼 학생의 전체 이수 교과목 또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한국사의 주요 이수 교과목 석차 등급을 교과목별 이수 학점에 비례해 반영한다. 학교에서 이뤄진 학업 활동 과정과 그 평가 결과를 대입에 직접 반영하므로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 전국의 모든 고교를 공정하고 차별 없이 선발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다만 중상위권 이상의 대학에 적합한 선발 방식이고 중하위권 대학은 희망하는 조건에 맞는 학생 선발에 한계가 있다. 결국 기대보다 낮은 입결 성적에 따른 대학의 부담이 발생한다.
둘째는 학생에 유리한 학생부 성적 반영 방법을 대학이 제시해 지원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중하위권 일반대의 학생부 교과 전형과 일부 전문대의 학생부 중심 선발 방법이 그렇다. 전체 학년 이수 교과목 중 성적이 더 좋은 일부 학기의 성적만 반영하거나, 전체 이수 교과목 중 성적이 유리한 일부 교과목만 반영해 지원자의 성적이 상승하는 효과가 가능한 방법이다. 그 결과 지원율이 높아질 수 있고 입시결과 성적도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전략적으로 일부 상위권 대학의 학교장 추천 전형이나 의예과, 약학과를 선발하는 일부 대학도 우수 학생을 효과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교과 성적의 반영 방법을 조정·축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 교과목 대신 일부 교과목의 성적만 반영하는 것은 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곤란한 한계로 인한 차선책으로 일부의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소극적인 방법이다. 더 적극적으로 전문대가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고교 교육 정상화에도 이바지하며 현재 위기를 급하게 막는 임시 조치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전형 방법은 없을까?
아직 완벽하지는 못해도 그에 대한 답변 방향으로 전문대 학생 선발에도 일반대의 학생부 종합 방식 평가를 도입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아울러 학생부 중심으로 서류를 평가할 때 전문대 모집 단위별 적정 권장 이수 교과목을 미리 제시하고, 그 조건에 맞춰 지원자의 구체적 이수 현황을 평가하는 것이 중심이 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이를 통해 일반대처럼 학업 난도가 있는 교과목을 무리해가면서 많이 들어야만 하는 과잉 경쟁을 유발하는 대신, 학생 수준에 맞는 적절한 교과목을 고교 때 충실히 이수하더라도 대입에 절대 불리하지 않도록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된다면 고교 교육의 정상화와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정착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어려운 과목을 들어야만 학생부 종합전형에 유리할 것 같아 무리해서 듣고 수능 시험 준비를 위해 수능 응시 과목 중심으로 학교에서 공부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는 현실적 한계 극복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 결과 학생이 공부하고 싶은 관심 과목을 자신의 수준에 맞춰 적절히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적절한 수준에 맞는 교과목을 고교 때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 일반대에 바로 진학하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대에서 먼저 열심히 공부하고 필요할 경우 일반대에 편입의 방법으로 추가 진학을 해도 긍정적일 것 같다.
어쨌든 고교 학생의 과목 선택에 있어 대입의 유불리 문제를 뛰어넘어 자신의 학업 수준과 흥미, 적성을 고려한 과목 선택권 보장이 실질적으로 이뤄진다면 고교생들의 행복과 전문대 입시의 새로운 활로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한다.
실용적이면서도 학생의 진로 관련 관심과 흥미, 적성을 불러오는 유익한 과목이 전문대와 고교의 교육 연계로 더 많이 개설됐으면 한다.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고 그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대입 반영으로 해당 과목 운영 활성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보다 많은 고교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제대로 발견해 국가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길 희망한다.
<한국대학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