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시 모집 인원 작년 대비 30%↑…정시 이월 영향으로 선발 인원 더 늘 수도
공개된 백분위 성적 비교 시 주의해야…‘사탐런’으로 인한 과탐 응시 비율 하락 원인
인하대, 조선대, 충남대 등 정시 선발 군 배치 변경 대학 확인 후 전략적 지원 필요

2024학년도 수능 응시 현장.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2024학년도 수능 응시 현장.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2025학년도 의대 정시 전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집 인원의 증가’지만 이외에도 대학별 여러 변화가 존재한다. 일부 대학은 선발 군을 바꾸고 지역인재전형을 신설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변경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올해 의대 정시 모집의 주요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 의대 정시 선발인원 331명 늘어 작년 대비 30% 증가…지역인재 확대, ‘사탐런’ 등 ‘변수’ = 2025학년도 의대 정시 모집 인원은 일반전형 기준으로 작년에 비해 331명 늘어난다. 숫자로 보면 증가 폭이 작아 보이지만, 비율로 보면 작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또한 수시에서 모집 정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한 경우 해당 인원은 정시로 이월되기 때문에 실제 정시 선발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에는 의예과 기준으로 약 40명이 정시로 이월됐으나 올해는 수시 지역인재전형의 증가로 이월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모집 인원이 증가하더라도 입시 결과가 크게 하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쟁력 높은 N수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돼 합격선 예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 모의지원 등을 확인하고 올해 지원자들의 지원 경향을 파악해 정시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는 것 역시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다. 202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증가하는 331명은 일반전형 192명, 지역인재전형 139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정시 지역인재전형의 선발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수시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지역인재전형의 이월 인원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강원대, 경북대, 계명대는 올해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신설했다. 경북대와 계명대가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지역인재 선발 인원이 작년 17명에서 올해 50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입시 결과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대학이 발표하는 입시 결과는 주로 수능 백분위 성적(국어, 수학, 탐구의 평균)으로 공개된다. 그러나 올해 정시 지원에 있어 백분위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올해 수능 경향성 중 하나는 이른바 ‘사탐런’이라고 불리는 자연계열 학생들의 사회탐구 응시다. 이로 인해 과학탐구 응시 비율이 하락하고 응시자가 줄어들면 같은 백분위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위치하게 된다. 예컨대 1만 명 중에서 백분위 96을 기록한 학생이 400등이라면 5000명 기준의 백분위 96의 학생은 200등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분위 성적이 다소 낮아 보이더라도 본인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대학별 군 배치 변경에 따른 지원 패턴 변화 살펴야 = 모집 인원 증가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정시 선발 군 배치다. 성균관대와 아주대는 올해 정시에서 각각 50명(일반전형 기준)을 선발하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지원 패턴이 변화할 수 있다.

작년 성균관대에 지원했던 수험생들이 동시에 많이 지원한 대학은 ‘나’군의 경희대와 ‘다’군의 인하대였다. ‘나’군에서는 서울대 의예과도 선발하지만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비교적 모집 인원이 많은 가톨릭대나 연세대에 동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성균관대 의대의 모집 인원이 늘어나면서 다수의 수험생이 ‘나’군의 서울대와 동시 지원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충원 인원이 과거에 비해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경희대와 동시에 지원하는 학생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경우 경희대의 충원 인원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모집 인원 변화에 따른 지원 패턴 변화 등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인하대 의대가 ‘다’군에서 ‘가’군으로 선발 군을 변경하고 조선대와 충남대는 ‘가’군에서 ‘나’군으로 선발 군을 바꾼다. 특히 인하대의 군 배치 변경은 입시 결과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작년 인하대 의대의 충원율은 무려 1700%로 매우 높았지만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이와 같은 충원율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하대의 군 배치 변화는 ‘다’군에 남아 있는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군에서 인하대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순천향대 의대의 충원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할 수 있다.

수능 지정 과목 폐지 대학 늘어…“대학별 전형 변화 확인해 전략적으로 정시 지원해야” = 이번 정시의 또 다른 변화는 수능 지정 과목을 폐지한 대학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확률과 통계나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이를 허용하는 대학들이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수학이나 과탐에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확통이나 사탐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합격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대학별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대는 기존에 P/F로만 적용하던 면접을 실제 성적에 반영해 수능 성적 95%와 면접 5%로 학생들을 선발하게 된다. 또한 단국대(천안),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변화도 있기 때문에 각 대학별 달라진 선발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정시는 매우 작은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각 대학별 전형 변화를 꼼꼼히 확인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성균관대나 인하대처럼 군 배치가 변경되거나 모집 인원이 늘어난 대학들은 충원율과 지원 패턴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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