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총협, ‘학교급별 사립학교 교육비 현황 분석’ 발표
16년째 동결된 대학교 등록금…실질 등록금 33% 감소
사립대학 등록금, 사립 유치원‧초‧중‧고등학교보다 낮아

2023학년도 개강을 앞두고 각 대학의 등록금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서울 시내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가 학부 등록금을 동결을 결정해 사립대 특히 지방대의 등록금 인상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장영우(출처/대학세평)]
2009년 이후 동결된 국내 4년제 사립대학교 등록금 수준이 '반려동물 유치원'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장영우(출처/대학세평)]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국내 4년제 사립대학교 등록금 수준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사립학교 교육비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유치원’보다도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연간 평균 등록금을 월 단위로 환산했을 때 4년제 사립대는 61만 1000원이었으나 반려동물 유치원은 월 60~90만 원 수준으로 사립대 등록금보다 높았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 이하 ‘사총협’)는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학교급별 사립학교 교육비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립대학의 등록금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비교군으로 2023년 사립 초등학교, 사립특성화중학교, 사립고등학교, 초중고 사교육비, 유아 영어 학원비 등 학교급별 교육비를 제시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 132.8% 인상됐으며, 공무원 급여 인상률은 2009년 이후 2024년까지 16년간 144.1% 인상됐다. 그러나 사립대학은 2009년 등록금 동결 정책에 의해 16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실질 대학 등록금은 오히려 33% 감소한 수준이다.

사총협이 학교급별 사립학교 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2023년 기준 4년제 사립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732만 6000원으로 월 단위로 환산했을 때 61만 1000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학교별로는 연간 176만 원에서부터 1041만 원으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자료=사총협)
(자료=사총협)

각 학교급별 학생 1인당 월간 교육비가 가장 높은 곳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으로 174만 4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사립대학 등록금과 비교했을 때 2.9배 높은 금액이다. 그 다음으로 높은 학교급은 국제중학교로 월평균 교육비는 106만 7000원(1.8배)이었다. 이어 사립고등학교가 77만 6000원(1.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중 고등학교의 경우 국제고등학교의 학생 1인당 월간 교육비는 237만 2000원으로 사립대학 등록금의 3.9배 수준이었으며, 특목고등학교는 84만 8000원(1.4배), 자율고등학교 75만 4000원(1.2배) 등으로 모두 사립대학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통계청의 학교급별 사교육비 자료와 비교해보면, 2023년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46만 2000원(0.8배), 중학교 59만 6000원(1.0배), 고등학교 74만 원(1.2배)으로 월평균 교육비와 사교육비를 더했을 때 이미 초중등 사립학교에서는 사립대학 등록금 이상이 지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학 진학을 위한 재수학원 종합반도 월 325만 5000원(5.3배), 기숙학원은 472만 5000원(7.8배)으로 약 8개월간 4년제 대학의 연간 교육비의 6배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 등록금의 수준은 소위 반려동물 유치원이라 불리는 ‘반려동물 양육 위탁업체’보다도 낮았다. 서울 시내의 반려동물 유치원 월 이용금액은 60~90만 원 선으로 이 또한 사립대학 등록금과 견줬을 때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이미 초중등 사립학교에서는 사립대학 등록금 이상의 교육비와 사교육비가 지출되고 있으며, 이는 교육비 수준에 따라 차별화되고 다양한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사총협 측은 각종 학원의 학원비는 학원이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초중등 사립학교의 교육비는 학교의 장이 정하도록 하고 있어 학교급별 교육비가 시장 논리에 의해 자율적으로 책정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사립대학도 다양한 교육 목적과 대학의 특성에 따라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해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등교육법 제1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정 상한선까지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해 양질의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교육 수준을 제고해 사립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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